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강행하다 부결되면 정치권 파산선고 당해”
“非朴이탈 가능성...‘제로베이스’에서 재검토해야”
“담화발표 몇 분 만에 거부한 野보면 절망스럽다”
“담화 거부하고 계속 탄핵추진하면 역풍 불수도”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는 30일 박근혜 대통령의 전날 대국민 담화에 대해 “국민들에게 또 한 번의 실망을 안겨준 담화였다”면서도 정치권에는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내다봤다.
고성국 박사는 이날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 “대통령이 정치권에게 던진 승부수, 이걸 지금 정치권이 제대로 못 받아내고 있는 것 같다”며 “정치권에 던진 승부수는 지금 효과를 발휘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대국민 담화의 성격에 대해선 “다분히 특검을 의식한 것”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이 임기 후에 자신의 신변을 걱정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특히 정치권에 미친 효과에 대해 “비박계의 캐스팅보트의 비중이 훨씬 더 커져버렸다”며 “야권에서는 여러 지도자들이 탄핵은 예정대로 추진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비박계가 분열이 돼서 애초 주장대로 탄핵을 하자는 사람들이 있어도 일부가 ‘이 정도면 탄핵까지는 안 가도 된다’고 빠져버린다면, 그래서 막상 12월 9일 탄핵 본회의 표결에 들어갔는데 198석으로 부결돼 버리면 정치권 전체가 완전히 파산선고 당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야권이 ‘이것은 대통령의 꼼수다, 우리는 끝까지 간다’, 이렇게 당위적 주장만으로 이 정국을 돌파할 수 있겠느냐”며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꼼꼼하게 검토해야 될 부분은 없는지 문제제기를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비박계 일부의 이탈 가능성을 예상하면서 “아무리 비박계라도 새누리당의 당적을 갖고 있는 사람들 아니냐. 새누리당 당적을 갖고 있는 대통령을 탄핵하는 건데, 이것은 어떤 형태로든 역사의 기록에 남는 것이니까 부담이 없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특히 고 박사는 “대통령이 모든 것을 국회에 넘기겠다고 했다. 물론 거기에 여러 가지 꼼수가 숨어 있다 치더라도 어쨌든 국회에다 넘기겠다는 것 아니냐”라고 반문하면서 “그런데 그걸 해결할 능력이 없어서 그냥 그대로 밀어붙인다. 이렇게 되면 사실은 몸을 빼고 싶었던 비박들도 있을 텐데 이 사람들한테는 몸을 뺄 수 있는 좋은 상황을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야권에서 ‘여야 간에 워낙 입장차이가 있는데다가 당내에서도 비문 다르고 친문 다르고 비박 다르고 친박 다르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이 국회에서 합의하라지만 어떻게 합의가 되겠느냐’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것에 대해 “그야말로 누워서 침 뱉기”라고 지적했다.
이어 고 박사는 “주말마다 100만, 200만이 분노의 촛불을 들어주고 있고 그 힘으로 여기까지 온 것 아니냐. 야권이 잘해서 여기까지 온 것도 아니다”라며 “그 힘을 믿고, 정치적으로 대통령이 모든 것을 국회에 맡기겠다고 했으면 당장 오늘 아침이라도 주요 지도자들이 만나서 대통령의 이런 제안을 우리가 받을 거냐 말 거냐를 가지고 논의해야지, 어떻게 대국민 사과가 나온 불과 몇 분 만에 거부한다, 끝까지 탄핵으로 간다, 이런 식으로 해서 사분오열된 모습을 보이느냐”고 따끔하게 질책했다.
그러면서 “그 점에서 절망스럽다”고 한탄했다.
또한 고박사는 안희정 충남지사가 ‘여야 합의 과정에서 일단 지도부가 먼저 회동하는 것이 우선일 텐데 당내에서 교체 요구를 받고 있는 새누리당 지도부와 야당이 무슨 협상을 진행할 수 있겠느냐’고 언급한 데 대해선 “이정현 대표에 대해선 그렇게 얘기할 수 있지만 이 문제는 원내대표끼리 만나서 1차 협의를 해야 될 문제”라고 반박했다.
이어 “정진석 원내대표를 파트너로 해서 협상을 진행하고 그 과정에서 야권이 주장할 부분을 좀 더 강하게 주장하고, 이게 새누리당 때문에 관철이 안 될 때는 또 다른 명분을 가지고 이걸(박대통령 담화) 거부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며 “왜 그런 절차를 밟는 것을 그렇게 어려워하느냐”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공을 국회에 던졌으면 무작정 그걸 거부할 것이 아니라 국회는 국회 나름대로 명분을 쌓기 위한 여러 가지 그 일정들을 만들어가면서 ‘역시 이건 안 되겠다’. 이렇게 해서 또 다른 국민적 지지를 얻어내는 것이 정치”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지금은 대통령의 조기 퇴임이라고 하는 것이 거의 기정사실화 돼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태에서도 거부하고 계속 탄핵 추진하겠다면 ‘과유불급’이라고 역풍이 불 수 있다”며 “상대를 완전히 죽여서 바둑의 ‘만방 게임’하듯이 하는 것이 꼭 좋은 정치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야권을 향해 “이미 박근혜 대통령은 국회에 정치생명을 다 맡겼다. 그리고 사실상 정치적 사망선고 상태라고 보이지 않느냐”면서 “이런 상태에서 국민들이 안심하고, 이런 정도면 우리도 이제 정치적 혼란을 넘어설 수 있겠구나. 그리고 몇 달 정도만 잘 버티면 새 정부가 들어설 수 있겠구나. 이런 로드맵을 빨리 국민들한테 보여줄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반기문 UN 사무총장의 거취와 관련해선 “지금의 새누리당은 이미 의미가 없는 정당이니까 앞으로 어떤 이름의 정당이 새로 건설될지는 모르지만 보수 유권자들의 지지를 모을 수 있는 정치세력이나 정당에서 대통령 선거에 도전하려고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