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완박' 후폭풍 지방선거 강타하나

    정당/국회 / 전용혁 기자 / 2022-05-01 14:0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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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 대선 패배 설욕 벼르며 4년 전 압승영광 재현 목표
    국힘, 국정 운영 동력 확보 차원...지방 권력 탈환에 사활

    [시민일보 = 전용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단독 주도로 '검수완박' 국회 입법 과정이 파행을 거듭하면서 이로 인한 후폭풍이 6.1 지방선거를 강타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오는 3일 형사소송법 개정안까지 처리해 '검수완박' 입법을 매듭짓겠다는 민주당과 "입법 독주"를 비판하며 총력 저지에 나선 국민의힘이 정면충돌하고 있고 두 법안과 연동된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구성도 갈등의 불씨다.


    민주당은 1년 6개월 내 '검수완박'을 실행하기 위한 중대범죄수사청(한국형 FBI) 설치를 논의할 사개특위 구성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여야간 합의 파기'를 주장하며 상임위 단계에서부터 응하지 않고 있다.


    문제는 이처럼 '검수완박' 정국 서 한껏 달아오른 여야 간 긴장을 누그러뜨릴 만한 계기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히 지방선거에 여야 모두 정치적 명운이 걸렸다는 점도 대치 국면을 심화하는 요소다.


    국민의힘은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당선인의 국정수행 기대치가 역대 당선인보다 낮게 나오는 상황에서 새 정부의 국정운영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지방권력 탈환에 사활을 걸고 있다. '검수완박' 정국에서 확인된 국회에서의 열세를 상쇄하려는 차원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0.73%포인트'라는 대선 패배의 설욕을 벼르고 있다. 2018년 싹쓸이하다시피 했던 지방 권력을 이번에 내주게 되면 2024년 총선도 한층 어려운 싸움이 될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윤 당선인의 잇따른 지역 순회를 놓고도 민주당에서는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노골적 선거 개입"이라는 비판이 터져 나오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이번 입법 과정에 무리수가 있었다고 지적하는 여론이 적지 않은 만큼 국민의힘측의 합의안 파기를 계속 문제 삼으면서 '검찰개혁'의 당위성을 최대한 강조한다는 계획이다.


    윤호중 비대위원장은 전날 의원총회에서 "형소법까지 처리하면 국민과 법 위에 군림하던 특권검찰 시대의 종지부를 찍게 된다"면서 "비정상적인 검찰권력을 정상적인 검찰로 복원하고 국민의 검찰로 새로 태어나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검수완박' 처리 과정에서의 절차적 부당성을 부각하는 여론전을 이어갈 방침이다.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는 통화에서 "철저하게 편법과 꼼수로 얼룩졌다"며 "국회 운영 자체가 비정상적이고 다수가 기획된 의도대로만 가는 입법독재의 길을 걸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은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고, 효력 금지 가처분 신청을 한 상태다. 별개로 윤 당선인 측이 제시한 '국민투표'를 지렛대로 지방선거까지 여론전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선거 결과에 따라 윤석열 정부 초기 집권여당에 힘이 실릴 수도,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견제론이 강화될 수도 있다.


    6·1 지방선거는 17개 광역단체장과 교육감뿐만 아니라 광역 시도의원 824명, 시·군·구 기초단체장 226명, 기초의원 2927명을 함께 선출한다.


    특히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 당시 전국 17개 광역단체 중 대구, 경북, 제주를 제외한 14곳을 석권했던 민주당은 4년 전 압승의 영광을 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간발의 차이로 정권 재창출에는 실패했지만, 지방 권력을 수성해 2년 후 총선 승리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정부 출범 초기 국정 안정론에 힘을 실어달라고 국민에게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전국단위 선거 4연패로 궤멸 지경에 이른 보수 진영이 지난해 4·7 재·보궐선거와 올해 3·9 대선 승리 덕분에 가까스로 활기를 되찾은 터다.


    모처럼 집권 여당으로서 선거를 치르게 된 만큼 중앙정부와의 협력을 통한 지역 경제 발전을 상대적 강점으로 내세울 전망이다. 원내 과반 의석을 가진 민주당에는 '발목잡기' 프레임을 씌울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중도 확장보다 지지층 결집에 총력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초박빙 대선 직후 치러지는 선거라는 점에서 '집토끼 지키기'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집무실 이전을 공개 비판하고, 민주당이 검수완박 법안을 밀어붙이는 것도 핵심 지지층을 의식한 행보로 분석된다.


    윤 당선인은 당선 인사를 명분으로 전국을 돌며 각 지역 후보들에 힘을 실어주고 있고, 국민의힘은 검수완박에 대한 찬반 국민투표 카드를 던진 상황이다.


    이번 선거의 최대 승부처는 수도권이다. 서울·경기·인천을 석권하는 쪽이 선거에서 승리한 것으로 평가받을 가능성이 크다.


    서울에서는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와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현 시장이 격돌한다. 경기에서는 민주당 소속 김동연 전 부총리와 국민의힘 김은혜 전 의원이 맞붙는다.


    이들 '빅 매치'에서 승기를 잡는 후보는 일약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발돋움할 전망이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은 오는 19일부터 31일까지다. 27∼28일 이틀간 사전투표, 6월 1일 본투표가 각각 진행된다.


    사전투표와 본투표 모두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코로나19 확진자와 격리 유권자는 본투표 당일 오후 6시부터 오후 7시 30분까지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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