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능 외부인사 영입... 내년 지방선거 필승전략"

    정치 / 고하승 / 2009-08-09 17: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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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이 경 재 한나라 인천시당위원장
    한나라당 인천시당은 4선의 중진인 이경재 의원을 시당위원장으로 추대했다.

    지난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공천과정에 낙천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던 만큼 이경재위원장의 취임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르다. 이 위원장은 “내년 지방선거가 정권 재창출을 위한 교두보가 된다는 생각에서 봉사하는 심정으로 시당위원장을 기꺼이 맡았다”며 “어깨가 무겁다”고 취임소감을 밝혔다.

    이 위원장은 특히 내년 지방선거 필승전략의 일환으로 공모를 통해 유능한 외부인사들을 영입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9일 <시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우선 당장 시당 부위원장과 각 직능 부위원장들을 공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기존 정치권에서 활동했던 사람들은 물론 다른 전문 영역에서 활동했던 모든 인재들을 광범위하게 영입하는 작업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이번 선거는 지난 선거보다 현 정권에 대한 지지도나 경제상황, 안보상황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유리한 상황이라고 볼 수 없기 때문에 더욱 더 새로운 인사 영입과 유능한 인재 영입에 주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무조건적인 ‘물갈이’에 대해서는 경계했다.

    이 위원장은 “경험 능력 참신성 이런 게 조화를 이루는 공천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구관이 명관이라는 얘기가 있음을 들어 "새로운 사람만이 능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현직에 있는 분 중 지역 주민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는 분들에 대해서는 그 같은 여론을 반영한 재공천도 가능하다"며 “지난 17대 총선 때 경험했듯 무조건적인'물갈이'방식이 오히려 정치를 망칠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투명한 공천’을 강조했다.

    그는 “과거 공천 때 밀실 공천이나 낙하산 공천이 패인의 결정적 원인이 됐다”며 “공정하고 개관적이며 투명한 절차를 밟는 공천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지난번 지방선거 당시 공천심사위원장으로 인천지역 후보 공천을 주도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이 위원장은 단계별 심의를 통해 세부적이고 엄격한 선정 기준과 투명한 절차 등으로 공정한 공천과정을 진행한 사실을 상기시키며 "당시 한나라당 지지도가 상당히 높은 분위기도 있었지만 이런 과정을 통해 후보를 인선했기 때문에 시의원의 경우는 비례대표 한 명을 빼고 모두 한나라당 후보가 휩쓸었고, 기초단체장도 무소속 한 곳을 빼고는 한나라당 후보가 전원 당선된 바 있다”고 밝혔다.

    이번 지방선거 공천 과정 역시 같은 경로를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 그는 시당위원장의 역할로 인천시장 공천 과정에서 지역 의견을 전달하는 것도 중요한 역할 중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천은 다른 시.도와 달리 경제자유구역의 건설, 2014년 아시안 게임 등 전국 어느 도시보다 활발하게 떠오르고 있는 지역”이라며 “인천이 ‘세계10대 명품도시’로 가기 위해 발돋움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차질 없이 그 목표가 진행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과 힘을 실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 7일 인천지역 사업을 위한 각종 예산이 4대강 사업에 밀린다는 얘기를 듣고 이에 대해 강력히 문제 제기를 해서 정부로부터 시정하겠다는 답변을 얻어냈다”며 “어느 정도 실천될지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실제 이 위원장은 당시 한나라당 예산당정회의에서 “‘사회간접자본(SOC)과 4대강은 별도’라더니 지난 정부 때부터 매년 증가해온 전국 도시철도 사업 예산 상한액이 이번에 50% 이상 삭감됐다”며 “재정부 스스로 ‘SOC 선도사업’으로 선정한 인천도시철도 2호선 사업마저 깎는 이유가 뭐냐”고 따져 물었고, 또 내년 가동하는 인천지역 산업단지의 폐수 처리장 예산 100억원이 4대강 쪽으로 가는 바람에 폐수처리장 없이 공단을 운영하게 된 점을 지적해 배정 약속을 받아내는 뚝심을 보였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인천 도시철도 2호선이 재정경제부로부터 지난해 수도권의 가장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선도사업으로 지정된 바 있는데 막상 일차 예산이 배정된 것을 보면 작년 선도사업 이전보다 훨씬 줄었다. 1700억이었던 것이 1000억으로 줄었다”며 “이런 사실을 발견하고 고용취업유발효과와 교통난 해소 및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크다고 지정해 놓고 이 위원장은 부당하다고 판단되면 정부부처 담당자들을 찾아가서 끝까지 문제를 제기하는 등 끈질긴 설득작업을 벌이는 의원으로도 유명하다.

    이 위원장은 “인천 검단산업단지에 70여만평의 산업도시가 형성된다. 23개 업종에 1300여개의 기업이 내년부터 입주할 예정인데, 하수처리장 건설비 95억이 필요했다. 그런데 내년 예산에 반영되지 않아 입주 대기하던 1300여 기업체들이 완전히 일을 중단 또는 입주를 연기할 수밖에 없는 그런 형편이었다”며 “그로 인해 엄청난 경제손실을 입을 뿐만 아니라 ‘경제살리기’에 역행한다고 문제제기해 결국 재경부차관으로부터 현장 을 답사하고 예산을 반영하겠다는 답변을 끌어냈다.

