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재건축 전담기구 만들어 대상지 발굴·신속 추진
능력자 발탁 승진·기용··· 인사청탁 땐 당사자에 불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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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헌일 구청장이 <시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구로의 시급한 현안 중 하나인 '재개발 및 재건축'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구로구청) |
[시민일보 = 박준우 기자] 문헌일 서울 구로구청장은 27일 민선8기 구정슬로건 ‘따뜻한 동행, 변화하는 구로’ 의미에 대해 “주민들과의 ‘따뜻한 동행’으로 살기 좋게 ‘변화하는 구로’를 만들겠다’는 개인적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문 구청장은 이날 <시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따뜻한’이라는 단어에는 주민들 각자의 어려움을 내 일처럼 걱정하고 해결하려는 저의 진심이 담겨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신문배달을 해가며 어렵게 공부했던 어린 시절, 이웃으로부터 따뜻하게 배려 받았던 기억을 소환하기도 했다.
그는 “7남매 중 여섯째로 태어난 저는 어린 시절 집안 형편이 어려워지자 서울로 올라왔고 당시 형님 집에 얹혀사는 게 미안해 학비에 보탬이 되려고 신문 배달을 하기도 했다”며 “한겨울 언 손을 녹여가며 신문을 돌리고 있으면, 털실로 장갑을 떠서 주는 분들도 있었는데 어렵고 막막한 이웃들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진심으로 대할 수 있도록 만든 소중한 경험이다“라고 밝혔다.
‘두 번 이상 생각하고 행동에 임하라’는 ‘좌우명’을 갖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오랜 기간 기업체를 경영하며 의사결정 과정에서 잘못된 판단을 내리면 돌이키기 어렵다는 점을 절감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제가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문제는 45만 구로구민의 삶에 직결된 일들이고 제 판단이 주민 생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더 신중히 생각하고 행동하겠다”고 밝혔다.
전통적으로 야성이 강한 구로구 민심이 여당 소속으로 자신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변화에 대한 요구”라며 “기업인 출신으로 나름 진심을 다해 지역 봉사에 충실했던 저를 눈 여겨 보셨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무엇보다 '구청장으로서 여야를 떠나 최선을 다할 사람이라고 판단하셨던 것 같다”며 “책임감이 굉장히 무겁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44년 동안 구로에 살면서 저 또한 변화를 원하는 구민 중 한 사람이었고 열악한 주거 환경 속에서 끼니를 거르는 이웃들을 많이 봐 왔다”며 “그동안 구로에 대한 깊은 애정으로 다양한 사회봉사 활동을 해왔는데 이제 구로구를 대표하는 위치에서 주민들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돕는 활동을 이어 가겠다”고 말했다.
특히 “오랫동안 구로에 살아온 구민의 한사람으로서, 살기 좋은 구로의 변화를 꿈꾸는 것은 주민들의 마음과 같다”며 “재정자립도 23%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에서 자산가치 최하위를 맴도는 구로구의 척박한 현실만 봐도 이견이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상황이다 보니 구로구는 정부나 서울시에 의지하지 않으면 독자적으로 살아갈 길이 없다”며 “앞으로 구로의 자산 가치를 높이는 데, 특히 재개발 및 재건축에 대해 역점을 두고 임기 내 결실을 볼 수 있도록 적극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주민 모두가 원하는 살기 좋은 구로의 변화를 위해 주민들의 작은 목소리도 놓치지 않을 생각”이라며 “저의 진심이 구민에게 닿아 살기 좋게 ‘변화하는 구로’에서 주민 모두가 행복한 ‘구로의 기적’이 일어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문 구청장은 재개발 및 재건축 문제를 시급한 현안으로 지목했다.
그는 “대상 지역이 많고 무엇보다 이로 인한 주민 간 갈등이 심각하다”며 “특히 조합이 난립하면서 이로 인한 분쟁이 결국 주민피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우려했다.
이어 “실제 가리봉동의 경우, 서울시에서 재개발하기로 확정한 지역인데 기존 조합에 또 다른 조합이 생기면서 갈등을 빚다가 무산됐다”며 “이후 주민들이 들고 일어나면서 다시 재개발이 추진되고 있긴 하지만 이번에는 제1구역 제2구역 부분적으로 주민들끼리 힘을 모아 민간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손해가 불가피한 상태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주민 몫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문 구청장은 전문가를 통해 재개발 재건축 관련 법률 및 정보를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전담기구를 신설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현재 ‘재개발 재건축사업 추진지원단’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제정 조례안이 8일부터 28일까지 입법예고 중”이라며 “내년 1월 공무원이 아닌 전문가들로 구성된 지원단이 설치되면 법률적 행정적 지원이 가능해지고 구청에서도 관련 행정 절차를 최대한 빠르게 진행하면 그동안 미진했던 재개발 재건축 사업이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서울시 개발사업을 적극 활용해 신속한 사업 추진과 새로운 대상지 발굴 지원에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구로의 변화를 주도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문 구청장에 따르면 지난해 정비구역 지정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신속통합(신통)기획 대상지로 가리봉2구역과 궁동 우신빌라가 선정돼 있다.
