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註)이 연재물은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kpisl) 김종식 소장이 40여년 간의 공·사직 정보업무를 통해 연구·개발해 온 독보적인 탐정 관련 학술을 ‘탐정(업)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탐정산업 기틀 마련’에 기여코자 매주 1회(연 50회) 연재하는 공익 도모 차원의 기획물이며, 연재물의 저작권은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에 있습니다.
![]() |
탐정의 촉과 추리는 알리바이 조작도 무너뜨린다
사람의 언동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직감하는 것을 ‘촉’이라 한다면, 촉을 통해 직감한 단서를 분석 또는 판단하거나 다른 단서와 논리적으로 연결 짓는 과정을 ‘추리’라 할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사람의 말(‘범죄현장부재증명’)이 진실한지를 [시간과 장소·행적]을 통해 추리하고 객관적 자로로 검증하는 조사 기법을 알리바이(Alibi) 조사라 한다. 이 알리바이 조사는 경찰의 수사 영역에서 널리 적용되고 있음은 물론 탐정의 ‘사실관계 진위 확인(검증) 업무’에도 적잖게 응용되고 있다.
1. 탐정의 ‘촉’과 ‘추리’
(1) ‘촉(觸)’이란 감각적(感覺的)으로 무엇인가를 느끼거나 알아차린다는 의미의 말이다. 즉 어떤 사물이나 사안에 대한 ‘이상 징후’나 ‘단서’를 분석이나 종합 등의 과정을 거치지 아니하고 경험과 관찰력을 바탕으로 ‘빠르게 알아채는 직관(直觀)’을 말하며, 이를 직감(直感) 또는 영감(靈感)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이러한 촉은 ‘경험과 관찰이 축적되어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판단’이라는 점에서 ‘근거 없는 감(단순한 추측)’과 비교된다.
(2) ‘추리(推理)’란 ‘막연한 상상이 아니라 포착한 단서(촉으로 감지한 ‘이상 징후’ 등)를 논리적으로 연결해 결론에 이르는 사고 과정(思考過程)’을 말한다. 즉, ‘촉’이 문제점을 발견(포착)하는 과정이라면, ‘추리’는 그 문제를 ‘분석하고 판단’하는 과정이라 하겠다.
(3) 이렇듯 ‘추리’는 사실관계 파악이나 문제 해결을 위해 어디든 다가간다. 여기서 한 가지 분명히 해둘 것은 ‘추리는 사실에 다가가는 과정’이지 추리 그 자체를 ‘사실’로 여겨서는 안된다는 점이다(‘추리’와 ‘사실’ 구분). 따라서 알리바이 조사에 있어서도 탐정의 촉과 추리는 ‘현장부재증명’의 허점을 찾아내는 출발점이자 과정일 뿐 ‘최종적인 판단’은 적법하게 확보된 객관적 자료의 검증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촉과 추리’에 대한 구체적 학습 자료는 탐정학술칼럼 제33회를 참고하기 바란다.
2. ‘알리바이’와 ‘알리바이 조사’의 정의
(1) ‘알리바이(Alibi)’란 범죄의 혐의를 받고 있는 자가, 범죄 발생 시간에 범죄 현장 이외의 다른 장소에 있었다는 사실이 명확함을 증명하는 ‘범죄현장부재증명(犯罪現場不在證明’)을 말한다.
(2) ‘알리바이 조사’란 수사관이나 탐정이 ‘혐의자의 사건현장부재 주장(그 시간에 사건 현장에 있지 않았다는 증명)’이 거짓임을 입증하는 조사를 말한다. 즉, 알리바이 조사는 알리바이를 ‘파괴’하기 위한 조사이다.
3. 알리바이 조사가 필요한 경우
(1) 사건이 발생한 시간에 혐의자가 실제 사건 현장에 있었는지, 아니면 다른 장소에 있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을 떄–즉, 특정 혐의자의 범행 가능성에 무게를 두거나, 억울한 사람을 용의선상에서 배제하기 위해 알리바이 조사가 필요하다.
(2) 본인이 제시한 알리바이가 앞뒤가 맞지 않는 등 시간과 장소가 불명확할 때 또는 목격자의 진술과 혐의자의 주장이 다를 때–즉, 진술과 목격자의 진술에 상이한 점이 있을 때 이를 확인하기 위해 알리바이 조사가 필요하다.
