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3·9 대선을 목전에 둔 20일 현재 판세는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박빙 우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박빙 열세'로 요약되면서 대체적으로는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이 반복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도 최근 당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여론조사 수치가 좋다고 해서 마음을 놓을 수도 없고 놓아서도 안 된다"며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최선을 다해 주시길 간절히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 흐름, 야권후보 단일화 향배가 막판 변수로 꼽히며 안 후보의 완주를 기대하는 민주당, 안 후보의 사퇴를 압박하는 국민의힘 모두 '안철수 거취'를 주시하는 모습이다.
일단 안 후보는 '유세버스 사망사고' 돌발악재를 딛고 이번 주말 선거전을 재개하고 완주 의지를 거듭 밝힌 상태다.
전날 유튜브 생방송을 통해 유세버스 사고로 목숨을 잃은 지역 선대위원장을 추모하며 "제 목숨을 걸고 그분의 희생이 헛되이 되는 일이 절대로 없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며 결연한 각오를 다진 바 있다.
국민의당은 한 자릿수로 하락한 지지율을 다시 10%대로 끌어올려 단일화 협상은 물론이거니와 대선 완주의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오는 28일 투표용지 인쇄 이후로는 단일화의 시너지가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주가 단일화 이슈의 마지막 데드라인으로 꼽히는 만큼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는 게 문제다.
이날 현재까지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단일화와 관련 '아무것도 정해진 것은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지난 일들을 마무리하고 어제부터 유권자들을 만나기 시작했다"며 "안 후보가 제안한 100%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에 대해 국민의힘이 답변하는 순서만 남아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도 "양측의 물밑 협상이라는 말이 계속 나오고 있지만 사실무근"이라며 "만약 단일화를 한다면 최소 국민의힘에서는 권영세 선대본부장, 국민의당에서는 최진석 상임선대위원장 또는 이태규 총괄선대본부장 정도가 나서 단번에 하는 형태로 이뤄질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런 가운데 '안 후보의 중도 사퇴'를 통한 단일화 징후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안 후보는 TV·라디오 방송 연설을 신청하지 않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8일 방송 연설 일정을 후보자에게 안내하고 신청서를 접수했는데, 안 후보 측은 연설 신청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본인 연설 12회와 연설원 연설 22회를 포함해 총 34회,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본인 11회, 연설원 11회로 총 22회 방송연설에 나선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이에 대해 "우리의 선거 전략은 뉴미디어가 중심"이라며 "이 같은 전략적인 차원에서 방송 연설을 신청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안 후보는 지난 2017년 19대 대선 당시에는 본인과 연설원 연설 22회씩 총 44회의 방송 연설을 신청한 바 있다.
특히 “지루한 샅바 싸움은 안 된다”며 담판에 의한 단일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분출하는 당내 분위기도 녹록치 않다.
국민의당 최고위원을 지낸 의사 출신 사공정규 대구시당위원장은 “안 후보 측은 ‘여론조사 방식 단일화’를 윤 후보 측이 받지 않으면, 단일화 논의는 없다는 식이고, 윤 후보 측은 ‘여론조사 방식 단일화’ 방법을 철회하지 않으면 단일화 논의는 없다는 식”이라며 “도대체, 무엇이 중헌디? 라고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시민일보> 기고를 통해 “'안 후보와 윤 후보 모두 ‘정권교체’에 동의하고 있다"면서 이 같이 주장했다.
이어 “정권심판과 정권교체를 넘어 정치교체를 간절히 바라는 국민에게, 두 후보가 야권 단일화 과정의 파열음으로 더 이상의 절망감을 주어서는 안 된다”며 “안 후보와 윤 후보는 단일화에 조건 없이 만나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지켜내기 위한 절박한 심정으로 열린 대화를 하라”고 압박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위해 물밑 협상에 나선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움직임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양당 사정에 밝은 한 야권 인사는 "단일화 마지노선이 사실상 (투표용지 인쇄일 하루 전날인) 27일로 정해졌기 때문에 (공식 선거 운동 시작 후) 첫 토론(21일)이 있은 뒤 3~4일간 물밑 접촉이 활발하게 이뤄질 것"이라며 "(국민의힘에서) 안 후보를 수단이 아닌 목적, 정치적 동반자로 대우할 수 있는 성안을 만드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의당 관계자는 "안 후보가 '이것저것 생각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하셨다"며 "종합적으로 몸과 마음을 추스르면서 정국 구상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