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野, TK 낮은 투표율에 일단 경계...2030에 기대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지난 4~5일 진행된 제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자 여당은 반색하는 반면 야당은 경계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에 따르면 이번 사전투표의 최종 투표율은 36.93%로 역대 선거 최고치이다. 앞서 21대 총선의 사전투표율이 26.69%로 최고치였고, 대선으로 좁혀보면 2017년 19대 대선의 사전투표율 26.06%였는데, 이 두 기록을 한참 뛰어넘은 것이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곧바로 환영 메시지를 냈다.
이 후보는 자신의 SNS에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국민의 소중한 정치의지를 확인했다"고 해석했다. 이어 "준엄한 권한을 위임받아 국민 삶을 개선하는 것이 정치인의 소명"이라며 "국민의 염원인 국민통합 정치를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국민통합 정치는 이 후보가 줄곧 주장해오던 공약이다.
민주당은 높은 사전투표율을 일단 호재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 민주당은 최근까지 실시된 선거에서 사전투표율이 높을수록 자당에 유리한 결과가 나온 점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역대 최고 사전투표율이었던 26.69%를 기록한 2020년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민주당은 180석 압도적 과반 승리를 달성했다. 20대 국회의원 선거 때 사전투표율은 이보다 14.5%p 낮은 12.19%로 민주당 123석,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122석 등의 비등한 결과가 나왔다. 탄핵 정국이라는 점을 감안하기는 해야 하지만, 역대 사전투표율 2위(26.06%)였던 19대 대선에서도 문재인 당시 후보는 2위인 홍준표 후보를 17.05%p 차이로 꺾었다.
민주당은 이번에 사상 최고 사전투표율을 갈아치운 데다 전통적으로 여당의 ‘텃밭’인 호남에서의 높은 투표율이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의 득표에 결정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분위기다. 선관위에 따르면 전국에서 이번 사전투표율이 가장 높은 곳은 바로 전남(51.4%)으로 50%를 넘겼으며, 전북(48.3%)과 광주(48.6%) 등 호남이 1~3위를 차지했다. 한 여론조사 업체 관계자는 “야권 단일화 이후 호남은 확실히 결집하고 있다”며 “민주당 입장에서는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고 보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성남시장과 경기도 지사를 지낸 이재명 대선 후보의 정치적 기반인 경기 투표율이 33.7%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점에 대해서는 여권의 실망감이 엿보인다.
국민의힘은 전통적으로 강세 지역인 TK(대구·경북) 지역의 투표율이 낮아 경계하는 분위기다. 대구는 33.9%로 전국 세 번째로 낮았다. 경북은 41% 수준이었다.
그러나 국민의힘 관계자는 “사전투표는 지역적 차이보다는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이 전반적으로 많이 나온 결과로 보고 있다”며 “윤석열 후보에게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전투표율 상승이 전체 투표율을 끌어올려 선거에 무관심했던 연령층이 투표장으로 많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이 윤 후보에게 플러스 요인이라는 것이다. 또 과거에는 높은 사전투표율이 민주당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경향이 있었으나 이번 대선에서는 국민의힘 역시 이번에는 사전투표 참여를 강하게 독려했기에 과거와는 다른 양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 측은 최근 2030 세대에서 윤 후보 지지율이 이 후보보다 높게 나온다는 점을 근거로 높은 사전투표율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 김근식 전 비전전략실장은 "윤 후보의 지지분포도를 보면 젊은층에서 상당히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며 "젊은층 지지율을 높게 확보하고 있어서 오히려 사전투표를 독려해서 사전투표에 많은 젊은층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윤 후보의 당선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경기도에서의 사전투표율이 유독 낮았다는 점도 국민의힘 입장에서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지역별 사전투표율 자료를 보면, 가장 투표율이 낮은 지역은 경기 지역(31.3%)이었다.
경기도지사를 지냈던 이 후보의 정치적 고향에서 투표율이 낮았다는 건 이 후보 지지자의 결집도가 느슨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특히 경기도 유권자가 약 1100만명에 달한다는 점을 국민의힘 측은 주목하고 있다.
또 최근 '빅이슈'였던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의 야권 단일화가 높은 투표율을 불러일으켰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른바 '밴드웨건(Band wagon·유력 후보에 지지가 몰리는 현상)'으로 사람들이 윤 후보를 지지하기 위해 투표장을 많이 찾았다는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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