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은 1일 대구 서문시장을 깜짝 방문해 "며칠 전 김문수 후보께서 동성로에서 유세하실 때 많은 분이 저를 보고 싶어 하신다는 말씀을 들었다"며 "가슴이 뭉클해 이렇게 오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너무 따뜻하게 맞아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그동안 가서 한번 봬야지 하던 게 오늘 드디어 해소됐기에 마음이 다 이렇게 풀어지는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다수의 국민의힘 대구 지역 의원들도 박 전 대통령과 함께 하면서 김문수 후보의 'TK 압승' 분위기 띄우기에 나섰다.
당 관계자는 “정치적 발언은 삼갔지만, 대구ㆍ경북(TK) 지역에서의 김 후보 지지율 반등을 기대하게 하는 상징적 행보였다”며 “김문수 후보의 TK 결집에 결정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전날 전광훈 목사가 주도한 광화문 집회에서 이동호 전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 대독한 메시지를 통해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나라를 정상화하기 위해 김문수 후보에게 힘을 몰아 달라"고 김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특히 "지금 기회를 놓치면 너무 많은 시간과 희생을 치러야 하고, 또한 자유민주주의와 정상국가의 회복이 불가능할지 모른다"며 "지금 김문수에게 우리의 힘을 모으는 것만이 해답이다. 우리는 승리할 수 있고 승리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난 2024년 헌법재판소 탄핵 인용으로 대통령직에서 파면된 이후 내란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윤 전 대통령 지지 호소에 당내에서는 달갑지 않다는 반응이다.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윤 전 대통령이 (자진)탈당했지만 사실상 출당“이라며 "윤 전 대통령은 국민의힘 근처에 얼씬도 하지 말라"고 선을 그었다.
김문수 후보측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공개적 접촉을 부각시키면서도 윤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언급을 자제했다. 정치적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TK 보수층 결집과 동시에 수도권 중도층 확장을 노리는 이중 전략을 구사하고 나선 것이다.
다만 이 같은 상황이 단일화 없이 보수 진영이 승리할 수 있을지 여부를 가늠하는 중대한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정치평론가는 "박 전 대통령의 등장은 상징성과 감성적 동력을 제공하는 반면, 윤 전 대통령의 등장은 자유민주주의라는 보수 본령을 재소환한 효과가 있다"며 "김 후보가 이 두 전직 대통령의 메시지를 어떻게 흡수하고, 또 어떤 메시지는 거리두기를 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두 전직 대통령의 등장은 유권자들에게 각기 다른 반응을 일으키게 하고 있다”며 “박 전 대통령은 회고적 감정과 보수 결집을, 윤 전 대통령은 논란과 동시에 자유민주주의 가치에 대한 각성을 남겼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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