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산타들, 사랑과 희망을 쏘다

    스포츠 / 차재호 / 2009-12-26 09: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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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명보 성탄절 자선축구경기 7년째 이어져
    "어려운 환경에 처한 어린이들이 즐겁게 축구할 수 있도록 돕겠다."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40)이 앞으로도 자선경기를 통해 나눔과 사랑을 실천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홍 감독은 25일 오후 2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자신의 장학재단 주최로 열린 '셰어 더 드림(Share the dream) 풋볼 매치 2009'에 출전했다.

    이날 경기에서 홍 감독은 그라운드를 누비며 재치있는 골 세레머니를 등을 펼치며 경기의 흥을 돋우었다.

    홍 감독은 경기 후 있은 기자회견에서 "바쁜 가운데 참가해 준 선수들,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경기장을 찾아준 팬들께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축구를 통해 어려운 이웃들에게 힘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2003년 이후 매년 성탄절에 열린 자선경기는 올해로 7회 째를 맞았다.

    국내외 축구스타 및 각계 인사들이 참가해 온 홍명보장학재단 자선경기는 매년 연말에 관심을 불러 일으키며 화제가 됐지만, 관중동원 및 이벤트 면에서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로 인해 연말에 펼쳐지는 경기시기 및 진행방식의 변경 문제들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 대회부터 시작된 '산타 캐롤송 대합창' 이벤트도 1만4750명의 기네스 기록에 연속 도전했지만, 2008년(1만3580명)에 이어 올해(1만3785명)도 한국 기네스 기록을 세우는데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홍 감독은 앞으로도 축구를 통해 어려운 이웃에게 꿈과 희망을 전하는 일역을 담당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홍 감독은 "(문제점들에 대한 고민은) 몇해 전부터 해왔던 것"이라고 밝히며 "A매치(국제경기), K-리그 등 기존 일정과 사회적 분위기를 봤을 때 다소 추운 날씨이더라도 연말에 자선경기를 하는 것이 어울리지 않나 싶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매년 여건이 어려워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자선경기의 훈훈한 분위기와 궂은 날씨에도 경기장을 찾아주신 팬들의 존재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올해 자선경기는 부모와 헤어진 뒤 복지시설에서 자라며 대표선수의 꿈을 키우고 있는 변수호군(13. 알로이시오초)의 희망을 이뤄준다는 부제하에 치러졌다.

    변수호군은 후반전에 선수들과 손발을 맞추며 자신의 재능을 한껏 드러냈고, 경기종료 직전에는 골까지 터뜨리는 등 뜻깊은 하루를 보냈다.

    "TV로만 보던 대표선수들과 함께 뛰어 즐겁고 좋은 추억이 됐다"고 수줍게 밝힌 변수호군은 "자기관리를 철저히 해 국가대표라는 꿈을 이루고 싶다"고 다짐했다.

    내년에 알로이시오초를 졸업한 뒤 서울 대신중에 입학하는 변수호군을 지원할 계획인 홍 감독은 "앞으로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질 것이다. 오늘의 기억을 잊지 않고 열심히 활약한다면 훌륭한 선수가 될 것으로 본다"고 응원 메시지를 전달했다.

    최근 열린 프로축구 K-리그 대상에서 최우수선수(MVP) 및 득점왕, 베스트11, 'FAN'tastic Player 등 4관왕에 오른 '라이언킹' 이동국(30. 전북)은 "오늘 경기에서 변수호군이 보여준 뛰어난 위치선정, 골 결정능력은 내가 초등생 시절 갖지 못한 것"이라며 최선을 다해 꿈을 이루도록 당부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8강 진출의 주역 구자철(20. 제주) 역시 "변수호군은 꿈에 대한 의지와 열정이 큰 어린이다. 현재의 꿈을 잊지 않고 운동장에 나서면 큰 선수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내다봤다.

    한편, 1회 대회 이후 매년 자선경기에 참가, 이 날도 사랑팀 사령탑으로 나선 황선홍 부산아이파크 감독(41)은 "축구를 통해 자선에 동참할 수 있다는데 축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뿌듯한 소감을 밝혔다.

    지난 해에 이어 초청선수 자격으로 그라운드에 나선 개그맨 서경석은 "뛰어난 선수들과 많은 시민들과 함께 뜻깊은 행사에 동참해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며 앞으로도 자선경기를 돕는데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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