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우리 히어로즈에 ‘최후통첩’

    스포츠 / 시민일보 / 2008-07-02 17:3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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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입금 안내고 버티자 “무조건 내라” 강경 대응
    최악의 상황땐 회원 박탈… 8개 구단 체제 붕괴


    “히어로즈의 요구 조건은 들을 필요도 없다. 무조건 가입금을 내야 한다.”

    한국야구위원회(KBO) 하일성 총장과 우리 히어로즈 낭궁종환 부사장, 양 측 변호사들은 1일 오후 만나 우리 히어
    로즈의 가입금 입금에 대한 문제를 협의했다.

    이날 하 총장은 “당초 히어로즈가 요구하는 조건을 들어볼 필요도 없이 무조건 가입금을 내라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전날 히어로즈는 가입금 분기 입금 마지막 날임에도 불구하고 약속한 금액을 내지도 않은 채 KBO에 요구 조건을 내거는 상식 이하의 행동을 보였다. 이에 하 총장은 이날 히어로즈 관계자들을 만나 무조건 입금하도록 강경 입장을 취한 것이다.

    한편 이날 협의가 가입금 납부 문제에 대해 아무 합의도 이루지 못한 채 끝나자 히어로즈측의 한 관계자는 조만간 이에 대한 구단측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만 말했다.

    하 총장은 “지난 25일 이사 간담회에서 히어로즈 이정석 대표가 찾아와 가입금 납부 기간을 올스타전 전까지 내게 해달고 요구해 안 된다고 했다. 오늘 협의에서는 목동야구장에 들어간 비용이 막대해 40억원을 감면해 달라고 요구해 ‘불가’라는 방침을 밝혔다”고 말했다.

    하 총장은 또 “가입금은 조건을 연결시킬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2일 히어로즈 측에 최고장을 보낼 것이다. 내용은 7일까지 가입금을 내고, 안 내면 이사회를 열어 규약대로 처리하겠다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KBO의 한 관계자는 “요구 조건을 내밀어 KBO가 이를 수용했을 때 제3자의 계좌에서 지급되는 ‘에스크로 거래’를 하겠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고 난색을 표했다.

    이어 그는 “당연히 내야 할 돈을 미루는 것도 이해가 안 된다”고 말한 뒤 “입금을 계속해서 미룬다면 최악의 상황에는 시즌 중에라도 히어로즈의 회원 자격 박탈이라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날 정오께 KBO 이상일 본부장과 히어로즈 남궁 부사장, 양 팀 변호사들이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나 대화에 진척은 없었고, 급기야 오후 7시 히어로즈 측에서는 하일성 총장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였다.

    하 총장은 처음에는 만날 이유가 없다고 했지만 추후 약소 장소에 나가 무조건 가입금을 내라고 단호한 입장을 취했다.

    히어로즈 측에서는 하 총장의 단호한 발언을 듣고 내부 조율을 한 뒤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히어로즈는 올해 창단을 하기 전 2월15일 KBO에 가입금 계약금 명목으로 12억원을 냈다. 이후 2년 동안 상, 하반기 총 4번에 걸쳐 일정 금액(매 기별 24억원)을 입금하기로 했다.

    그러나 첫 가입금 분납 만료일인 6월30일 분납금을 내지 않았다. 당연히 이행해야 할 일을 하지도 않은 채 요구 조건을 내걸어 지불을 미뤘다.

    KBO 이사회에서는 프로야구가 7개 구단으로 운영되는 것을 우려해 히어로즈 창단 과정에서 특혜를 주었다. 당시 프로야구가 7개 구단으로 가지 않기 위한 대안은 히어로즈밖에 없었다.

    그러나 히어로즈 측은 다시 분납금 입금을 미루는 억지를 부려 프로야구계를 소란스럽게 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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