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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면 시사평론가) “역시 박근혜 후보 지지율이 압도적이야”, “무슨 소리? 다른 후보가 압도적이던데”, “허어. 여론조사에 그렇게 나왔다구”, “허어. 나도 여론조사 봤다구”
옥신각신 끝에 진상 규명에 들어갔는데 두 사람 말이 다 맞는다. 같은 여론조사를 했는데 이렇게 반대라니. 그러나 바로 진상은 밝혀졌다. 여론조사의 방법이 문제였다.
박근혜 후보가 압도적으로 이긴 여론조사는 집 전화번호로 조사를 한 것이고 그 반대로 나온 것은 휴대폰 전화 여론조사였다. 집 전화는 집에 많이 계신 나이 먹은 어른들이 많이 받았고 휴대폰은 비교적 활동적인 젊은 층에서 많이 받았다는 것이다.
문제는 여론조사의 공정성이다. 여론조사 기관마다 조사의 공정성을 강조한다. 최선을 다 했다고 한다. 먹고 사는 문제가 걸린 것이다. 그런데도 공정성 시비가 끊임없이 제기되는 것은 국민들이 여론조사의 공정성에 대해 많은 의문을 제기하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뭘 어떻게 물어 봤는지 알 수가 없다. 그냥 지지율만 높게 나왔다하면 그걸 믿는 것이다. 몇 백 명, 몇 천 명을 조사했다고 하는데 몇 명이 대답했는지도 잘 모른다. 확실하게 공개를 해야 한다. 영업비밀이라고 안 밝히면 국민이 믿지 못해도 할 말이 없다.
ARS 여론 조사라는 것이 있다. 설문을 기계에다 놓고 돌린다. 몇 번 봤는데 황당하다는 생각이 든다. ‘경비가 많이 든다’는 등 여론조사 기관이야 할 말이 많겠지만 문제는 상식이다.
상식이 신뢰하지 않는 여론조사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여론조사를 담당하는 후배에게 직접 물어 봤다. 자세한 얘기를 안 해 준다. 언론마다 여론조사 결과가 크게 보도된다. 조중동을 비롯해서 여러 여론조사 기관에서 발표를 하는데 알아서 해석하라고 하면 불신이다. 유ㆍ불리가 문제가 아니라 상식이 도저히 수긍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여론조사 기관은 선거 결과를 두고 망신을 당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그래서 여론조사 믿지 말고 결과를 보면 마음이 편하다. 그러나 어디 인간의 마음이 그런가. 특히 정치하는 사람들이나 정당은 여론조사에 신경을 곤두세운다. 언론의 왜곡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특히 여론조사의 왜곡은 왜 말썽인가.
영향력 때문이다. 보통사람들의 대부분인 국민들이 여론조사라는 거창한 이름의 보도가 나오면 그렇게 믿는 경향이 있다. 선거에 무관심한 국민이나 후보자를 정하지 않은 유권자는 여론조사의 영향을 받는다.
신문에 났다. TV에 나왔다. 여론조사에 그렇게 나왔다. 하고 떠들어 대면 할 말이 없어진다. 그들에게 이 나라 언론의 왜곡, 허위, 과장, 편파를 설명하면 알아듣는 사람들이 몇이나 될 것인가. 그러니까 언론이 기고만장이고 여론조사가 목에 힘을 준다. 그러나 이제 아니다. 국민들도 알 건 다 안다.
여론조사 믿느냐는 ‘여론조사’ 한 번 해 보자.
12월19일이면 대통령 선거다. 여야는 목숨을 걸고 선거에 매달린다. 언론보도에 신경을 곤두세운다. 충분히 이해한다. 국민들도 점차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한다. 지금은 인터넷 시대다.
신문이나 방송 매체의 영향력은 점점 떨어진다. 신문사들의 형편이 점점 어려워지고 종편은 ‘애국가 시청률’도 유지하기가 어려워진 상태다. 이들에게 탈출구는 없는가. 있다. 공정보도다. 공정보도 외면하면 희망이 없다.
한 점 부끄러움이 없으면 언제 어느 때나 당당할 수 있다. 오뉴월 메뚜기도 한 철이라고 한다. 여론조사 기관도 제 때를 만났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조건이 있다. 공정한 여론조사다. 얼렁뚱땅 적당히 넘어가는 여론조사라면 하지 않는 게 좋다.
여론조사로 선거에 영향 줄 생각 단념해라. 국민들이 맹목적으로 여론조사를 믿어서는 안 된다. 이제부터 여론조사 믿으면 바보라는 말은 사라져야 한다. 여론조사의 신뢰를 걸고 한 번 해야 될 일이 있다.
검찰개혁을 국민이 어떻게 생각하는가. 언론개혁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리고 ‘여론조사 기관의 여론조사는 공정한가’ 여론조사를 한 번 해 보길 권한다.
여론조사는 신뢰가 생명이다. 신뢰가 사라지면 여론조사가 왜 필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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