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정권 고위관계자 연루되면 재판-수사 미적미적

    정당/국회 / 여영준 기자 / 2021-04-04 10:5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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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청와대 선거개입 사건은 1년 4개월 만에 첫 재판
    이용구 택시기사 폭행 사건 수사도 이유 없이 차일피일

    [시민일보 = 여영준 기자] 현 정부 고위관계자들에 대한 수사와 재판이 특별한 이유 없이 지연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은 기소된 지 1년 5개월 만에야 정식 재판이 시작되고, 지난해 11월 벌어진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 사건 수사는 아직도 마무리되지 않았다.


    법원과 수사기관이 여론이 잠잠해질 때까지 편의를 봐주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는 이유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의 정식 재판은 오는 5월10일 처음 열린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 권상대)는 지난해 1월 송철호 울산시장과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등 13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재판에 넘긴 지 무려 1년 4개월 만에 첫 재판이 열리는 것이다.


    해당 재판은 피고인들이 수사기록을 제대로 열람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로 한없이 지연됐다. 지난달 31일 열린 6차 공판준비기일 역시 지난해 10월 말 열린 5차 준비기일 이후 5개월만에 재개된 것이다.


    특히 이 재판은 김미리 부장판사가 주심으로 있다. 김 부장판사는 지난 2월 법원 정기 인사에서 ‘서울중앙지법 최장 3년 근무’ 관행을 깨고 4년째 유임된 인사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동생의 채용 비리 사건, 유재수 전 부산시 부시장 비위 감찰 무마 사건,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의 선거법 위반 사건 등 현 정부 관련 사건들을 처리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법조계에서는 재판이 1년씩 공전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이 정도로 중요한 재판을 재판장이 1년 넘게 가지고만 있는 경우는 없다"며 "1년 4개월이면 재판장이 바뀔 수도 있는 기간"이라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더구나 이 사건과 관련해서는 1년 3개월째 나머지 공범에 대한 추가기소도 지연되고 있다.


    수사팀이 이미 지난해 8월 '이진석 청와대 사회정책비서관의 선거개입 혐의가 상당부분 인정된다'는 내용의 수사보고서도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상황인데도, 마무리가 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지난달 31일 재판에서 “수사는 사실상 마무리 단계”라고 밝혔다.


    이용구 법무부 차관에 대한 수사도 이유 없이 늘어지고 있다는 비판이다.


    이 차관은 지난해 1월 택시기사를 폭행했는데, 경찰은 이때 형법상 폭행 혐의를 적용해 내사종결했다. 그러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운전 중 폭행 혐의가 적용되지 않았다는 논란이 불거졌고 검찰은 재수사에 들어갔다. 경찰 역시 진상조사단을 꾸려 내사종결 과정을 재조사하고 있다.


    경찰과 검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CCTV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차관이 운전 중 폭행 여부만 명확히 하면 사건은 쉽게 끝날 수 있다는 것이 법조계 중론이다. 그러나 사건이 불거진지 5개월동안 이 차관 등에 대한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경찰 역시 해당 사건에 대한 명확한 결론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이 차관 사건은 운전 중 폭행이 있었는지, 경찰이 이를 알고도 사건을 덮었는지 두가지만 확인하면 나머지는 쉽다"며 "CCTV까지 가지고 있다고 알고 있는데 이렇게 오래 걸리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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