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대표 금배지 달까?

    정치 / 고하승 / 2009-09-02 14:4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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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양수(공천)→유재명(친박)→송인배(민주) 등 첩첩산중
    금배지를 향한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의 앞길은 첩첩산중이다.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는 오는 10월 28일 실시되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경상남도 양산시’에 출마할 것임을 밝힌 상태이다.

    그러나 명색이 당 대표임에도 공천과정이 생각처럼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실제 박 대표가 정식으로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상태이지만, 공천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먼저 이번에 구성된 공천심사위원회가 “당 대표라고 해서 특혜는 결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지난 달 28일 한나라당은 장광근 사무총장을 10·28 재·보궐 선거 공천심사위원장으로 하고, 위원에는 이성헌 한나라당 제1사무부총장, 심규철 한나라당 제2사무부총장, 제연희 삼부회계사무소 대표, 안인해 한국정치학회 부회장을 각각 임명했다.

    그런데 장광근 위원장은 수차에 걸쳐 “당 대표라고 해서 공천에 있어 특혜는 일체 없을 것”이라며 “당선 가능성이 공천의 최우선 원칙”이라고 말해 왔다.

    심지어 그는 “당 대표라고 해서 원칙에서 예외일 수 없다”면서 “당 대표가 아닌 다른 사람이 당 대표보다 당선 가능성이 더 높다고 판단된다면 당 대표가 아닌 다른 사람이 공천될 수도 있다”고 말했었다.

    그런데 ‘세계일보’가 지난 28일 보도한 바에 의하면 한나라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박희태 대표는 후보 적합도에서 경쟁자인 김양수 전 의원이나 친박근혜계인 유재명 한국해양연구원 책임연구원(무소속)에 비해 10% 포인트 가량이나 뒤진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이에 대해 장 위원장은 “그것은 아무 의미가 없고 앞으로 우리가 실시할 여론조사 결과가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으나, 같은 결과가 나올 경우 박대표의 공천은 물 건너가게 되는 것이다.

    설령 당으로부터 공천을 받았다고 해도 친박 유재명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사표를 던진 상태여서 보수 표심의 분열이 예고되는 상황이다.

    양산이 고향인 유 연구원은 지난 총선에서 33.07%의 득표율로 한나라당 허범도 당선자에 불과 3865표 차로 석패한 바 있다.

    물론 지금은 그 때와는 양상이 다르긴 하지만, 유 연구원에 대한 지지도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10%를 상회하고 있는 만큼, 박희태 대표의 표를 잠식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박 대표는 유 후보를 어떻게든 달래서 주저 앉혀야 하는데 상황이 그리 녹녹치 않아 보인다.

    장애는 또 있다.

    민주당 후보로 친노세력의 지지를 받는 송인배 전 청와대 비서관 후보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민주당내 친노그룹의 핵심멤버이자 범민주 단일화를 지향하고 있는 송인배 전 청와대 비서관은 최근 친노그룹 내에서 자신을 출마 후보자로 결정함에 따라 다음 주 중으로 민주당에 입당해 예비후보로 등록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송 전 비서관은 최근 "친노그룹을 주도하고 있는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친노 인사들이 그동안 나돌고 있는 후보난립을 최종 정리해 자신을 범민주 단일후보로 만들기 위해 친노 후보로 결정했다"며 "민주당 당적으로 출마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주당과 친노세력의 분열을 은근히 기대했던 한나라당에게는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경남 양산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비교적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민주노동당에서 이수호 최고위원과 박승흡 전 대변인 등 이른바 거물급 인사들이 유력후보로 거론되는 점도 박희태 대표에게는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민주당 후보와 민노당 후보가 후보단일화를 이룰 경우, 그 파괴력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제 양당은 이미 양산에서의 후보단일화를 통한 범민주후보 이야기를 공식적으로 거론하고 있는 상태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당 대표가 공천에서부터 어려움을 겪더니, 갈수록 태산”이라며 “금배지를 향한 집념에도 불구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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