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홍준표 사당화’ 논란...당내 분란 커지나

    정당/국회 / 이영란 기자 / 2017-12-18 16: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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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당파 배려-친박 제거...김무성은 되레 위기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62개 지역 당협위원장을 교체한 자유한국당 당무감사 결과로 인한 후유증이 홍준표의 사당화 논란으로 이어지는 양상이어서 주목된다. 특히 당무감사 결과, 김무성 의원 등 일부 바른정당 복당파 의원들의 지역구가 빠져있는 배경을 두고도 각종 해석이 난무한 상황이다.

    실제 교체 대상이 된 당협위원장 반발이 예상되던 18일 아침, 한국당은 당초 예정된 최고위원회의 대신 원내대책회의를 개최했다.

    이에 대해 당 관계자는 홍 대표를 겨냥, "툭하면 당 대표 개인 판단에 따라 당무 일정을 일관성 없이 운영하고 있다"며 "원내대표 경선 과정에서도 홍 대표는 당무감사 결과 발표를 '입맛'에 맞추려고 최고위원회의 일정을 멋대로 주물렀다"고 지적하면서 사당화 논란에 불을 지폈다.

    그러나 이번 당무감사 과정에서 실무를 담당했다는 한 당직자는 "이번 당무감사 결과는 상당히 객관적 평가를 거친 것"이라며 " 홍 대표 사당화 논란을 일축했다.

    특히 이 당직자는 "교체대상 당협에서 빠졌다고 안심할 일은 아니다"라며 "상대적으로 덜 하다는 차이 일뿐 대부분의 당협 관리상태가 매우 불량한 상태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탈락된 당협 위원장 중 누구도 자신의 당무 감사 결과를 확인하러 온 사람이 없다"며 "이는 본인이 생각해도 문제제기 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한 상황인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김무성 의원 등 일부 복당파 의원들의 지역구 당협이 물갈이 명단에서 배제돼 있어 분분한 해석을 낳고 있다.

    실제 전날 한국당이 발표한 내용에서 김무성 의원을 비롯 김학용, 김용태 의원 등의 지역구 당협은 물갈이 명단에서 빠져 있었다.

    이에 대해 당 관계자는 "이번 당무감사를 객관적으로 평가했다는 반증 아니겠느냐"며 "복당 과정에서 홍대표와 김무성 의원 사이에 당협 등에 대해 배려하지 않기로 한 사전 합의과정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 관계자는 이성권 당무위원이 최근 김무성 의원을 향해 경고성 발언을 날린 배경과도 무관하지 않다"며 "김학용. 김용태 의원 등에 대한 당 차원의 별도 배려 등에 대해 들은 바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치권 일각에선 홍 대표가 복당파 의원들의 입지를 강화시켜주면서 김무성 의원은 견제하는 양공작전을 펴고 있는 것아니는 전망이다.

    특히 홍준표 대표가 친박 좌장 서청원 의원과 함께 복당파 좌장 김무성 의원에게도 타격을 가하는 것으로 당 장락력을 높이고 ‘한국당은 홍준표 당’이라는 것을 보여주려 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김무성 의원이 탈당했던 부산 중·영도구 당협에서 활동해왔던 안성민 위원장은 “이번 당무감사에서 성적이 좋았다. 결과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지방선거는 당협위원장 체제로 치러질 것”이라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홍 대표는 다른 복당파들에 대해서는 최대한 끌어안는 모습을 보였다는 관측이다.

    현재 22명의 복당파 지역구 중 당무감사 결과 절반인 11곳의 지역구를 공석으로 남겨 이들을 배려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김성태 의원이 맡았던 서울 강서을, 강길부 의원이 맡았던 울산 울주군, 이진복 의원의 부산 동래군, 정양석 의원의 서울 강북갑, 김영우 의원의 경기 포천가평, 여상규 의원의 경남 사천남해하동, 홍철호 의원의 경기 김포 등 7곳이 교체 대상에 올랐다.

    또 현재 사무총장을 맡고있는 홍문표 의원의 충남 홍성예산, 장제원 의원의 부산 사상갑, 이은재 의원의 서울 강남병, 주호영 의원의 대구 수성을도 공석으로 남아있는 상태다.

    새 당협위원장을 선출할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가 가동되면 이들이 다시 당협위원장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이 밖에도 바른정당에 남은 의원들에게도 '샛문(옆문)'을 열어놓았다.

    이번 당무감사에서 이혜훈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서초갑, 유의동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평택을, 이학재 의원의 지역구인 인천서구갑 당협을 교체대상으로 남겨놓으면서 이들 중 이학재 의원의 선도 탈당이 현실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아직까지는 움직임이 크지 않지만 당협 교체 당사자들의 반발이 당내 분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지적이다.

    당협교체 대상에 이름을 올린 류여해 최고위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친박 몰아내고 친홍이 들어서다. 무대와 연극은 계속되고 배우는 계속 바뀐다. 또 바뀔 것이다. 그게 정치다. 계파싸움 계파청산이 진정 국민이 바라는 정치”라고 밝혔다.

    류 최고위원은 전날 오후에도 기자회견을 열고 “홍준표 대표가 자신의 대선 당선을 위해 노력한 신임 당협위원장들을 쉽게 내치는 것은 토사구팽이자 후안무치이며 배은망덕”이라고 주장했다.

    서청원 의원은 “고얀 짓”이라며 분노했고, 유기준 의원은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확인부터 해야겠다”며 말을 아꼈지만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 같은 당내 반발을 의식해 결국 한국당은 이날 매주 월·금요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리는 최고위원회의 대신 국회 본청 원내대표실에서 김성태 원내대표가 주재하는 원내대책회의 개최로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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