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민일보 = 여영준 기자]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반대하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겨냥 14일 “재정 독재를 하자는 건가”라고 비판하는 등 민주당 내부에서 홍 부총리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는 양상이다.
당내 일각에선 홍 부총리가 끝까지 전국민 지급을 반대할 경우를 가정해 해임건의를 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재난지원금의 지급 방식이나 대상에 대해서는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으로서 견해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재정 운용이 정치적 결정을 따라갈 수 없다고 한 데 대해서는 그냥 지나치기 어렵다”며 “예산안을 심의해 확정하는 것은 입법부인 국회의 고유권한이다. 재정당국자가 이를 부정한다면 남는 것은 재정 독재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코로나 팬데믹으로 고통받고 있는 모든 국민을 위할 것인지 아니면 일부 국민만을 위할 것인지, 부총리 개인의 견해나 소신은 그 자체로 존중하지만 최종 결정은 어디까지나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 몫이다. 그 책임도 마땅히 국회가 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 의원은 “경제부총리의 용감한(?) 발언은 재정 민주화의 필요성을 역설적으로 드러내는 중대한 사태라고 생각한다”며 “재정에 관한 권한을 모두 틀어쥐고 휘둘러 온 기획재정부가 마침내 정치를 거부하고 국민 위에 군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냉철하게 따져 봐야 할 때”라고 했다.
그는 “최우선적으로 기획재정부에 과도하게 집중되어 있는 권력을 다시 분산시키고 민주적으로 통제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김대중 대통령은 역사적인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룩한 직후 재정권력의 분산과 민주적 통제를 위해 재정경제원을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로 나눴고, 노무현 대통령 역시 이 체제를 그대로 승계했다. 지금이야말로 당시의 역사적 경험을 되짚어 보아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홍 부총리는 전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전국민 재난지원금 반대의사를 밝혔다.
이에 우원식 의원이 “길은 정치가 내고 정부는 낸 길을 따라가는 것”이라고 하자 홍 부총리는 “재정 운용은 정치적으로 결정되면 따라가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맞섰다.
그러면서 재난지원금과 소상공인 지원금 지급 방식 및 규모를 2차 추경안 대로 고수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러자 민주당은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관철시키기 위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향한 압박을 이어갔다. 끝까지 이를 거부할 경우를 가정해 '해임 건의안' 카드까지 꺼내 들며 강수를 두는 모습이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4차 코로나19 대유행이 가져올 여파와 희생을 감안해 재난지원금을 포함한 2차 추경안 당론을 정했다"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도 더 두텁고 넓은 지원을 해나가는 것은 물론 K-방역 주체인 국민 모든 가구에 힘과 위로가 되는 추경이 되도록 오늘부터 예산결산특위원회 종합질의에서 빈틈없이 임하겠다"고 밝혔다.
강병원 최고위원은 "국민통합과 내수진작, 경제 활성화와 직결되는 재난지원금을 전국민에게 지급하자. 1인당 금액을 조금 줄이면 충분히 가능하다"며 "전국민 지급은 재정과 정치적 결정이 아닌, 사회통합과 경제 활성화를 이룰 국민을 위한 선택이다. 2차 추경에 피해지원, 국민통합, 경제활성화를 제대로 담아 코로나 극복을 위한 훌륭한 치료제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일각에선 홍 부총리 해임 건의안을 거론하기도 했다.
김용민 최고위원은 이날 tbs 라디오 인터뷰에 출연 "아직 조심스러운데 민주당 입장에서는 관련 데이터나 여러가지 것들을 가지고 설득 작업을 해야 된다"며 "한편으로는 당내에서 해임 건의를 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최고위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재난지원금은 정부 측과 잘 협의하겠다"면서 "정부의 입장도 존중하지만, 우리 국민을 위로하고 경제를 살리기 위한 노력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난지원금 지급 논란이 철학적, 이론적 논쟁으로 가는 것이 옳지 않다. 우리당은 민생을 챙기는 실사구시적인 접근을 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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