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준 ""마무리가 내 자리"

    스포츠 / 차재호 / 2009-11-19 11: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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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속 회복해 140km 중반까지 회복… ""세이브 개수는 신경안써"" 자신감"
    "세이브를 얼마나 할 수 있느냐는 신경쓰지 않는다. 이 정도 페이스라면 히어로즈 뒷문을 책임질 수 있을 것이다."

    '조라이더' 조용준(30. 히어로즈)에게 이번 제주도 마무리훈련은 특별하다.

    2005년 어깨 수술을 받은 조용준은 긴 재활의 터널을 뚫고 올해 8월 16일 1군 무대를 밟았다. 그가 1군에 올라온 것은 1430일만이었다.

    2007시즌이 끝난 뒤 구단과 연봉 협상이 결렬됐던 조용준은 지난 해를 미계약 선수 상태로 보냈다.

    그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히어로즈와 계약을 맺었지만 지난 해 마무리훈련 도중 허리 디스크가 생겨 복귀가 예상보다 늦어졌다.

    조용준은 "몇 년을 쉬다가 갑자기 훈련을 격렬하게 하니 허리가 아팠다. 미국에서 훈련할 때부터 허리 통증이 있었다"며 "조절하니 괜찮아졌지만 히어로즈 마무리훈련에 오니 다시 허리 통증이 도졌다"고 설명했다.

    김시진 감독은 지난해 마무리훈련을 앞두고 조용준이 올해 안에 복귀하기가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충분한 재활을 거치고 완벽한 몸이 되면 등판시킬 것"이라고 강조해 온 김시진 감독은 조용준을 해외 스프링캠프 참가 명단에서 제외시켰고, 시즌 시작 후에도 2군에서 재활하도록 했다.

    조용준의 재활이 순조롭게 이뤄지자 "올해 안에 복귀하기 힘들 것이다"라고 밝힌 김시진 감독은 조용준의 복귀 시기를 고심하기 시작했다. 김 감독은 올해 8월에서야 조용준을 1군 엔트리에 등록시켰다.

    조용준은 "올해 준비를 많이 하지 못했다. 그저 1군에 서겠다는 생각 뿐이었다"며 "제대로 훈련을 소화한 뒤에 조용준다운 피칭을 보여주겠다고 생각했다. 올해는 정말 1군에 복귀해보자는 생각만 했다"고 밝혔다.

    그는 1군 복귀 당시 "1군 마운드에 서는 것 자체가 큰 소득이다. 1군의 분위기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8월 복귀한 조용준은 11경기에 등판했다. 그러나 당초 목표했던 '분위기 파악'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것이 그의 평가다.

    조용준은 "마무리라는 보직에 있으면 언제 나가야 되는지 감을 잡을 수 있다. 그런데 중간계투로 등판하면 그 타이밍을 모르겠더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몸이 제대로 풀리지 않았는데 등판한 경우도 많았다. 공도 컨트롤이 잘 되지 않았고, 타자들과 상대하는 것도 전력이 아니었다. 그래서 '분위기를 파악했다'고 말하기는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조용준은 내년 시즌 마무리 후보다. 김시진 감독은 마무리 후보 명단에 조용준과 손승락, 문성현을 올려놓았다. 조용준이 부활한다면 마무리는 그의 몫이 될 확률이 높다.

    마무리 때문에 골치를 앓는 히어로즈로서는 조용준의 '부활'이 꼭 필요하다. 이런 이유로 조용준의 스프링캠프 참가는 거의 확정적이다. 조용준도 스프링 캠프에 참가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조용준은 "한국에서 훈련하면 공을 던지기가 힘들다. 날씨가 추워 제대로 피칭을 해볼 수가 없다. 몸 상태를 베스트로 만들기가 힘들다"며 "마무리 훈련에서 55개 정도의 공을 던졌다. 연투도 가능했다. 스프링 캠프에서는 60~70개를 던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시진 감독은 조용준의 구위에 우선 합격점을 줬다. 김 감독은 "조용준이 9월 말에 평균 구속이 138km 정도였는데 지금은 140km 초중반을 찍는다. 몸 상태도 좋은 것 같다"고 은근히 기대를 거는 모습을 보였다.

    "나는 신인이 아니다. 원래 뛰었던 자리가 있지 않느냐"라고 운을 뗀 조용준은 "결국 '마무리를 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다. 구위를 회복하고 감독님의 믿음을 얻는다면 마무리로 뛸 수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조용준은 "소위 '긁히면' 구위가 좋은 것이라고 볼 수 있는데 지금은 공이 잘 채진다. 주변에서도 볼끝이 좋다고 한다"며 "현재 페이스대로만 한다면 마무리를 꿰찰 것이다. 세이브 개수는 신경쓰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조용준은 자신의 부활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으로 구속을 끌어올리는 것을 꼽았다.

    "구속이 지금보다는 1~2km 정도 더 나와야 한다"고 말한 조용준은 "주무기로 쓰던 슬라이더도 마찬가지다. 타자들이 보면 빠르게 휜다고 하는데 전체적인 구속이 떨어져 전성기 때와 같지는 않다"며 "전체적인 구속이 올라오면 슬라이더도 예전과 다름없게 던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내년 시즌 후배들과 마무리 경쟁을 펼칠 조용준은 "'어깨만 아프지 않으면' 앞으로 4~5년을 더 뛸 수있지 않겠느냐"며 웃어보였다.

    올해 히어로즈는 선발진 붕괴와 더불어 믿을만한 마무리가 없는 것이 골칫거리였다. '조라이더' 조용준이 부활해 히어로즈의 고민을 말끔히 해결해 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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