특히 남구로역이 지나는 초역세권 지역으로 G밸리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구로.가산 디지털단지 사이에 위치한 가리봉2구역은 가리봉동 주민들의 삶의 질 개선은 물론 인근 직장인들에게도 최적의 직주근접지로 자리잡게 될 전망이다.
재건축사업에 속도가 붙은 궁동 우신빌라의 경우도 7층 제한 규제 완화로 최고 30층 건축 가능성에 힘이 실린 가운데 내년 상반기 정비구역 지정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30년간 정보통신기술 엔지니어링 업체를 운영한 기업인 출신인 문 구청장은 “민선 8기는 구로가 G밸리를 중심으로 4차산업을 선도하는 ‘미래경제 중심의 첨단산업도시’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지역경제 활성화나 재정자립 확충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구로는 정보통신, 지식산업 등 각종 IT, ICT 업체가 밀집한 첨단산업단지인 G밸리를 품고 있는 도시”라며 “기업의 특성상 젊은 벤처인들의 비율도 높다”고 말했다.
특히 “미래 도시의 핵심인 빅데이터, AI, IoT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4차산업은 IT, ICT 관련 기업과 젊은 벤처인들이 주를 이루는 G밸리 지역과 연계해 육성하면 폭발적인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이를 위해 G밸리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4차산업형 청년취업사관학교’를 설립해 청년 구직자들에게 인공지능과 소프트웨어, 핀테크 등의 실무 교육을 실시하고, 교육 후에는 창업이나 취업을 연계하는 방안을 마련해 교육·취업·창업이 유기적으로 이뤄지는 청년교육특화지역으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구로디지털단지에 400여명의 직원을 두고 IT, ICT 관련 기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문 구청장으로선 이 같은 경영능력을 구정에 접목해볼 만하다는 평가다.
실제 문 구청장은 정보통신이라는 단어가 생소했던 시절부터 수많은 ‘스마트 도시’를 계획·설계하고, 대한민국 전자정부를 포함한 ICT 솔루션을 해외 46개국에 수출하는 대표기업으로 일궈냈다. 현재 400여명 직원 가운데 전문 기술사 자격증을 가진 고급인력이 100여명이 넘는다.
문 구청장은 “현재 동양미래대, 숭실대와 협력해 G밸리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맞춤형 인재 양성을 위한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며 “앞으로 G밸리 기업, 대학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구로를 서남권 대학의 산학 R&D 거점으로 육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소통과 공정’ 키워드를 강조한 문 구청장의 공직자 역할론에 대해서도 확고한 견해를 드러냈다.
그는 “공직사회는 주민의 어려움과 현장에서 일어나는 문제 해결을 위해 가장 앞에 서 있는 조직”이라며 “그 안에 속한 공직자는 주민을 돕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하며 각자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때 그 역할을 다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 고민은 법과 규정을 찾기 전에 주민이 무엇을 원하는지 마음을 먼저 들여다보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며 “주민이 살기 좋은 구로를 만들기 위한 공무원 조직 변화의 핵심 키워드는 따뜻한 ‘소통’ 그리고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에게 정당한 보상을 주는 ‘공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취임 첫 날 구청 현관에 나가 출근하는 700여명의 직원들과 일일이 눈을 맞추고 악수를 나눈 건 ‘같이 잘해보자’는 제 진심의 표현이었다”며 “간부회의 방식을 ‘자유토론식’으로 바꾼 것도 직원들과의 소통 강화로 긴밀한 업무협조를 이끌어내기 위해서였다”고 밝혔다.
‘따뜻한 동행, 변화하는 구로’로 정한 구정 슬로건에 대해서도 “주민 뿐만 아니라 항상 따뜻한 ‘진심’으로 직원들을 대하겠다는 제 마음과 닿아있다”며 “주민과 조직을 위해 맡은 업무를 성실히 수행하면서 성과를 내는 직원에게는 그에 걸 맞는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취임 후 단행된 인사와 관련해서도 문 구청장은 “그동안 억울하게 불이익을 받은 사람들을 구제하면서 서열을 중시하는 방식으로 나름 인사의 공정성을 기했다”며 “이 과정에서 일부의 반발이 없지 않았지만 능력에 따라 발탁 기용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반면 능력과 무관한 외부로부터의 인사 청탁에 대해서는 “철저히 배제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불이익을 주겠다”고 쐐기를 박았다.
