국민의당, 자강론 고집 꺾고 통합으로 뜻 모았지만

    정당/국회 / 이영란 기자 / 2017-05-24 11:4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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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교동계 “민주당”-안철수계 “바른정당”... 기싸움 여전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그동안 ‘자강론’을 고집해 오던 국민의당이 대선 패배 이후 외연확장을 위한 다른 정당과의 통합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으나 통합대상을 놓고 계파 간 견해차로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국민의당은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과의 통합을 주장하는 동교동 세력과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주장하는 안철수 측 세력이 팽팽하게 맞선 양상이다.

    일단 동교동계 인사로 분류되는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는 24일 한 방송에 출연, "바른정당과의 통합은 절대 불가능하고 더불어민주당과는 현재로서 통합 방향으로는 가지 않는다"면서 바른정당과는 “절대불가”라고 못을 박은 반면 민주당과는 “현재로선”이라는 전제를 달아 향후 통합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

    김동철 원내대표도 바른정당과의 통합론에 대해 "국민 선택을 어긋나게 하기 때문에 예외적인 상황에서만 추진이 가능하다"며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반면 문병호 전 최고위원은 성명을 내고 “반문연대가 아닌 제 3의 길, 새로운 정치를 지향하는 관점에서 바른정당과 연합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주장하며 이견을 보였다.

    앞서 비상대책위원장 후보로 유력시 되던 주승용 전 원내대표도 지난 12일 "양당제의 폐해를 극복하는 그런 정당이 되기 위해서는 바른정당하고 합당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8월 통합 전대’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자 동교동계 원로 그룹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

    실제 권노갑 고문과 정대철 고문, 이훈평·김옥두·신중식·박양수 전 의원 등 동교동계 인사 18명은 지난 19일 서울 모처에서 만나 "비대위 체제에서 당을 추스른 뒤 민주당 합당 문제를 논의하자", "정대철 고문을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하지 않으면 당을 떠나자"는 강성 발언을 쏟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정 고문도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권노갑 상임고문 등 동교동계가 최근 '정대철을 비대위원장 시키지 않으면 탈당도 할 수 있다'는 뜻을 모은 건 사실"이라고 이를 인정했다.

    이에 주승용 전 원내대표는 "대선 패배 후 흐트러진 당을 수습해 혁신을 이루고자 하는 마음도 있었으나, 제가 맡았을 때 당의 분열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백의종군하기로 했다"면서 "결정을 번복하지 않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사실상 비대위원장 선임권을 가진 김동철 원내대표는 그동안 주 전 원내대표를 염두에 두고 당내 정지작업을 벌여왔지만, 동교동계 원로들이 정대철 상임고문을 비대위원장 카드를 들고 나오자 주 전 원내대표가 물러선 것이다.

    동교동계 원로들이 민주당과의 통합을 염두에 두고 있는 정황이 알려지면서 '정대철 카드'에 대한 경계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통합논의는 당분간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전망이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인위적인 합당, 통합을 해서는 안 된다"며 "국민이 만들어주신 5당 체제를 일부러 깨트려선 안 된다. 그걸 깨뜨리는 것은 국민의 의사에 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박주선 국회부의장이 새로운 비대위원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번 비대위원장은 8월 전대까지 당을 관리하는 ‘관리형 비대위원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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