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미봉남 회귀, 비핵화 협상 촉진 자처한 문 대통령 입지 약화 우려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북한과 미국이 석연찮은 '통미봉남' 행보를 보이고 있는 데 대해 '대한민국 패싱'을 우려하는 소리가 적지 않지만 청와대가 지나치게 낙관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따른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북한은 현재 연일 남측을 향해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조롱과 막말성 대남 비판 담화를 쏟아내면서도 미국에는 유화제스쳐를 보이는 투트랙 전략을 쓰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는 "북미 정상의 '친서 외교'는 오히려 긍정적으로 평가할 일"이라며 "북한 외무성이 내놓은 담화 역시 한미연합연습에 대한 반발일 뿐 전체 대화의 틀을 엎을만한 변수는 아니다"라는 기존의 입장을 반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북한은 전날 새벽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두 발을 동해상으로 쏘아 올렸다. 지난 6일 단거리 탄도 미사일 발사 이후 나흘만이자 올 들어 일곱번째 이뤄진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였다.
여기에 북한 외무성은 이날 권정근 미국담당국장 명의의 담화를 내고 "(한미 연합) 군사연습을 아예 걷어치우든지, 군사연습을 한 데 대하여 하다못해 그럴싸한 변명이나 해명이라도 성의껏하기 전에는 북남 사이의 접촉 자체가 어렵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며 한국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심지어 "우리 군대의 위력시위 사격을 놓고 사거리 하나 제대로 판정못해 쩔쩔매여 만사람의 웃음거리가 된 데서 교훈을 찾을 대신 저들이 삐칠 일도 아닌데 쫄딱 나서서 새벽잠까지 설쳐대며 허우적거리는 꼴이 참으로 가관", 겁먹은 개가 더 요란스럽게 짖어대는 것" 등의 '막말성 비판도 쏟아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아직까지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지켜보는 입장이다.
특히 북한의 최근 행동이 미국이 아닌 한국만 겨냥한 압박이라는 점에서, 통미봉남 회귀 가능성을 겅계해야 한다는 여권 내 우려에도 불구하고 침묵을 이어가고 있어 화를 키우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남측을 향한 미사일 발사 수 시간 전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친서를 보내는 등 대남 비난 속에서도 미국에는 우호적 입장을 견지했다. 반면 우리 측에는 이날 외무성 국장 담화를 통해 "우리가 대화에 나간다고 해도 철저히 이러한 대화는 조미(북미) 사이에 열리는 것이지 북남대화는 아니라는 것을 똑바로 알아두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압박을 이어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연합훈련이 끝나는 대로 만나고 싶고 협상을 재개하고 싶다고 매우 친절하게 말했다"고 김정은 친서 내용을 공개하면서 "너무 멀지않은 미래에 김 위원장을 만나길 고대한다"고 화답하는 모습이어서 이 같은 우려에 무게가 실린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여의도 정가 관계자는 "과거의 '통미봉남' 기조로 돌아가는 수순 아니냐"면서 "비핵화 협상의 대한민국은 물론 촉진자를 자처한 문재인 대통령 입지도 좁아지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북한의 저질 막말에는 입을 닫고 야당 비판에는 입을 여는 정부 여당의 주적은 북한이냐 야당이냐" 따지면서 "우리 국민을 모독한 도 넘은 북한의 막말을 강력 규탄한다"고 반발했다.
특히 "제1야당 대표에게 "보수꼴통" "바보" "멍청이" "백치" 라고 욕을 한 민주당과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왜 북한에 대해서는 아무말도 못하냐"면서 "국민들은 국정운영 동반자인 야당보다 북한을 더 대우하는 정부여당을 보면서 깊이 좌절하고 있다는 걸 명심하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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