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택 “비대위원장에 전권 준다”

    정당/국회 / 이영란 기자 / 2016-12-19 10:5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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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유승민은 비대위원장 감 아냐”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19일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전권을 주겠지만, 유승민 의원은 비대위원장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차기 비상대책위원장 인선과 관련, "많은 분들의 의견을 수렴해봐야 알겠지만 비교적 전권을 드리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 전단계에서 어떤 인물이 오시느냐가 중요하다"고 제동을 걸었다.

    그러면서 "새 비대위원장은 당의 갈등과 분열을 일으킬 소지가 있는 사람은 안 되고, 같이 갈 수 있는 인사가 추천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불교방송과의 인터뷰에서도 '독배를 마시는 심정으로 비대위원장을 맡겠다'는 유의원의 전날 언급에 대해 "제가 분명히 비주류 쪽에서 추천 인사를 택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며 "(유의원의 비대위원장 관련 발언은)김무성 의원 등 비주류 의견이 취합되지 않은, (비공식적인)유승민 의원의 개인의견"이라고 일축했다.

    이 같은 정 원내대표의 발언을 두고 정치권은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전권은 주지만, 유승민 의원은 비대위원장감이 아니다’라는 속내를 내비쳤다는 해석이다.

    유승민 의원은 전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당 개혁의 전권을 행사하는 비상대책위원장이라면 기꺼이 독배를 마실 각오가 돼 있다”면서 “전권을 행사하는 비대위원장이 아니라면 그 어떤 제안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밝혔다.

    ‘전권이 어디까지냐’는 질문에는 “무슨 (친박-비주류) 공동 비대위원장이니, 비대위원에 친박 몫이 50%니 하는, 이런 흥정에 들러리를 설 생각이 전혀 없다”며 “비대위원 인선권은 당연히 포함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권 실패와 당 실패에 책임이 큰 사람들에 대한 인적 청산은 피해갈 수 없다”고 못을 박는 등 강경한 모드를 이어갔다.

    이와 관련, 친박계는 당초 계파모임인 ‘혁신과 통합 보수연합’ 해산 추진을 보류하는 분위기다.

    조원진 의원은 “유승민 비대위원장설이 대두되면 해체의 의미가 없어지니 기다리자는 의견이 많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도 비박계는 집단 탈당을 택할지, 비대위 구성 협상으로 갈지를 두고 뚜렷하게 행보를 정하지 못한 채 지리멸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런 비박계의 망설임에 대해 당밖에서 이들의 탈당을 기다리고 있는 선도 탈당파들의 압박이 거세지는 모양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전날 탈당파 전·현직 의원들 모임에서 "비상대책위원장이 누가 되느냐에 무슨 차이가 있느냐"며 "친박이 주류이고 다수인 새누리당 안에서 해체와 인적 청산은 애당초 불가능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용태 의원도 유 의원에게 보내는 공개편지를 통해 "더 이상 어떤 수모를 당해야 친박들과 결별할 것이냐"며 "아직도 새누리당 적통을 가지고 있어야 보수 재집권이 가능하다고 믿느냐"고 질타했다.

    심지어 정두언 전 의원은 “유(승민) 의원은 이회창 전 총재 때 입과 두뇌 역할을 했고, 박근혜의 비서실장으로 항상 수구보수 입장에 서 왔다”며 “2012년 갑자기 경제민주화의 기수처럼 행세하며 중도개혁을 얘기했지만 변심한 이유를 설명하지 않는 것은 기회주의자”라고 몰아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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