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주자들, 대통령 하야 정국 불지피기

    정당/국회 / 이영란 기자 / 2016-11-03 09:3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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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학규, ‘거국중립내각’ 강조로 차별화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최순실 게이트’로 촉발된 현직 대통령 몰아세우기가 미래권력을 노리는 야권주자들의 ‘대통령 하야 정국 불 지피기'로 옮아가는 모양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은 노골적으로 박 대통령 퇴임 카드를 꺼내 들었다.

    성난 민심을 등에 업고 대선 레이스에서 반전을 시도하는 정치적 승부수를 던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박 대통령의 2선 후퇴를 요구해 왔던 안 전 대표는 전날 오후 국회 기자회견에서 “박 대통령은 즉각 물러나라”며 “더이상 박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시장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 대통령은 즉각 물러나야 한다”며 같은 날 저녁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비상시국회의 촛불집회에 참석했다.

    다만 문 전 대표는 같은 날 오후 전남 나주시 나주학생독립운동기념관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하야한다는 것은 그것 자체로 우리 헌정사의 큰 비극이 될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한 국정의 혼란이나 공백을 우리가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이 된다"고 일단 대통령 하야에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정치적인 해법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된다면 나 역시 비상한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사실상 문 전 대표가 박 대통령에 대한 하야를 공식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야권 관계자는 3일 “야권 내 대세론을 기반으로 중도보수로의 외연 확장을 꾀하는 문재인 전 대표로서는 박 대통령 퇴임 주장을 먼저 꺼내 보수층의 표적이 될 이유가 없다”며 “대신 다른 주자들이 하야운동을 해 주고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문 전 대표가 하야를 촉구할 경우, 60일 이내 보궐선거를 치러야 하는데 자기가 대통령이 되려고 그러는 것이라는 오해를 받을 수도 있어 수위를 조절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손학규 민주당 전 대표는 “대통령이 모든 것을 내려놓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며 '거국내각 구성'을 강조하면서도 '하야'에 대해선 여전히 선을 긋는 모습이다.

    손 전 대표 측 관계자는 “ 손 전 대표는 대통령이 당장 하야할 경우 극단적인 국정혼란으로 대한민국이 침몰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그래서 박 대통령이 ‘거국중립내각’ 요구를 수용해 국정을 수습해 나가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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