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기축통화국' 주장, 연일 뭇매...비판 여론 확산

    정당/국회 / 이영란 기자 / 2022-02-23 14:5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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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李 “내 주장 아니라 전경련에서 발표한 것”...해명에 진땀
    김동연 캠프 “기초 상식도 없이 경제 정책 논해...한심하다”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기축통화국' 관련 발언을 두고 정치권 뭇매가 이어지는 가운데 23일 논란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기축통화국' 논란은 앞서 지난 21일 대선후보 TV토론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국가 채무가) 50~60%를 넘어서면 비기축통화 국가는 어렵다”고 밝힌 데 대해 이 후보가 “한국이 기축통화국이 될 가능성이 있어 국채발행 여력이 충분하다”고 맞서면서 촉발됐다.


    이날 문재인 정부 경제부총리 출신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 후보 캠프에서도 “경제의 기초 상식도 없이 경제 정책을 논하는 모습이 너무 한심하다”고 혹평하면서 이 후보 비판에 가세했다.


    김동연 캠프 내 신철희 대변인은 이날 “기축통화란 국가 간의 무역이나 금융 거래 때 사용되는 통화를 말하며 미국 달러화가 대표적”이라며 “이 후보의 기축통화 발언은 우리나라가 국가 채무를 더 늘릴 수 있다는 주장을 하려다가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실수로 치부할 수 있지만 그동안 발표한 공약도 그런 (일단 주장하고 보는 성급한 ) 마음에서 나온 게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실제 유로존에서 쓰이는 유로화나 일본이 발행하는 엔화가 일부 국제 결제화로 쓰이고 있지만 달러 사용량에 한참 못 미치고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올라선 중국 위안화도 기축통화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인데 이 후보의 무리한 '기축통화국' 주장이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에 힘이 실린다.


    경제통인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도 전날 “중국이 전 세계에 ‘일대일로’로 천문학적인 돈을 뿌리고 영향력을 휘두르며 애를 써도 맘대로 못 하는 게 바로 기축통화 편입”이라며 “하고 싶어도 못하는 게 오래 쌓은 통화의 신뢰다. 한마디로 석유 사올 때 원화로 결제가 가능하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 후보가) 국가채무비율이 다른 나라에 비해 낮다고 돈을 더 펑펑 쓰자고 주장할 때마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기축통화국이 아닌지라 처지가 다르다고 말했다”며 “하지만 이 후보는 마이동풍 들은 척을 안 했는데, 이제보니 기축통화가 뭔지 몰랐던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같은 논란에 대해 이 후보는 "제가 하자고 한 게 아니라 전경련에서 발표를 한 것"이라고 한발 물러섰다.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한 이 후보는 "IMF의 특별인출권(SDR)이 기축통화냐 아니냐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인데 거기서 SDR에 원화를 포함시키는 검토를 이번에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기축통화국으로 인정된 나라보다 국가신용등급이 훨씬 높고, 외환 돈을 빌릴 때 이자도 다른 나라 기축통화국보다 훨씬 낮다"며 "국가신용 정도나 화폐의 객관적 가치가 훨씬 높은 상태라서 기축통화국이 형식적으로 아니어서 부채비율이 더 낮아야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


    이 후보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민주당은 전경련이 지난 13일 '원화의 기축통화 편입 근거 제시-원화가 IMF SDR 통화바스켓에 포함될 수 있는 5가지 근거' 제하의 보고서 발표 당시 작성한 보도자료을 동원했으나 성과를 내진 못했다.


    원화가 기축통화의 반열에 오른다는 이 후보 주장과 다소 거리가 있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SDR이란 기축통화에 대한 교환권이자 IMF 회원국들의 대외준비자산으로, 필요시 회원국 간 협약에 따라 SDR 바스켓을 구성하는 5개 통화(달러·유로·엔·파운드·위안화)와 교환이 가능하다는 의미로 실제 전경련은 또 다른 보고서에서 한국을 '비기축통화국'으로 명확히 분류하며 국가부채 증가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전경련 관계자는 “한국이 비기축통화국의 지위로서, 최근 재정건전성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고, 국제원자재 가격 고공행진으로 무역수지마저 적자가 지속될 수 있어 신용등급 하락 등에 따른 경제위기를 사전에 방지하자는 차원에서 원화의 SDR 편입을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공정시장위원회 공동위원장인 채이배 전 의원은 “우리나라 경제가 튼튼하고, 재정건전성이 다른 나라에 비해 좋고, 국가채무에 아직 여력이 있다는 걸 설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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