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조작 관련 검찰 수사, 국민의당 지도부 강력 반발

    정당/국회 / 이영란 기자 / 2017-07-10 11:45:38
    • 카카오톡 보내기
    국민-민주, “秋, 가이드라인 제시” “음모론, 볼썽 사나워”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문준용 특혜 의혹 제보 조작 사건'에 대한 검찰수사가 국민의당 지도부로 향하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당과 더불어민주당이 더 격한 설전을 주고받는 등 갈등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0일 이준서 전 최고위원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와 관련해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수사 가이드라인을 내린 그 지침에 따라 검찰 수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박 위원장은 "당 진상조사단의 (자체)조사 결과와 검찰이 인정한 (이유미 단독범행) 사실 관계는 모두 똑같다. 그럼에도 더 검증을 안 했다는 이유로 미필적 고의를 적용해서 (이준서 전 최고위원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어 "여당 대표가 '미필적 고의를 적용해서 수사를 해야 된다', '이유미 씨 혼자 범행이 아니다'고 주장해서 검찰로서는 틀림없이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이준서씨가 폭로 전 이유미씨의 조작을 알았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검찰이 증거를 제시해야 되는데 이준서씨 집을 압수수색하고 4번이나 불러 수사를 했어도 증거를 제시 못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그는 또 지난 5월 8일 이유미씨 이 전 최고위원에 보낸 메시지와 관련, "5월 5일 최초로 기자회견 하고, 5월 7일 다시 기자회견을 했던 것을 가지고 미필적 고의를 적용한 것이라 구속영장 범죄 사실과는 직접적 관계가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박 위원장은 추 대표와 이낙연 총리, 임종석 비서실장 등이 참석한 지난 7일 고위 당정청 회의에 대해 "관계기관 대책회의 아니냐"며 강한 의구심을 드러냈다.

    또 박 위원장은 추 대표의 연일 계속되는 강성발언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박 위원장은 "민생과 추경을 얘기하고 협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국민의당을 구석으로 몰아붙이는 추 대표의 발언은 갈수록 강성화되고 있다"며 "협치는 깨지더라도 이렇게 해서 국민의당을 소위 '박살을 내라'는 그런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추 대표의 '머리자르기' 발언을 겨냥, "국민의당이 조직적으로 관여된 범죄이고, 국민의당은 범죄조직이라는 수사 가이드라인을 내리고 있는 것"이라며 "민주당은 국민의당이 협조해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불능 정당인데 뭘 믿고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문병호 전 최고위원 역시 이날 YTN라디오<신율의 출발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이준서 전 최고위원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와 관련, “‘미필적 고의’가 (영장청구) 이유인데, 국민의당에게 정치적 타격을 주기 위한 것"이라며 "검찰이 권력의 주구라는 것을 명확하게 보여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추 대표의 발언이) 일종의 수사 가이드라인이 돼서 검찰이 정치적으로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것”이라며 “검찰이 신뢰를 잃었기 때문에 (제보 조작 사건은) 특검 수사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진우 민주당 대변인은 "이 사건은 증거조작보다 검증부실과 관련 미필적고의가 더 큰 범죄라고 한 추대표의 지적은 상식을 가진 국민이라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는 대목"이라며 "검찰이 이 전 최고위원의 미필적고의를 수사한 뒤 영장청구를 하자, 이제는 음모론을 펼치는데 공당의 대표가 취하는 모습치고는 너무 볼썽사납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박주선 위원장은 마치 추대표가 검찰을 조종하고 있다는 식으로 근거 없이 공격한 것에 대해 머리 숙여 사과하라"고 역공을 가했다.

    그러나 민주당 당내 일각에서도 국민의당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추미애 대표의 자제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설훈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추 대표가 국민 여론 의식하고 그렇게 강하게 얘기한 것 같은데 저라면 그렇게 안했을 것"이라며 "당 지도부가 너무 국민의당을 몰아치는 것이 현명한지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다만 설 의원은 국민의당에게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설의원은 "국민의당 처지를 우리가 이해는 하지만 국민 절대 다수가 (증거 조작 사건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며 "국민들은 이 상황에서 국민의당은 절대 입 닫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추 대표가 말하자마자 그런 상황이 됐기 때문에, 오비이락이라고 표현하는 게 맞을 것 같다"며 " 국민의당 측이 좀 진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국민의당은 대선 이후 서울 여의도 당사 외벽에 설치했던 '국정은 협치, 국민은 혁신' 내용의 현수막을 전날 철거했다.

    이와 관련 이언주 원내수석부대표는 공개적으로 "정부·여당과의 협치는 끝났다"고 강경한 의지를 드러냈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