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중소기업' 뒷북치는 MB?

    정치 / 전용혁 기자 / 2010-07-28 18: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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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 김진표 최고위원
    "親대기업정책 일관하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
    부자감세 수정등 정부의 기조 전체를 바꿔야 할 것"

    [시민일보]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동반발전을 강조하며 대기업을 압박하고 있는 것과 관련, 민주당 김진표 최고위원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며 평가 절하했다.

    김진표 최고위원은 28일 오전 PBC라디오 ‘열린세상 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이명박 한나라당 정권이 지난 2년 반 동안 전문가나 야당의 줄기찬 반대에도 불구하고 고환율 정책, 부자 감세 등 시대착오적 친대기업 정책으로 일관해왔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김 최고위원은 “그동안 대기업 위주 정책 시행 결과 수출 대기업의 이익이 엄청 늘어났는데도 이들 대기업의 투자 비율은 계속해서 마이너스 두 자리를 맴돌고 있다”며 “대기업을 지원해서 그 효과가 중소기업으로 올 것이라고 하는 낙수효과는 미국에서도 안 나타났고 한국에서도 결국 나타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말 뿐만이 아니라 실제로 바꿀려면 정부의 기조 전체를 바꿔야 할 것”이라며 “우선 대기업에 대해 부자 감세 등 이런 정책들을 수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정부의 4대강 사업과 관련, “대형 건설사들에게 이익이 돌아간다. 그 사업은 필요하지 않은 사업이고 너무 많은 돈을 쓰면서 전체 경제를 가지고 엄청 주름지게 만들 것”이라며 “중소기업의 일자리를 늘리는데 더 많은 돈을 써야 하고 교육과 보육, 복지 분야로 돌려써야만 내수 위주의 선순환 경제가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 대통령의 이번 발언에 대해 “현실을 모른다. 탁상에 앉아서 지시한다고 그게 그대로 되는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가 상생 협력을 지원하기 위해 500억원 예산 지원하면 그것이 생산성이 높아지고 원가가 절감되면 대기업은 제품 구매 파트에서 구매 단가를 내려서 이익을 흡수하는 게 실정”이라며 “이런 실정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중소기업의 경쟁력, 중소기업에 대한 R&D 투자 지원 등에 초점을 맞춰 강한 중소기업을 만드는 정책으로 바꿔주면 저절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협력도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같은 이 대통령의 발언 배경에 대해 “더 이상 낙수효과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대통령께서 인식한 것”이라는 학계의 분석이 나왔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이날 오전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의 초기 경제정책을 보면 재벌규제를 완화하고 감세정책 등의 대기업들을 우선으로 지원하는 정책을 쓰게 되면 그 성장의 과실이 중소기업과 서민으로까지 확산된다는 것에 기초하고 있었는데, 임기 중반을 지나는 시점에서 다시 확인을 해보니 한국의 현실이 그렇지 않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배경을 설명했다.

    김 교수는 “그간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상생협력이 실패했던 이유는 재벌정책은 30개의 재벌만을 상대하면 되기 때문에 그 효과가 빨리 나타나고 그래서 5년 단임 대통령의 임기내에도 나타나기 때문에 경제 성적표를 관리하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중소기업은 모든 산업을 따진다면 300만개가 있다. 이걸 단기적으로 한다고 해서 중소기업활성화 정책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중소기업 정책은 그것을 집행하는 대통령의 임기에는 효과가 없고 다음 대통령이 성공한 경제대통령이 되는 기반을 쌓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바로 이런 괴리나 갈등의 문제를 극복하는 것이 중소기업정책의 성패를 좌우하는데 지금 상황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가 2년 반밖에 안 남았는데 자기 임기내에 과연 경제성적표에 연연해하지 않으면서 다음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중소기업 정책을 일관되게 장기간 집행할 의지를 갖고 있느냐에 대해 아직까진 확인하기 어렵다”며 부정적 전망을 내놨다.

    그러면서 그는 “앞으로 (이 대통령이)어떠한 정책을 구체화하고 그것을 어떻게 법제도화 하느냐라고 하는 것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용혁 기자 dra@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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