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1027곳·상가 55곳 침수 피해··· 이재민 106명 발생
임시주거시설 지원·쓰레기 수거등 곳곳서 도움의 손길
개포1동 특별재난지역 선포··· 도로등 피해복구 이달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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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현1동 수해복구 현장에서 봉사활동 중인 주민들 모습. (사진제공=강남구청) |
[시민일보 = 이대우 기자] 지난 8월 전례없는 기록적 폭우로 전국이 몸살을 앓았다.
폭우에 따른 침수 피해는 서울 강남 지역에 집중됐다. 강남구(구청장 조성명)엔 최고 114.5㎜의 폭우가 쏟아져 대치역사거리를 비롯해 강남역 주변과 논현동, 세곡동, 구룡마을 등 1027가옥의 주택, 55곳 이상의 상가가 침수돼 106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다행히 피해 복구현장엔 이웃을 생각하는 구민 3000여명이 있었기에 인명피해는 없었다.
그렇지만 폭우가 휩쓸고 간 자리에 남은 이재민과 소상공인들에게는 여전히 도움이 필요하다.
이에 <시민일보>는 이들의 완전한 일상회복을 위해 나선 구와 여러 단체, 기업, 그리고 구민들의 자취를 살펴봤다.
■ 수해피해 및 복구현장에 있던 숨은 의인 ‘3059명의 구민’
구는 본관3층 큰회의실에서 집중호우 피해복구, 수재민 지원에 솔선수범한 주민과 단체들의 도움에 감사를 표하는 ‘수해복구 유공 감사장 수여식’을 열었다. 이번 수여식에서 감사장을 받은 홍명자씨(여, 60)는 폭우때 거대한 맨홀 뚜껑이 열린 위기의 순간, 사람들을 도왔다.
홍씨는 당시를 회상하며 “10분 사이에 내린 엄청난 양의 비에 논현초등학교 앞 저지대에 냉장고 크기만한 맨홀이 열렸다”고 전했다.
그 순간 빗속을 달리던 트럭이 구멍을 보지 못하고 전진하다 앞바퀴가 맨홀 구멍에 빠졌다. 다행히 트럭 운전자는 차에서 나와 위기를 모면했지만, 인근에 동분서주하던 사람들이 맨홀의 존재를 모르고 길을 건너려고 했다.
맨홀 뚜껑을 덮는 조치가 있기 전까지 홍명자씨와 함께 그곳에 있던 주민들은 도로를 통제해 큰 인명피해를 막았다. 수여식에서 만난 이들은 “현장에 있는 모두가 숨은 의인이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복구작업에도 모두가 뜻을 모았다. 침수피해 복구, 이재민 구호소 및 임시주거시설 지원, 쓰레기 수거까지 각계각층으로부터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다.
지난달에는 조성명 구청장을 비롯, 자원봉사자, 군부대, 직능단체, 용역업체, 동주민센터 직원 등 3059명이 힘을 보탰고 포크레인, 덤프트럭, 살수차, 청소차 총 376대가 동원됐다.
구는 지난달 8~13일 이재민 106명을 대상으로 구호소를, 구호소가 종료된 뒤 2주간 이재민 50명을 위해 임시거주 숙소를 운영했다.
또 구호소에는 지역의 단체, 기업체 등으로부터 구호물품 지원도 이어졌다.
구호소는 이재민들의 생활안정을 위해 ▲재해구호협회 대피소 칸막이 85개, 응급구호키트 300개, 매트 40개 ▲대한적십자사 담요 100개와 배식지원 280인분 ▲구룡마을 주민자치회 컵라면 100박스 ▲개포1동 주민자치위원회 빵과 우유 189개 ▲강남복지재단 김밥 70줄 및 생수 460개 ▲LG유플러스 Wifi 및 배터리 충전소 25개 ▲LG전자대치서비스센터 공기청정기 20대 ▲강남세움복지관 의류 198벌 및 목쿠션 60개 ▲강남구 자원봉사센터-포스코 간편식 나눔박스 500개 ▲강남복지재단 커피 5박스 및 종이컵 1박스 ▲강남구 보건소 모기기피제 500개, 자가진단키트 300개 ▲송파굿윌스토어 의류 200벌 ▲야놀자 구호키트 40박스 ▲이디야 음료 및 간식 200박스 ▲다이소 파스 500개 ▲델몬트 바나나 10박스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 응급구호키트 97박스 ▲사단법인 한국신체장애인복지회 생수 1000개 ▲서울시 교육청 간식 및 생필품 100박스 ▲목동명성교회 살균소독탈취제 500개 등을 제공했다.
■ 추석 명절 이재민등에 나눔 실천
강남복지재단과 구민들은 이재민과 홀몸가구를 대상으로 명절 음식, 쌀, 과일, 생필품 등 전달도 실시했다.
이와 함께 지역의 단체, 기업체서도 물품과 성금 후원도 이어졌다. 이번 수해로 큰 피해를 본 논현1동 영동전통시장과 개포1동 구룡마을에 위문품이 전달됐고, 각 동에서 저소득, 독거가구를 위한 나눔 행사도 개최됐다.
구룡마을 주민들을 위해 강남복지재단은 총 1000가구를 대상으로 쌀, 홍삼 등을, 개포1동은 지역사회보장협의체와 대한적십자사 강남서초봉사단, 남서울신협, 강남세브란스병원이 뜻을 모아 544가구에 쌀, 라면, 휴지 등 생필품을 지원했다.
영동시장 소상공인과 주민들을 위해 논현1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논현동 성당, 영동교회, 유나이티드 제약 등과 함께 35가구에 명절 위문금 550만원을 전달했고, 영동전통시장 상인들은 7일 수재민과 저소득 60가구에 명절 음식을 제공했다.
■ 다시 피해가 반복되지 않도록 ‘개포1동 특별재난지역 선포’
구는 이번 폭우피해를 되짚으며 각종 재난상황에서 이런 피해가 반복되지 않도록 점검하고 있다. 구는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가장 먼저인 8월16일에 폭우 피해를 본 지역에 대한 특별재난지역 지정을 서울시에 요청했다.
8월21일 개포1동은 특별재난지역으로 우선 선포됐다. 특별재난지역 주민들은 호우피해 신청, 보상 등 피해접수를 통해 재난지원금 지원, 국세와 지방세 납부예외, 공공요금 감면 혜택 등을 받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구는 각 동의 재난 상황에 대한 대비태세를 점검했다. 모래주머니 확보, 배수펌프 노후화 및 저성능 제품의 교체 등을 조치할 계획이다.
폭염과 폭우를 겪은 여름이 지났고, 하늘이 높아지는 가을이다. 그러나 강남구 곳곳에 공원, 녹지, 하천 내 시설에는 지난 태풍의 흔적이 남아있다. 구에 따르면, 13일 기준으로 하수관로 및 맨홀 파손 8곳 모두 복구가 완료됐고, 빗물받이 파손 및 연결관 막힘 226곳 중 70곳이 복구됐다.
또 탄천, 양재천, 세곡천에 있는 자전거도로, 진입로, 표지판 등의 시설물 파손 67곳 중 55곳이 정비를 마쳤다. 하천, 도로 등에서 발생한 피해복구를 이달 말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구는 다시 이런 피해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비책을 마련해 ‘안전하고 편리한 스마트도시 강남’을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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