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협력처장 박 성 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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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이디어는 과연 누가 처음에 냈을까. 어떤 사람이기에 전 국민을 이리 편리하게 했을까. 참 고마운 분이라는 생각을 종종하게 된다.
내비게이션의 안내도 중요하지만, 복잡한 갈림길에서 운전자가 가장 의지하는 것은 ‘노면 색깔 유도선’이다. 도로 위에 그어진 분홍색과 초록색이 운전자가 가야 할 방향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제는 익숙한 교통안전시설이 됐지만, 처음부터 당연히 존재했던 것은 아니다.
노면 색깔 유도선은 2011년 한국도로공사 윤석덕 차장의 뚝심에서 시작됐다.
당시 안산분기점에서는 해마다 평균 25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복잡한 진출입로에서 운전자들이 진행 방향을 혼동하는 것이 사고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였다.
몇날 며칠 해법을 고심하던 그는 어느 날 파격적인 아이디어 하나를 들고 나왔다.
운전자들이 보다 쉽고 정확하게 길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로 위에 색깔 유도선을 설치하자는 방안이었다.
그러나 그의 아이디어가 처음부터 환영 받았던 건 아니었다.
기존에 없던 방식이었던 만큼 효과와 안전성을 둘러싼 우려가 길을 막았다.
하지만 그는 관계자들을 직접 찾아 설득하는 방식으로 색깔 유도선 시범 설치를 관철시켰다.
그 결과 6개월 동안 발생한 사고는 단 3건으로 크게 줄었다. 그런 식으로 효과가 입증되자 유도선 설치 대상지는 전국 주요 도로로 확대되었고, 현재는 수많은 운전자가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대표적인 교통안전시설로 자리 잡았다.
이 사례는 현장의 문제를 세심하게 관찰해 해결책을 찾아낸 인간 승리의 한 결과물이다.
누군가의 진정성이 적극적인 노력을 통해 국민 안전과 편익에 얼마나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무엇보다 아이디어의 싹을 잘라내는 주변의 모진 반대에도 굴하지 않고 실패의 위험을 감수하겠다는 책임감으로 마침내 최후의 승자로 등극할 수 있게 돼 그 의미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공공의 영역에서 이뤄진 혁신은 흔히 조직 전체의 성과로만 기록된다. 정작 아이디어를 처음 제안하고 실행한 개인의 노력은 시간이 흐르면서 묻히고 잊히기 쉽다.
공직자의 책무라고 하더라도 혹여 의욕을 꺾는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다분하다.
지금까지의 관행은 제고돼야 하고 그럴 이유가 차고도 넘친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공직사회에서 제2, 제3의 ‘윤석덕’이 더 많이 배출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그들의 탁월한 성과와 특별한 기여에 걸 맞는 보상제도로 그들의 공을 치하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국민의 불편을 해소하고 안전을 높이며 예산까지 절감한 공직자에게 승진, 보직, 포상 등 합당한 우대를 제공하는 것은 특정인에게 특혜를 주는 일이 아니다. 성과와 기여에 따라 책임 있게 보상하는 인사제도가 원칙적으로 정착되어야 조직의 성과가 극대화 될 수 있다.. 열심히 노력해 성과를 낸 사람이나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은 사람이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면, 누가 실패와 책임의 위험을 감수하며 혁신에 나서겠는가.
성과를 낸 사람이 제대로 인정받을 때 동료들도 현장의 문제를 더욱 세심하게 살피고 새로운 해결책을 찾게 된다. 반대로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를 내고 성과를 거두어도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한다면 조직은 점차 소극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다. 결국 정당한 보상은 개인에게 주어지지만, 그 효과는 조직 전체로 퍼진다. 적극적으로 일하는 조직문화가 형성되고, 공공의 영역에서는 더 나은 대국민 행정서비스로 이어져 그 혜택이 온 국민에게 돌아간다.
우리가 오늘 편리하게 이용하는 색깔 유도선 위에는 한 사람의 문제의식과 용기, 끈기와 노력이 함께 그려져 있다. 우리는 혁신의 편익을 누리는데 그치지 않고 누가 처음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의 길을 열었는지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일한 사람이 인정받고 공익에 기여한 사람이 존중받는 사회일수록 더 많은 사람이 새로운 도전에 나설 수 있다. 공직자의 헌신을 당연한 희생으로 여기지 않고, 그 성과를 제대로 평가해 합당하게 보상하는 것. 그것이 또 다른 혁신을 시작하게 하는 가장 확실한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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