(3) 사인(私人) 간 분쟁 상황(무고, 폭행, 허위신고) 등에서 자신에 대한 형사상 혐의나 민사상 책임을 모면 또는 회피하기 위해 허위의 알리바이를 제시할 때–사실관계와 객관적 자료를 알리바이와 대조하는 방법으로 그 진위를 가린다.
4. ‘탐정의 ’알리바이 조사’는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가?
-탐정의 추리로 거짓 알리바이를 밝혀내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다. 다만 추리만으로 단정하기보다 추리로 의심점을 찾아내고 객관적 자료로 검증하는 방식이 중요하다-
(1) 탐정의 경우 본질적으로 누구에게든 직접 조사를 할 수 있는 권한이 없을 뿐만 아니라 탐정의 직접 조사에 응할 사람도 있을리 만무하다. 따라서 탐정의 알리바이 조사는 의뢰자가 제공하는 정보(의뢰자가 대상자로부터 들은 말)에 기초하여 이루어질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2) 하지만 의뢰자가 제공하는 정보(의뢰자가 대상자로부터 들은 말)를 토대로 ‘촉’을 발동하고 그에 ‘추리’를 더해 논리적·객관적 검증 과정을 거치는 방법으로 알리바이의 진위를 가릴 수 있다. 즉, 추리-> 의심점 발견-> 알리바이 검증-> 객관적 자료 확보-> 거짓 여부 판단 순으로 알리바이의 거짓 여부를 밝히게 된다.
예를 들어, 사건이 발생한 시간에 ‘자가(自家)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고 주장하나 사건 현장과의 거리와 이동에 걸리는 시간 등을 종합해 볼 때 A가 그 시간에 사건 발생 장소에 접근할 가능성이 있음을 발견했다. 이러한 의문점을 토대로 객관적 자료를 수집하여 알리바이를 검증하는 방식이 알리바이 조사라 하겠다. 알리바이 조사에서는 ‘추리만으로는 완결성이 부족’하므로 반드시 객관적 검증(대조) 과정이 필요하다.
☞지금으로부터 딱 100년 전인 1926년에 발표된 셜록 홈즈 시리즈 ‘은퇴한 물감 상인’에서 흠즈가 거짓 알리바이를 밝혀낸 사례
[아내와 그녀의 연인인 젊은 의사 레이어니스트를 살해한 용의자 조시아 앰벌리는 사건이 발생한 밤에 자신이 헤어마켓 극장에 있었다는 알리바이를 제시했다. 그것도 혼자가 아닌 아내와 함께 있었다며 앉았던 자리까지 손으로 가리켰다. 홈즈는 자신의 조수이자 친구인 왓슨이 우연히 본(용의자 조시아 앰벌리가 손으로 가리킨) 극장 좌석 번호를 단서로 삼았다. 이후 극장의 좌석표 판매 및 사용 기록을 확인했다. 그런데 앰벌리가 앉았었다고 주장한 좌석들이 실제로는 그날 밤 판매되거나 사용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로 앰벌리가 극장에 있었다는 알리바이는 무너지고 결국 범인으로 검거되는 단초가 되었다]
5. 알리바이의 종류
혐의자가 사건 발생 시점에 그 현장에 있지 않았음을 주장하는 알리바이(현장부재증명)에는 크게 아래와 같은 네 가지 유형이 있다.
(1) 절대적 알리바이
범죄가 발생한 그 시각에 혐의자가 현실적으로 범죄현장 의외의 다른 장소에 있었다는 사실이 명확하게 ‘증명’되는 경우이다.
(2) 상대적 알리바이
범죄발생 전・후 시간에 혐의자가 제3지역에 머물었거나 나타났으므로 범죄발생지와의 거리로 볼 때 용의자가 범죄발생시간, 그 현장에 있을 수 없다(있지 않았을 것이다)고 ‘인정’되는 경우이다.
(3) 위장 알리바이
① 사전에 계획적으로 제3자에게 접근하여 자신의 존재를 확실히 기억하게 수작을 부려 자신이 그 장소에 계속 머물고 있는 것처럼 각인시킨 후, 극히 단시간 내에 범행을 감행하고 돌아오는 경우이다.
② 위장 알리바이에 여러 사람이 가담한 경우나 교묘한 행위가 가해질수록 위장이 쉽게 드러 난다.
(4) 청탁 알리바이
① 범해 실행 후 자기의 행적을 음폐하기 위하여 가족, 친구 등에게 범죄 발생시간에 같은 장소에 머물고 있었다고 허위 진술토록 청탁하는 경우이다.
