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상대로 협박하나”

    정치 / 고하승 / 2009-07-30 17: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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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경-김종률 의원, 미디어법 여당 공세 맹비난
    "맞은 놈은 편히 자고 때린 놈은 발 못 뻗고 잔다."

    민주당 이미경 사무총장은 최근 미디어법을 강행처리한 한나라당이 표결과 관련해 그 동안 무대응 전략에서 공세로 전환한 것에 대해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한나라당 지지가 떨어지니까 불안하고 초조한 반응”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장은 이날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과의 인터뷰에서 “국민의 70%가까이가 언론악법 날치기 불법투표는 잘못되었다는 여론이 나오고 있다. 여론을 겸허하게 수용하고 반성하는 것이 올바른 태도인데 오히려 민생행보에 나서겠다고 하다가 다시 공세로 나온다는 발상은 잘못된 것”이라며 “국민들 여론이 이러면 받아들여야지 국민들을 상대로 협박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질책했다.

    특히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가 "표결을 조직적으로 방해한 민주당의 행동은 헌정 사상 초유의 대리투표식 투표방해 행위"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국회의원 한명 한명이 헌법기관이고 독립된 표결권을 가지고 있는데 여당의 날치기식 대리투표, 재투표라는 부정한 방법으로 표결권이 침해받고 있을 때 어떤 방식으로든 항변하고 저항하는 것은 당연한 책무고 정당방위”라며 “재투표, 대리투표는 분명히 잘못된 것이니까 무효화 하고 국회의장이 ‘이건 절차적으로 문제가 있으니까 다시 논의하라’고 하면 국회의 위상과 문제가 제대로 회복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재투표-대리투표 논란과 관련, “왜 자신이 있으면 한나라당 소속 박계동 국회사무총장이 CCTV라든지 의사록을 내놓지 않느냐”며 “이것 역시 민주당이 빨리 내놓으라는 가처분 신청을 한 것이다. 우리는 한나라당이 가지고 있으면서 조작할까봐 겁이 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도 지난 29일 국회사무총장을 찾아가 ‘CCTV를 보여 달라, 내 놓으라’고 말한 것에 대해서는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 총장은 “이명박, 한나라당식의 국회운영은 이미 민의의 전당을 짓밟고 있다. 18대 국회에 들어와서는 어느 국회에서도 느낄 수 없는 비애감을 계속 느끼고 있다. 170석 이상의 다수당이라고 해서 야당과의 대화를 거의 거부하고 수로 밀어붙이려고 하고 있다”며 “저희는 국회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같은 날 민주당 김종률 의원도 kbs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디어법과 관련, “방송법을 한나라당이 날치기 강행처리 한 다음에 꿀 먹은 벙어리라고처럼 가만히 있다가 이렇게 갑자기 돌변한 것에 대해서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아마 최근에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 지지도가 폭락하고 있어서 방송법 날치기 통과에 대한 민심의 역풍이 만만치 않으니까 국면 전환을 위해서 이렇게 나오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한나라당의 태도를 보면 방귀 낀 놈이 성내는 격이고 도둑이 제 발 저린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한나라당이 민주당에서 투표를 방해했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날치기로 통과시켰던 방송법 미디어산법 표결과정에서 반대표가 단 한 표도 안 나왔다”며 “이것은 민주당 의원들의 행위가 투표결과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한나라당이 정말로 떳떳하다면 차라리 양당 합의하에 대리투표, 재투표를 밝혀줄 수 있는 CCTV라든가 속기록을 모두 공개해서 판단 받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대법관 출신인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가 재투표의 법적 효력에 관한 질문에 “투표종료를 표결의 종료처럼 봐서 일사부재의라는 말이 나오는데 투표가 끝난 뒤에는 개표를 한 다음에 가부선언을 해야 표결이 끝나는 것이다, 따라서 표결이 성립하지 않았기 때문에 효력에 문제가 없다”고 말한 것에 대해 “선진당은 언론악법이라고 부르는 이 방송법 등의 내용에 대해서 한나라당과 의견의 차이가 별로 없었다. 그래서 이번 표결도 그런 입장을 내 놓으신 것 아닌가, 이렇게 생각을 한다”며 “이번 방송법에 대한 표결이 실질적으로나 형식적으로 다 이루어져서 공식적으로 종료가 된 것이다. 그리고 표결결과까지 나왔다. 그것을 개표하신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그것은 전광판에 그 당시에 투표를 의장이 ‘종료를 선언합니다.’ 하고 바로 동시에 투표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사실 관계도 좀 다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은 “이렇게 투표결과 의결정족수가 부족한 것이 확인된 이상 그것은 명백히 부결된 것이지 언제 마치 투표행위가 있었느냐, 없는 것으로 돌리자, 이런 불성립을 주장하는 것은 국회법 어디에도 근거가 없는 해괴한 논리”라며 “대꼬챙이 이 총재께서 달라지신 것 아닌가,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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