    이 위원장이 국회상임위로 문화관광체육 방통위에 들어간 것도 지역발전을 위한 선택이었다.

    그는 “철도사업과 SOC사업, 산업단지건설, 또 인천시가 제일 중요하게 여기는 아시안 게임, 인천자유구역 세 군데 건설 등 인천의 도시정비사업이 상당 수준 진행되면 아시아의 허브 명품도시로 발전할 것”이라며 “앞으로 도시 자체가 경제유발 효과 를 가져올 수 있는 도시가 되고, 도시의 미래를 해외에 팔수 있는 인천으로 변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아시안게임은 그 판매시장으로 활용하기 위한 구상이라는 게 이 위원장의 설명이다.

    그는 또 인천 서구 지역에 경기장 건설을 위해 노력했고, 그 결실을 맺게 됐다.

    이 위원장은 “예산을 낭비하지 말고 문학경기장을 그대로 경기장으로 쓰고, 예산을 축소해 운영하라는 이명박 대통령 말씀이 첫 번째 난관이었다”며 “그러나 그 경기장으로는 큰 대회를 유치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인천 지역 발전을 위해서라도 주경기장을 인천서구에 새로 건설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건의해 관철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 새로 건설해야 할 보조 경기장으로 태권도, 골프장, 조정경기장, 승마장 등 여러 가지 경기장 19개를 신설하는 계획도 확정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는 “계획은 확정됐지만 예산을 얻으려면 인천지역 의원들이 여야 구분없이 합심해서 노력해야 한다”고 여야 의원들의 협력을 당부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미디어법의 절차상 하자 문제에 대해 이 위원장은 민주당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민주당 스스로 자기들의 범죄사실을 인정한 것”이라며 “4선 의원은 저는 당시 맨 뒷줄에 서 있었기 때문에 민주당 여성 의원 두 분이 왔다 갔다 하면서 버튼을 누르는 걸 봤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그걸 보고 내가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막으라고 소리쳤고, 직접 쫓아가 ‘앞으로 대권까지 생각하시는 분이 왜 이러느냐’고 말리기도 했다”며 “또 다른 의원은 한나라당 권경석 의원 자리에서 반대 누르는 걸 직접 목격하고 저지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이런 불법행위는 민주당이 의도적으로 무효화시킬 의도에서 비롯된 것 아니었겠느냐”고 강한 의구심을 나타냈다.

    한편 당내 친박 핵심 인사로 통하는 그는 여의도 일각에 돌고 있는 친박계 입각설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피력했다.

    이 위원장은 “친이고 친박이고 계파 구별 없이 능력 있는 사람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건 화합 분위기 조성상 환영할만한 일”이라면서도 "다만 그것(입각)을 고리로 흥정하는 것처럼 비춰진다면 박근혜 전 대표 입장에서는 반길 수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먼저 이명박 대통령과 박 전대표의 화합이 이뤄져야 한다”며 “이 대통령의 모든 국정운영에 있어서 박 전 대표의 원칙과 공정, 그리고 진정성과 방향이 맞을 때 두 사람간에 진실된 동반자 관계가 형성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이경재, 그는...
    초지일관 정치인

    초지일관. 일관된 정치적 궤적을 그리는 정치인.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거취를 단 한번도 바꿔본 적이 없는 그를 향한 주변의 시각이다.

    실제로 그는 정치권에서 '약속하면 반드시 지키고, 한번 맺은 의리는 저버리지 않는 정치인'으로 유명하다.

    이런 그를 두고 사람들은 '정책적으로는 융통성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인간의 기본에 대해서만큼은 철저한 원칙을 적용하고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는 좌고우면 하지 않는 뚝심을 발휘한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한다.
    이런 그에게 이번 18대 국회 입성 과정은 참으로 파란만장했다.

    후보공천 과정에서 당시 공심위가 친박계 의원인 그를 탈락시켰기 때문.

    그러나 지역구 민심은 한나라당 공천을 받은 후보 대신 그를 선택, 추락한 그의 명예와 자존심을 회복시켰다.

    이는 평소 '국민의 신뢰'를 정치인생의 정점에 놓고 의정활동을 펴온 그를 인정한 유권자의 응답인 셈이다.

    이후 같은 처지로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당선된 친박계 의원들과 함께 한나라당에 복귀한 그가 급기야 지방선거를 앞둔 중요한 시점에서 시당위원장이라는 막중한 책임을 맡게 된 것이다.

    평소 후덕하고 소탈한 성품이지만 결정적인 순간, 과거 언론인(동아일보 편집국장 출신)으로서의 기질이 발동, 소신을 분명히 하는 행보로도 정평이 나 있다.

    후반기 국회 부의장 후보군 중 일원으로 그의 이름이 거론되기도 한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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