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고발사주 의혹 등으로 집중포화…洪 반사이익
[시민일보 = 여영준 기자]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공공연하게 '홍나땡(홍준표가 나오면 땡큐)'이라는 말이 나돌았으나 지금은 '무야홍(무조건 야권 대선후보는 홍준표)'의 무서운 기세에 당황하는 모습이 감지된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홍 의원의 지지율 상승세는 무섭게 반등하고 있다. 홍 의원은 극우 이미지가 강했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젊은 층에 적극적으로 소구하는 모습을 보이는가하면 포퓰리스트적 면모까지 더해져 '이대남(20대 남성)'에게도 먹히는 양상이다.
특히 최근 여론조사에서 홍 의원이 3위권에 안착하자 민주당도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선 "윤석열보다 홍준표가 무섭다"는 이야기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정치권 경험이 전무해 정무감각이 떨어지는 윤 전 총장보다 5선 국회의원, 당 대표에, 경남지사까지 지낸 홍 의원이 더 겨루기 힘든 상대”라며 "홍 의원이 본선 1위로 진출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우리 당 입장에서도 윤 전 총장보다 홍 의원이 더 어려운 후보"라고 밝혔다.
당내 전략통으로 꼽히는 또 다른 의원도 "홍 의원의 정치경험, 경륜은 결코 윤 전 총장이 따라올 수 없다. 게다가 대선도 한 번 치러본 후보"라며 "이 지사의 '사이다' 이미지와 홍 의원의 '홍카콜라' 이미지가 겹친다는 점에서도 선거전략상 홍 의원 쪽이 더 상대가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검찰총장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대선후보로 직행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선을 약 6개월 남겨놓은 가운데 수사기관의 집중포화를 받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와 검찰에서 윤 전 총장과 관련해 진행 중인 수사나 진상조사 등은 10여건에 이른다.
최근 가장 긴박하게 수사가 이뤄지고 있는 사건은 이른바 '고발사주 의혹' 건이다.
공수처 수사3부(부장검사 최석규)는 지난 9일 윤 전 총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입건(공제 13호)하고 10일 곧바로 강제수사에 나섰다.
고발사주 의혹은 지난해 4월 총선을 앞두고 윤 전 총장 측근으로 알려진 손준성 검사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의 고발장을 작성해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후보였던 김웅 의원에게 전달했고, 김 의원은 이를 당 법률지원단에 전달했다는 것이 골자다. 윤 전 총장이 이 과정에서 개입했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다.
공수처 수사팀은 고발장이 접수된 지 4일 만인 지난 10일 손 검사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주요 참고인 신분인 김 의원의 자택과 차량도 압수수색해 이들의 휴대전화를 확보했다.
공수처는 전체 수사팀을 투입해서라도 이번 의혹의 실체를 신속하게 규명하겠다는 입장이다.
해당 의혹과 관련해선 대검찰청에서도 들여다보고 있다. 김오수 검찰총장은 인터넷 언론사 '뉴스버스'에서 의혹 보도를 한 직후 곧바로 진상조사를 지시했다.
제보자로 알려진 조성은 전 미래통합당 선대위 부위원장은 대검 감찰부에 자신의 휴대전화와 이동식저장장치(USB) 등을 제출한 상태다. 대검은 신속한 진상조사를 위해 최근 감찰부 인력을 늘리기도 했다.
공수처는 이와 별개로 지난 6월 윤 전 총장의 '한 전 총리 모해위증교사 수사 방해 의혹'과 '옵티머스 펀드 사기사건 부실수사 의혹'을 공제7호와 공제8호로 각각 입건하고 수사를 벌여왔다.
이후 지난 7월 법무부 감찰관실과 대검 감찰부를 압수수색해 자료를 확보했고, 최근에는 한 전 총리 모해위증교사 수사 방해 의혹과 관련해 임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서울중앙지검에는 윤 전 총장의 측근 및 가족과 관련해 배당된 지 1년이 넘는 사건부터 최근에 배당된 사건까지 여러 건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먼저 윤 전 총장의 배우자 김건희씨가 연루된 코바나컨텐츠 협찬금 불법수수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및 도이치파이낸셜 주식매매 특혜 관여 의혹에 대해선 반부패강력수사2부(부장검사 조주연)가 들여다보고 있다.
김씨 사건과 관련해 검찰은 지난 6월 금융감독원에 이어 7월 6곳이 넘는 증권사를 압수수색하는 등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관련 회사를 대상으로 추가로 압수수색을 벌이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의 측근 윤대진 검사장의 친형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의 사건 무마 의혹은 형사13부(부장검사 임대혁)이 맡고 있다. 최근 윤 전 서장과 관련해 새롭게 제기된 전·현직 검사 및 고위공직자에 대한 스폰서 의혹에 대해선 반부패강력수사1부(부장검사 정용환)가 들여다보고 있다.
윤 전 총장의 장모 최모씨와 관련해서는 형사5부(부장검사 박규형)에서 대검이 재기수사를 명령한 모해위증 혐의 사건을 담당하고 있다. 최씨의 납골당 사업 편취 의혹은 서울경찰청이 재수사를 하는 상태다.
윤 전 총장 본인에 대한 수사도 있다. 배우자 김씨에게 제기된 '강사이력 허위기재 의혹'과 관련해 윤 전 총장이 거짓 해명을 했다는 혐의로,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경근)가 맡고 있다.
윤 전 총장이 야당의 유력 대선후보로 지지율 1·2위를 다투고 있는 만큼, 수사결과와 결과 발표 시기에 따라 대선에 미칠 영향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경쟁자인 윤 전 총장이 ‘고발사주’ 의혹으로 타격을 입으면서 홍 의원이 반사이익을 봤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동안 국민의힘 지지자는 아니지만 문재인정부에 실망해 민주당에 반감을 갖게 된 사람들이 윤 전 총장을 지지해왔다. 하지만 이들이 최근 고발사주 의혹으로 윤 전 총장에 실망하면서 그 표가 일부 홍 의원에게 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홍 의원의 지지율 상승은 홍준표라는 인물에 대한 지지라기보다 소위 ‘반문정서’를 지닌 이들이 윤 전 총장에게 실망했다는 의견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윤 전 총장에 실망한 표심이 홍 의원 대신 그와 유사한 행보를 보여온 최재형 전 감사원장에게 돌아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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