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국무총리 내정자, ‘기대 반, 걱정 반’

    정치 / 문수호 / 2009-09-06 08:5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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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정부의 개각과 맞물려 한때 민주당 대선 후보로 거론됐던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총리직에 임명되면서 야권을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지난 4일 정운찬 총리 후보자의 내정에 대해 “기대 반, 걱정 반”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정 내정자는 예전부터 이명박 대통령의 경제정책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표명해왔고, 특히 대운하 반대, 4대강 사업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해 왔을 뿐만 아니라 부자감세에 대해서도 적극 반대하는 등 정부의 정책기조와는 사뭇 다른 입장을 견지해오던 터라 총리직 제안부터 수락까지 그 배경에 관심이 주목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정 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당사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정 전 총장은 지난 수년 동안 이명박 정권이나 한나라당 정책에 대해 완전히 다른 생각과 철학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데 어떻게 총리 후보를 수락했을지 걱정스럽다”면서도 “혹시라도 이것이 이명박 정권이 경제정책기조를 바꾸겠다는 신호인지 기대해보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정 후보자가 자신이 수년 동안 공식, 비공식적으로 엠비노믹스에 대해 표출한 의사정책들이 변질되지 않고 계속 지켜졌으면 한다”는 바람을 표명했다.

    또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인터뷰에 출연, “(정 내정자가) 우선 총리로서 적격자인지, 도덕성이나 학자로서의 논문 등 여러 가지를 봐야 하기 때문에 지금 뭐라고 할 수는 없다”면서도 “소신 총리가 되려는지 아니면 그냥 끌려 다니는 예스총리가 될지 검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사청문회를 통해 그동안 주장해오던 정부 비판적 시각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소신 없이 ‘예스’로 정부에 끌려 다닐지에 대한 건설적 검증을 하겠다는 것이 박 의원의 주장이다.

    박 의원은 정 내정자에 대해 “어려운 정치현실에서 총리로서 리더십이 있을지 좀 두고 봐야한다”고 평가를 유보하며, “정치인이면 자신의 정치적 소신, 학자면 학자적 양심에 따라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은 같은날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 정 내정자에 대해 “자기 소신을 포기 선언 한 것 같다. 애처롭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노 대변인은 정운찬 전 총장이 총리직에 내정되면서 자신과 이명박 대통령간에 경제시각에 큰 차이가 없다고 말한 것에 대해 “자기 합리화 과정을 밟고 있는 것이고, 소신도 철학도 큰 문제 삼지 않고 현실에 맞춰 살겠다는 것”이라며 “그런 삶의 변화, 전환을 변절이라 부른다”고 혹평했다.

    그러면서 그는 “권력이라는 꿀 속에는 항상 본인도 느끼지 못하는 독이 숨어있다”며 “아마 살아온 길과 전혀 다른 길을 걷게 될 거다. 좌절도 하고 절망으로 무너지기도 할 텐데 다시 일어날 힘은 살아온 길에서 찾기 바란다”고 조언했다.

    한편 노 대변인은 정 전 총장이 국무총리직에 내정되면서 강력한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 “물론 앞날은 아무도 모르는 것이지만 정운찬 총리 후보자를 너무 높게 평가하는 것 같다”라며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의견을 내비췄다.

    문수호 기자 msh@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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