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27일 “오늘 오전 9시에 안철수 후보 측으로부터 단일화 협상 결렬을 통보받았다”라면서도 “단일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1시경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 과정을 공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지난 13일 윤 후보에게 여론조사를 통해 야권 단일후보를 정하자고 제안했다가 응답이 없자 지난 20일 제안을 철회한 바 있다.
윤 후보는 "제가 국민의당 최고위 인사와 통화를 해서 저의 분명한 의사를 전달하기로 하고 여러 차례 안 후보께 전화통화를 시도도 하고 문자메시지로 제 입장을 전달하기도 했다"면서 양당의 정권 대리인(국민의힘 장제원 의원,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이 만나 전날 오후 2~4시 만나 최종 의를 이뤄서 두 후보에게 보고됐다고 밝혔다.
그는 "저와 안 후보와 회동 일정 조율만 남은 상태"라며 "다시 저녁에 그동안 완주 의사를 표명해온 안 후보께서 완주 철회를 위한 명분을 조금 더 제공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다. 그래서 저는 안 후보 자택을 방문해 정중한 태도를 보여드리겠다고 전달했다"고 말했다. 양당 대리인은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과 이태규 국민의당 총괄선대본주장이다.
그러면서 "거기에 대한 답을 듣지 못했고 안 후보 목포 출발 이야기를 들었다. 양측 전권 대리인들이 또 오늘 새벽 0시40분부터 새벽 4시까지 협의를 진행했다"며 "안 후보 측으로부터 오늘 오전에 기자회견 열어서 안 후보에게 회동을 공개 제안해 달라는 요청을 했고 이를 수락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오전 7시까지 회동 여부를 포함한 협의를 진행했으나 오전 9시 결렬 통보를 받았다는 게 윤 후보의 주장이다.
윤 후보는 "제가 지금까지 단일화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건 단일화 과정에 도움이 되지 않고 후보 단일화를 간절히 바랐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이제는 정권교체를 위한 단일화를 열망하신 국민께 그동안 말씀드리는 게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윤 후보는 “지금이라도 안 후보가 시간과 장소를 정해주신다면 제가 지방을 가는 중이라도 언제라도 차를 돌려 직접 찾아뵙고 흉금을 터놓고 얘기를 나누고 싶다. 안 후보 화답을 기다리겠다”고 거듭 밝혔다.
앞서 윤 후보는 단일화 협상을 진척시키기 위해 이날 오전 경북 영주 등 영남 유세 일정을 취소했다. 윤 후보 선거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8시 40분쯤 공지를 통해 “윤 후보가 오늘 사정상 유세에 참석하지 못함을 알려드린다”며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와의 야권 단일화에 대해 “처참하게 무시당했고 아무런 답을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이미 열흘 정도 전에 제안한 것”이라며 “계속 립서비스만 하는 건 정치 도의상 맞지 않고 국민께도 도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안 후보는 윤 후보로부터 연락을 받았느냐는 질문엔 “전화 폭탄, 문자 폭탄으로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게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제 전화를 못 쓰게 만드는 행동은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이러고도 협상 파트너라고 할 수 있나”라고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에 따라 단일화는 사실상 물 건너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야권 일각에선 안 후보가 처음부터 야권 후보 단일화를 하지 않으려는 생각을 굳히고도 책임을 전가하기 위해 단일화를 제안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야권에선 투표용지 인쇄일(2월 28일) 하루 전인 이날을 윤석열·안철수 후보 단일화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 투표용지 인쇄일 전에 사퇴한 후보는 기표란에 ‘사퇴’라는 글자가 붉은색으로 인쇄된다. 투표용지 인쇄 전날까지도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사전투표 개시일(3월 4일)이 데드라인으로 거론된다. 사전투표 전 단일화가 성사되면 투표소에 안내문을 게시하는 형태로 후보 ‘사퇴’를 알리게 된다. 이 시점을 넘기면 본투표(3월 9일) 하루 이틀 전까지 단일화 문제로 피 말리는 싸움이 이어질 수 있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