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꼴찌 설움 날린 ‘로이스터 매직’

    스포츠 / 시민일보 / 2008-10-05 18:21:46
    • 카카오톡 보내기
    훈련 줄이고 집중력 강조
    가르시아, 해결사로 활약


    ‘8-8-8-8-5-7-7’

    2000년대 들어 롯데가 기록한 팀 순위다.

    ‘만년 꼴찌’, ‘꼴데’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까지 얻었던 롯데는 올 시즌 모두가 깜짝 놀랄만한 성적을 올렸다.

    올 시즌 내내 프로야구를 뜨겁게 달군 부산발 롯데 돌풍이 마침내 8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결실을 이뤄냈다.

    롯데는 지난 9월16일 꿈에 그리던 4강 진출을 확정했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하는 순간 롯데 선수들은 그라운드로 뛰쳐나가 그 간의 설움을 말끔히 씻어냈다.

    롯데는 전반기 막판 4연승을 포함해 후반기에 들어서자마자 7연승을 보태 무려 팀 최다 연승인 11연승을 내달렸고, 불가능 할 것만 같았던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로이스터 매직, 부산에서 빛 발휘

    올 시즌 달라진 롯데를 이야기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제리 로이스터 감독(56)이다.

    개막을 앞두고 역사상 최초의 외국인 사령탑이 된 로이스터 감독에게 첫 시즌부터 큰 기대를 거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주변에서는 ‘기대’보다 ‘우려’의 시선이 더 많았다. 하지만 그는 이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고 패배의식에 젖어 있던 롯데를 전혀 다른 팀으로 변모시켰다.

    선수들에게 자율적인 야구를 강조하며 훈련을 맡긴 그는 훈련 시간을 지난 해의 절반 수준으로 파격적으로 줄였고, 대신 선수들에게 집중력을 갖고 훈련에 나서라고 당부했다.

    이같은 지도방식에 모래알 같던 선수들이 확 바뀌었다. 선수들은 끈질긴 승부근성과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로 경기에 임했다. 패배의식에 젖어 있던 선수들은 승리하는 법을 알아가기 시작했다.

    결국, 취임식 당시 ‘4강에 들겠다’고 공언한 로이스터 감독의 약속대로 롯데는 ‘가을에도 야구하자’라는 롯데의 8년 한(恨)을 마침내 풀었다.

    ◇가르시아-코르테스 ‘용병 대박’

    ‘가 가 가 가~, 가르시아~가르시아~’

    롯데 최고 용병으로 일컬어지던 펠릭스 호세(43)를 그리워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제 롯데 팬들은 멕시코에서 온 ‘강림신(降臨神)’ 카림 가르시아(33)의 활약에 아낌없는 지지와 사랑을 보내고 있다.

    올 시즌 최고의 용병으로 손꼽히는 가르시아는 롯데 4강 진출의 일등공신이다. 롯데 중심타선에서 그는 30개가 넘는 홈런을 터뜨렸고, 111타점을 올려 타점 부문에서 1위를 확정지었다.

    더욱이 가르시아는 결정적인 순간에서 홈런을 뿜어내는 등, 영양가 면에서도 만점 활약을 펼쳤다. 포스트시즌에서도 괄목한 만한 성적을 낸다면 MVP까지도 노려볼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르시아는 부산 팬들의 열화와 같은 지지아래 프로야구 역사상 첫 올스타 투표 1위에 올랐다. 이제 가르시아를 모르는 야구팬들은 없다.

    시즌 중반 영입된 마무리 데이비드 코르테스(35) 역시 롯데 4강 진출에 힘이 됐다. 시즌 내내 마무리 부재로 골머리를 앓던 롯데에 코르테스의 등장은 후반기 거침없는 상승에 큰 보탬이 됐다.

    롯데가 가을에도 야구를 할 수 있는 것은 두 명의 용병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4강 진출 숨은 공신 ‘부산 갈매기’

    올 시즌 롯데가 원정을 가는 구장마다 갈매기(롯데팬)들은 원정 응원석을 빼곡히 메우는 등,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 넣었다.

    물론 홈에서는 더 많은 갈매기 떼가 날아 들었다. 부산 야구팬들은 홈에서 열린 63경기 중에서 무려 21차례나 야구장을 가득 메우며 지난 1995년 LG가 달성한 종전 기록(126만4762명)을 깨뜨렸다.

    137만9735명으로 최대 관중 기록을 세운 롯데의 경기당 평균 관중은 2만1901명에 이르렀다.

    롯데 선수들도 자신들에게 끊임없는 성원을 보내준 관중들이 4강 진출의 요인이라고 말한다.

    주장 조성환은 “팬들이 없었다면 롯데가 이처럼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을 것이다. 팬들을 위해서도 올해는 우리가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고 팬들의 성원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처럼 롯데의 포스트시즌 진출은 로이스터 감독의 지도력, 외국인 용병의 활약, 관중들의 열정이 함께 어우러져 만들어낸 결과였다.

    8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권까지 거머쥔 롯데의 돌풍이 과연 한국시리즈까지 이어질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뉴시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시민일보 시민일보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