문 구청장은 “이제는 지나간 일이지만 직원들이 밖에 있는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인사청탁을 하는 모습이 이해되지 않았다”며 “바깥에서 외압이 들어오면 당사자에게 진짜 불이익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뛰어난 인재는 어디에서건 그 능력과 재주가 드러날 것”이라며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이 보상을 받고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조직 분위기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 구청장은 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곳곳에서 그 진가를 발휘하는 모습도 눈 여겨 볼 대목이다.
이에 대해 문 구청장은 “그다지 특별한 것은 아니다”라며 “일테면 생일을 맞은 직원에 대해(보름에 한 번 혹은 한 달에 한 번) 축하 노래를 부르고, 떡도 같이 나누고 꽃다발과 상품권을 드리는 자리를 마련하는 식인데 내년엔 상품권 액수를 늘릴까 생각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문 구청장이 공무원노조와의 소통방식도 남다르다는 평가가 따른다.
이에 대해 문 구청장은 “취임하자마자 나를 가장 먼저 찾아온 사람들이 바로 공무원 노조 임원들이었다”며 “내가 기업인 출신이니 권위적으로 자신들을 대할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었는지 기업같이 구정을 운영하면 안된다는 식으로 말하더라”고 밝혔다.
이어 “그래서 내가 ‘나는 33년 동안 기업을 운영해왔지만 400여명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노조가 없었다’, 또 ‘부채가 없고 경영상태도 A등급인 회사였다’ 등을 강조하면서 인사도 능력위주로 발탁했다’고 설명해줬더니 이후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특히 문 구청장은 TO가 많아 승진이 빠른 행정직에 반해 승진 못하는 소수직렬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그는 “대략 3~4개 정도의 소수직렬이 있는데 일부 행정직 승진이 늦어지는 측면이 있지만 이들에 대한 승진을 추진하자 굉장히 놀라는 반응이었다”며 “아무튼 이러한 조치에 불만이 있었다면 당장 노조 측에서 게시판에 글을 올릴 텐데 아직까지는 조용하다”고 말했다.
문헌일, 그는···
약자를 향해 샘솟는 무한대의 열정
따뜻한 진심
냉철한 공정
용맹한 정의
겸손한 능력
그의 특성을 비교적 잘 설명해주는 관용구들을 들여다보며 다시 생각해본다.
늘 구민과 함께 따뜻한 동행을 하고 싶다는 그의 바람은 진심이다. 일찍이 그는 ‘구민이 주인공’인 구정 운영 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이웃집 아저씨 같은 사람이 되고 싶고 어려운 이들 편에 서고 싶다는 소망도 진심일 것이다.
유난한 공감능력과 약자를 향한 열정도 무한대 용량으로 샘솟는 듯싶다.
오전 5시30분에 일어나 밤 12시 넘어 잠자리에 드는 하루 일과가 고달프다가도 구민을 생각하면 정신이 번쩍 난다는 그의 고백도 남다르게 들린다.
그만큼 책무의식에 긴장을 놓지 않고 있다는 반증이니까.
언제 어디서든 또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는 균형감각도 가히 독보적이다.
어쨌거나 그의 진가를 제대로 보여주는 2개의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첫 번째 사건은 이른 바 ‘노래방 부부 민원 투쟁 해결사’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6개월 만에 전 재산인 3억5000만원을 날리고 죽음만 생각하던 부부의 삶을 구제했다. 나름의 노하우를 담아 여러 과정을 거친 끝에 결국 해당 민원을 완벽하게 마무리 지은 것이다. 이미 판결까지 받아 법적 구제의 여지가 전무해진 사건이 그의 노력 덕분에 보상금 전액이 지불되는 결론이 되어 절망에 빠진 부부에게 새 길을 열어줬다.
두 번째는 자신의 소신을 합리적으로 관철시킨 일종의 성공기다.
그는 구청장 취임 후 첫 인사에서 그 동안 능력이 있는데도 불이익을 받은 사람들에 대한 승진을 단행했다. 당사자도 모르는 사이에 취해진 조치였다. 일부의 반발이 있었지만 단호했다. 대신 따로 불러 합당한 이유를 설명했다.
서열은 서열대로 존중했다. 다만 각 국장들의 평점 서열을 교차 검증하는 식으로 답을 구했다.
승진을 위해 외압을 이용하려는 직원들에게는 “불이익을 주겠다”고 천명했다. 잘못된 관행을 근절시키기 위해 직접 칼을 빼든 것이다.
승진 시 직원끼리 화분을 주고받던 관례를 금지시켰다. 마치 인기투표 양상이 돼서 직원들 사기문제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 것이다.
모쪼록 그의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12년 만에 새로운 물꼬를 튼 구로 구정의 물줄기에 활기를 더하는 기폭제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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