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 공무원-중구 문화체육과 이상준씨

    칼럼 / 시민일보 / 2002-12-24 15:4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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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흔적 세상에 남는게 흐뭇”

    사람이라면 누구나 세상을 살아가면서 자신의 추억이나 흔적을 남기고 싶어하는 본능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단순히 사진을 모아두는 것 정도만을 실행하고 있는 것이 전부다.

    그러나 중구청 문화체육과 이상준(35·행정8급·사진)씨는 이러한 보통의 사람들과는 사뭇 다르다.

    사진은 물론이고, 초등학교 시절부터 대학졸업 때까지의 성적표, 이제껏 자신이 본 영화티켓, 자신이 공무원 생활을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현재까지의 월급명세서와 연도별 공무원 봉급현황, 핸드폰이용료, 각종 세금 영수증, 월간일정표, 애경사 현황, 가족선물관계 등 자신과 관련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모아 정리하고 있는 것.

    특히 그의 이러한 기록정리는 평소 업무를 처리함에 있어서도 그대로 드러나 문화체육과를 담당한 지난 6년반 동안 관련서류철 정리는 물론 구청내 각종 자료도 보기쉽고 간편하게 기록해 동료들에게 경이롭다는 찬사까지 받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관내 자료사진을 누구나 쉽게 검색할 수 있는 전산화사업을 강력히 추진함에 따라 내년부터 자치구중에서는 최초로 자료사진 5000장의 전산화사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씨가 이처럼 기록에 대한 관심을 쏟게 된 것은 중학교 2학년때다.

    신문에서 우연히 ‘아이가 태어나서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드는 비용은 1000여만원’이라는 기사를 보고 나는 과연 어느 정도나 들까하는 마음에서 초등학교때 자료부터 모으기 시작한 것. 이후 그는 지난 91년 공무원의 길로 들어선 다음부터 구의 관련자료를 정리하며 자신의 자료들도 함께 기록하고 있다.

    “누가 알아주던 그렇지 않던 간에 나의 기록이 세상에 남는다는 사실이 좋다”는 이상준씨는 “그러나 사실 술 마신 다음날 같은 경우에는 이러한 기록정리를 한다는 게 귀찮기도 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씨는 또 “후세들에게 조금의 가감도 없이 있는 그대로를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어떻게 보면 족보보다도 더 가치가 있는 일이라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상준씨는 현재 더욱 전문적인 기록관리를 공부하기 위해 명지대학교 기록과학대학원에 재학중이다.
    /김민정기자 jeong235@simin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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