② 오래된 일을 제3자가 피의자와 똑같은 진술을 명료히 반복하고 있다면 청탁 알리바이 일 가능성이 높다.
③ 청탁의 대상자가 많을수록 진술불일치 등으로 인하여 위장이 쉽게 드러 난다.
6. 알리바이 조사 요령
알리바이 조사의 핵심은 ①그 사람이 ②그 시간에 ③실제로 그(사건 현장이 아닌) 장소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를 ‘진술’과 ‘객관적 자료’를 놓고 대조·검증하는 것이 핵심이다(*알리바이 조사의 3 요소 = 시간+장소+행적).
(1) 사건 발생 시간을 먼저 특정해야 한다(*이는 알리바이조사의 ‘시작점’이다).
사건이 발생한 시간을 특정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건 발생 시간(기준 시간)이 특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혐의자의 알리바이를 조사한다는 것은 그 자체가 어불성설이자 사상누각과 다를 바 없다.
(2) 사건이 발생한 그 시간에 혐의자가 ‘있었다고 주장하는 장소’를 특정한다.
사건이 발생한 시간이 특정되면, 그 다음 혐의자가 그 시간에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그 장소와 행적을 특정해야 한다.
(3) 시간과 장소 사이에 모순이 없는지 확인한다.
‘있었던(있었다는) 장소’가 특정되면, 시간과 장소 사이의 모순점을 찾는다. 즉, 그 곳에 이르기까지의 교통편과 출발지, 경유지, 목적지 등 교통 상황을 분석 또는 재연(답사)하여 그럴 수 있었는지 가능성을 진단해 본다.
(4) 시간과 장소를 입증할 객관적 자료를 확보한다.
시간과 장소 사이에 의문의 여지가 없어야 한다. 그 시간, 그 장소에서 누구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를 입증 가능한 CCTV 영상, 출입기록, 접촉자, 목격자 등 객관적 자료를 확보 한다. 특히 이 ‘시간과 장소를 검증하는 과정’에 ‘청탁 알리바이’가 획책되는 경우가 많음에 유념해야 한다.
7. 알리바이 조사 시 유의사항
-선입견은 버리고, 진술은 대조하고, 조사는 적법하게, 추리와 사실은 명료히 구분하라-
(1) 선입견을 갖지 않는다.
용의자가 거짓말을 한다고 단정하거나, 의심을 결론으로 삼아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알리바이 조사는 혐의자의 진술이 사실에 부합하는지를 대조하는 조사인데 여기에 조사 요원의 사적 판단(확증 편향 또는 고정 관념)이 개입되면 결론이 왜곡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2) ‘시간과 장소에 관한 진술’과 ‘사실’을 대조하는 데 초점을 맞춰라.
알리바이 조사는 범행 전모를 밝히는 조사가 아니다. 알리바이 조사는 한마디로 ‘시간과 장소에 관한 진술’과 ‘객관적 사실’을 대조하는 원포인트(One point) 조사이다. 즉 증거 확보를 위한 보완적 조사이다. 따라서 범행 관련 다른 증거나 또 다른 의문 등과 연결 짓지 말고, 시간·장소·이동경로 등 행적이 사실에 부합하는지 그 부분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3) 불법적인 방법으로 자료를 수집하지 않는다.
알리바이 조사 시 객관적 자료 수집을 위해 탐정이 대상자의 통신 정보나, 교통 및 신용카드 사용 내역, 개인정보 등에 접근하는 것은 불법이다. 탐정의 조사 목적이 아무리 정당하다 하더라도 조사 방법까지 자동으로 적법해지는 것이 아님을 잊지 말아야 한다.
(4) ‘알리바이 불일치’와 ‘범행 사실’을 혼동하지 않는다.
알리바이 불일치만으로 그가 곧 사건 현장에 있었다거나 범죄를 저질렀을 것이라 단정해서는 안된다. 알리바이의 앞뒤가 맞지 않는 경우는 여러 가지 사유로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문제가 된 사건과는 무관하게 개인적으로 감추고 싶은 일이 있어 거짓 알리바이를 제시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필자/김종식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한국범죄정보학회민간조사학술위원장,공익정보탐정단고문,한북신문논설위원,前경찰청치안정책평가위원,前국가기록원민간기록조사위원,경찰학개론강의10년,치안정보업무20년(1999’경감)/저서:탐정실무총람,탐정학술편람,탐정학술요론,탐정학,정보론,경찰학개론,경호학外/치안·국민안전·탐정업·탐정법·공인탐정明暗등 700여편 칼럼이 있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