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송영길 ‘김포공항 이전’ 공약 논란

    정당/국회 / 여영준 기자 / 2022-05-29 13:4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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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준석 “뜬금포”...오세훈 “지도자감 맞나”

    [시민일보 = 여영준 기자] 6.1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가 내놓은 김포공항 이전 공약이 선거 막판 주요 화두로 급부상했다.


    특히 이 공약이 제주도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민주당 간판을 달고 지방선거에 나선 후보자들 사이에선 불만의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29일 “그동안 제주도는 열세 지역으로 분류해 왔는데 송영길 이재명 후보의 김포공항 이전 공약으로 민심이 돌아서기 시작했다”며 “이제는 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와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의 ‘김포공항 이전’ 공약과 관련해 “제주 도민들께서 제주 관광을 거의 말살하려고 하는 섣부른 김포공항 이전 공약을 심판해달라”고 했다.


    이 대표는 전날 오전 인천 계양구 계산2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윤형선 국민의힘 계양을 후보와 함께 사전투표를 한 후 기자들과 만나 “제주도민들도 김포공항을 아무 생각 없이 계양을 선거 때문에 이전하자는 민주당의 무책임성과 진실되지 못한 공약에 만감이 교차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27일 송영길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함께 김포공항 이전 공약을 발표하고 “제주도는 김포공항 없으면 못 가는 것이 아니다. 인천공항에서 가면 된다”고 했다. 송 후보는 “강남 쪽은 청주국제공항을 이용하는 방안이 있고, (광진구) 워커힐 동쪽은 원주공항을 이용할 수 있다”며 “수도권 주위에 원주공항, 청주공항, (수원 군 공항 이전 후 만들어질) 경기 남부 국제공항, 인천공항으로 기능이 분산될 수가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완전히 망언”이라며 “김포~제주 노선은 전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항로다. 제주 관광객 수요를 어떻게 처리하겠다는 건지 (알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 이 후보는 지난 3월 9일 대선 당시 김포공항과 인근 지역을 복합물류거점으로 조성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이 대표는 “(대선 공약을 발표한지) 3달도 안 돼서 입장을 바꾸는 것은 무성의하고 두서없는 공약”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같은 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민주당은 아무리 봐도 제정신이 아니다"며 "서울시장 후보와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가 '콜라보'로 뜬금포 공약을 내고 제주도에서는 (민주당 의원들이)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집단 멘붕 같다"고 적었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도 이 후보와 송 후보를 겨냥해 "지도자감이 맞나 의심된다"며 "표를 의식해 약삭빠른 공약을 내놓는 경향이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UAM(도심항공교통·Urban Air Mobility)이 10년 내 상용화되면 김포공항의 가치가 지금보다 높아지면 높아졌지, 떨어지질 않는다"며 "서울 시내 동서남북에 거점을 만들고 항로를 따라 비행하려면 하나쯤은 본거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재명 후보 캠프의 김남준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이 대표는 김포공항 공약을 '망언'이라며 수도권 서부대개발을 꿈꾸는 국민의 바람을 짓밟았다"고 반박했다.


    이어 "선무당이 사람 잡고 빈 수레 요란하며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한다"며 "이 대표가 주장하는 것은 교통정책의 ABC도 모르는 낯 뜨거운 주장"이라고 비난했다.


    김 대변인은 "인천공항으로 연결되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D Y 노선을 추진해 서울에서 인천공항까지 빠르게 이동하게 될 것"이라며 "강남에서 김포공항을 가는 시간보다 인천공항에 가는 시간이 더 단축돼 제주 관광을 위한 접근성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 후보는 규제로 발전 기회조차 잡지 못했던 수도권 서부를 개발해 서울 강남을 넘어서는 도시로 만들어 보려는 것"이라며 "거짓투성이 선동으로 세상을 혼란스럽게 만들어놓는 이준석식 '아니면 말고' 비방이 구역질 난다"고 거친 표현으로 응수했다.


    하지만 민주당 제주도당과 오영훈 제주지사 후보 선대위는 기자회견에서 "국민의힘의 갈등 조장 프레임이 도를 넘었다"면서도 "제주의 미래와 제주도민의 자주권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있는 것도 아니고, 이준석 대표가 SNS에 짧게 올리는 갈라치기 조장 글에 있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물론 민주당 송영길 후보와 이재명 후보에게 (제주의 미래가)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했다. 송 후보와 이 후보의 의제 설정이 달갑지 않다는 인식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오 후보는 회견 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이번 공약은 대선 과정에서 송영길 후보가 주장하던 내용으로, 당시에도 이미 논의 과정에서 적절치 않다고 판단해 당 공약에 넣지 않기로 한 사안"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이어 "이재명 캠프나 송영길 캠프가 자기 선거구에 대한 정책발표는 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민주당의 정책으로 채택되려면 절차적 단계를 밟아야 하는 것"이라며 "이번 사안은 (각 캠프 내에서 이뤄진) 정책 구상의 단계라고 보면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이 후보는 지난 27일 경기 김포시 경인아라뱃길 아라마린센터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포의) 많은 분이 소음 피해를 겪고 있고, 인천국제공항과 대체 공항도 인근에 충분하다고 판단한다"면서 김포공항 이전 공약을 내놓았다. 아울러 같은 당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와 정책 협약을 맺고 김포공항의 인천공항 이전·통합과 계양·강서·김포를 아우르는 수도권 서부 대개발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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