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이영란 기자] 최근 청문회 정국에서 '캐스팅보트'를 쥐고 존재감을 과시했던 국민의당이 안철수 대표와 호남 중진 의원들 간 갈등으로 내홍 조짐을 보이고 있다.

24일 당 관계자 등에 따르면, 지난 8·27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에서 안 대표와 대립각을 세웠던 정동영 의원은 안 대표의 제2창당위원회 인재영입위원장직 제안을 거절했다.

또한 안 대표가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선택한 호남 중진들이 모두 고사하면서 결국 수도권 초선으로 최근 2심 재판에서 의원직 상실형을 받은 최명길 의원이 최고위원에 임명됐다는 흉흉한 소문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안 대표와 호남 중진들은 앞서 김명수 대법원장 임명동의안 처리 과정에서도 의견 충돌을 빚은 바 있다.

당시 박지원 전 대표를 비롯해 정동영, 청정배 의원 등이 권고적 당론이라도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안 대표는 ‘자유투표’를 강행했다. 특히 안 대표가 '사법부 독립'을 찬반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공개 발언을 한 것을 두고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 시도를 암시한 것 아니냐는 반발이 나오기도 했다.

문제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바른정당과의 선거 연대 여부와 안보정책 등을 놓고 양측이 충돌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는 점이다.

당 관계자는 “당내 화합을 바탕으로 내년 지방선거를 치러야 하는 데 안 대표와 호남 중진 의원들의 갈등은 악재가 될 것”이라며 “안 대표의 리더십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