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 지도부 총사퇴...당권은 누가?

    정당/국회 / 이영란 기자 / 2018-06-17 11:4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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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바른 출신들, ‘중도’-‘보수’ 정체성 놓고 기싸움 불가피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바른정당이 6·13 지방선거 참패 책임을 지고 15일 지도부가 일괄 사퇴했지만 선거패배 책임을 둘러싼 네탓 공방으로 당내 갈등을 이어가는 모양새여서 조기전당대회를 염두에 둔 계파간 기싸움이 시작됐다는 관측이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17일 “당은 일단 내일(18일)김동철 원내대표가 이끄는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되지만 비대위 체제는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며 “다음 달이나 늦어도 8월 이전에는 전당대회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당내 사정을 전했다.

    하지만 국민의당, 바른정당 양 계파가 선거패배 책임을 떠넘기는 등 심각한 당내 갈등을 이어가는 상황이어서 전대를 염두에 둔 정체성 싸움이 시작됐다는 전망이다.

    실제 유승민 전 공동대표는 선거패배의 원인으로 당의 정체성 논란을 지목하면서 ‘보수의 길’을 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유 전 대표는 지난 14일 대표직을 사퇴하면서 “정체성의 혼란이 가장 심각하고 근본적인 문제였다. 이 문제는 당이 바로 서기 위해서는 꼭 바로잡아야 할 문제”라며 "처절하게 무너진 보수 정치를 어떻게 살려낼지, 보수의 가치와 보수정치 혁신의 길을 찾겠다. 개혁보수의 길만이 국민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신념에는 변함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다음날 대표직 사퇴를 선언한 박주선 전 공동대표가 “내부 정체성 혼란 있다는 평가도 전적으로는 동의 안 하지만 귀 담아 들어야 한다”면서도 “(바른미래당이) 보수만 얘기했지, 진보는 거들떠보지도 않는다는 시각도 있다”고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특히 김동철 비대위원장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유승민 전 대표를 겨냥해 “누구한테나 다 소신과 철학이 있겠지만 당내의 다수 공감대가 만들어지면 그때는 자신의 소신과 철학을 접을 줄도 알아야 한다”고 직격했다.

    이어 “보수야당 프레임을 극복하지 못해서 한국당 심판에 덤터기로 끼워 들어간 측면이 있다”면서 “바른미래당은 좌우 양극단을 배제한 중도개혁 실용정당을 표방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당과의 합당 가능성에 대해서도 “한국당과는 어떤 연대나 통합도 없다”며 “한국당은 보수를 표방할 자격도 없는 수구정당이다. 그런 정당이 혁신을 한다는 것 자체를 기대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당내 정체성 차이로 향후 전당대회를 못 여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전당대회를 할 만큼 화학적인 융합이 가능하다. 모두 위기의식과 절박함을 갖고 이구동성으로 국민의당, 바른정당 출신 할 것 없이 당의 화합, 융합을 말했기 때문에 진통이 있을지 몰라도 어렵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재·보선 후보 공천과정 등에서 독단과 밀어붙이기를 반복해 보수층이 등을 돌렸다고 반발하면서 한국당과의 보수재편을 염두에 두고 있는 바른정당 측을 설득하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한편 선대위 해단식에서 “이제 새로운 야당이 건설돼야 한다. 바른미래당 중심으로 야당이 근본적으로 재편돼야 한다”고 밝힌 손학규 전 선대위원장의 행보가 주목받는 분위기다.

    당시 손 전 위원장은 이례적으로 긴 시간을 할애해 지방선거 패배의 인정, 중도개혁정당의 가치 피력, 문재인 정보의 소득주도성장 비판 등 사실상 당 재건에 대한 로드맵을 제시, 당권에 의욕이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은 바 있다.

    그러나 바른정당 출신들에 대한 설득이 관건이라는 지적이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최근 손학규 전 위원장과 오찬회동 하는 자리에 박주선 전 대표와 김동철 비대위원장은 참석했지만 유승민 공동대표가 불참한 것을 두고 손학규 역할론에 대한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는 해석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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