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월드컵 돌풍 '풍요 속 빈곤'

    스포츠 / 차재호 / 2010-07-07 19:4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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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 강호에 하나 둘 씩 무릎… 결국 유럽팀들끼리 결승 잔치
    남아공월드컵 초반 매섭게 불어 닥쳤던 남미 대륙의 돌풍은 '풍요 속 빈곤'으로 끝났다.

    우루과이는 7일 오전 3시30분(한국시간) 남아공 케이프타운 그린포인트 경기장에서 벌어진 네덜란드와의 2010남아공월드컵 4강전에서 2-3으로 패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남미 국가 중 유일하게 4강 진출에 성공한 우루과이의 패배로 남아공월드컵 우승컵은 유럽의 차지가 됐다. 결승에 선착한 네덜란드는 스페인-독일의 4강전 승자와 우승을 다툰다.

    이탈리아, 프랑스 등 유럽 전통의 강호들이 줄줄이 조별리그에서 짐을 싼 것과 대조적으로 남미는 월드컵에 출전한 5개국이 모두 16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칠레를 제외하곤 모두 조 1위였다.

    남미의 상승세는 8강에서도 유효했다. 브라질에 패한 칠레를 빼면 모두 승리를 챙겼다. 아르헨티나, 브라질, 파라과이, 우루과이 모두 활짝 웃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유럽의 부진을 만회라도 하려는 듯 8강에 오른 유럽의 정상급 팀들은 이미 전력과 분위기가 최고조에 오른 완벽한 팀이었다.

    '우승후보 0순위'로 평가받던 브라질은 네덜란드에 1-2로 덜미를 잡혔고 디에고 마라도나 감독의 아르헨티나는 독일에 0-4의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파라과이 역시 선전을 펼쳤지만 '무적함대' 스페인의 벽을 넘지 못하고 0-1로 패해 8강 진출에 만족해야 했다.

    그리고 남미의 마지막 자존심이었던 우루과이도 결승 진출을 눈앞에 두고 좌절을 맛봤다.

    대회 초반 유럽의 몰락과 극명한 대조를 이뤘던 남미의 선전이 신기하리만큼 와르르 무너졌다. 더욱이 브라질, 아르헨티나의 완패는 남미 입장에서 충격적이다.

    남미는 2002한일월드컵에서 브라질이 우승을 차지한 다음인 지난 대회에서 단 한 팀도 4강에 오르지 못했다. 2006독일월드컵 4강은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포르투갈 등 유럽팀들이었다.

    2회 연속 결승 진출에 실패한 남미 축구다.

    남미 국가가 결승 진출에 실패한 것은 독일월드컵 이전인 1982스페인월드컵이 가장 최근이고 이번이 역대 8번째다.

    경기를 치를수록 조직력과 끈끈함이 강해지는 유럽과 달리 개인기와 특정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남미 축구의 약점이 부각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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