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영 임명, 과학계 반발 지속

    정치 / 이영란 기자 / 2017-08-11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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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종희 “미쳤다...참여정부 당시 인물들 교훈 못 얻어”
    신명호 “사상누각...과학계 퇴행시키는 잘못된 임명”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과거 '황우석 스캔들' 개입 이력으로 자질 논란이 일고 있는 박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본부장 임명에 대한 과학계 반발이 10일에도 계속 이어지는 양상이다.

    박 본부장의 임명을 "미쳤다"라고까지 하면서 반발하고 있는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이날 C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노무현 정부 당시 청와대 인물들이 전혀 교훈을 얻지 못한 것 같다"고 직격했다.

    우 교수는 과학기술본부장직의 중요성을 들어 '박기영' 인선의 문제점을 강조했다.

    그는 "(과학기술본부장은) 노무현 정부 때 있었다가 폐지됐다 새 정부 출범하면서 부활한 자리"라며 "범부처의 연구개발을 모두 총괄하는 자리로 연간 22조 정도의 연구개발 예산을 심의하고 조정하고 또 연구개발의 예비타당성 조사까지 다 가지고 있는 과학의 총 지도자 위치"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모든 과학기술 정책을 총괄한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우 교수는 "(박기영 본부장이) “2005년 청와대 정보과학기술보좌관 시절에 박 교수가 황 교수팀에 265억원의 지원 계획을 받게 한 장본인"이라며 "연구 윤리를 위반한 과학자를 정치권에 연결하고 그것을 조율한 주요한 인물"이라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청와대가 박기영 씨와 같은 분을 바탕으로 과학 기술을 혁신한다는 건 완전히 사상누각"이라며 "단순하게 평가 위주의 과학 연구라든지, 그런 지원이 어떤 결과를 빚었는지는 황우석 사태가 아주 생생하게 증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교수가 앞으로 추진할 일에 대해 과학계의 지지와 협력은 아마 지극히 제한될 것"이라며 "정권이 그대로 밀어붙인다면 많은 젊은 과학자들이 정치권에 눈도장만 찍으면 그야말로 20조 이상의 예산 가지고 한 나라의 과학의 방향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입장이 되는 거라 생각할 것이다. 이건 과학계를 퇴행 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우 교수는 지난 촛불정국 당시 전혀 아는 사이가 아닌 박 본부장이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왔던 사실을 언급하면서 "본인은(박 본부장) 순수한 마음으로 황우석 사태 때 관여했다는 말을 뜬금없이 했다"며 "지금 이 상황을 보니까 향후 이런 부분을 염두에 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신명호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 정책위원장도 “박기영 본부장은 국가 과학기술 정책을 집행하는 부처의 수장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반발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소속인 신 위원장은 이날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성덕입니다’에 출연, “박기영 교수 같은 경우는 황금박쥐라고 불리는 4인방 중의 하나이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황우석 사태의)실질적인 설계자라고 볼 수도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이런 사람을 앉히게 되면 사람들이 ‘잘못을 해도 권력 근처에만 있으면 되는구나’ 생각할 것”이라며 “제2, 제3의 박기영 같은 사람들이 과학기술계에 등장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박 본부장이 황우석 사태의 책임론을 부인하는 것에 대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고 있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박기영이라는 이름은 과학기술인들에게는 오히려 악몽에 가깝다”고 맹비난했다.

    특히 신 위원장은 “잘못된 사람을 앉혔고 과학기술자들 전체에게 잘못된 시그널을 보내고 있는 것”이라며 “지금 연구를 열심히 하는 사람들보다는 정치권에 붙어서 잘못을 저질러도 권력 근처에 있으면 문제가 없다는 신호를 과학기술인 전체에 보내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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