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표-송영길-우원식 ‘문재인 마케팅’ 고개
[시민일보 = 전용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5·2 전당대회 흥행 문제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흥행 실패는 비단 코로나19 때문만은 아니다.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지적이 나올 정도로 친문(친문재인) 일색으로 후보들이 구성된 탓이 크다. 홍영표 후보는 친문 핵심, 송영길·우원식 후보는 범친문으로 분류된다. 최고위원 후보들도 대부분 친문 위주로 구성됐다. 재보선 패배 이후 ‘친문 2선 후퇴론’, ‘친문 책임론’까지 거론됐지만, 친문 핵심인 윤호중 의원이 원내대표로 선출되면서 인적 쇄신론은 자취를 감췄다.
민주당 관계자는 27일 “반환점을 돈 전당대회가 쇄신, 차별점, 흥행이 없는 ‘3무(無) 전당대회’로 흘러가고 있다”며 “당내 일각에서도 4·7 재보선 참패 이후 치러지는 전당대회인 만큼 쇄신책을 논의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당심 구애’에만 쏠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 20일 광주와 전주에서 시작한 전국 8개 권역 순회 합동연설회는 24일 부산과 대구를 거쳐 26일 춘천과 서울에서 마무리했으나 국민은 물론 당원들도 관심을 두지 않는 분위기다.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비대면으로 생중계되는 만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체육관에 관중이 모여 지지하는 후보를 연호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운 탓도 있지만, 친문 아닌 후보가 없다 보니 친문 구애에 열을 올리는 게 주요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도부 선출은 대의원 45%, 권리당원40%, 국민 10%, 일반당원 5%의 투표로 치러지기 때문에 강성당원이 포진한 권리당원 표를 의식하게 된다는 것이다.
당 관계자는 “28일부터 전국대의원과 권리당원 등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투표를 앞둔 만큼 당심을 얻기 위해 세 후보는 어제 합동 연설회에서 치열하게 기싸움을 벌였다”며 “특히 그간 잠잠했던 '문재인 마케팅'이 고개를 들었다”라고 말했다.
실제 '친문' 핵심 홍 후보는 전날 서울 여의도 민주 중앙당사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분열하고 패배하는 변화, 정체성까지 부정하는 혁신은 안 된다"라며 자신이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대통령과 당명을 빼고 모두 바꿔야 한다'고 언급했던 송 후보를 겨냥한 것이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돕겠다며 주류 '친문 표심'을 공략했다.
범친문으로 분류되는 송 후보는 "저는 어떠한 계파나 파벌에 속하지 않다"며 "민주당의 과감한 변화를 불안하게 생각하고 고슴도치처럼 조금만 다르다고 상대를 배척하는 편협함을 버리지 않으면 국민의 마음이 영영 떠난다"며 사실상 홍 후보를 비판했다.
우 후보는 "국민은 홍 후보를 혁신의 얼굴로 보지 않을 것", 송 후 후보를 향해서는 "문재인 정부 국정 철학과 민주당의 가치와 맞지 않는 주장을 남발한다"라고 견제구를 날렸다.
여의도 정가에선 4·7 재보선을 계기로, 문재인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가 이뤄졌고 '친문'을 중심으로 운영됐던 민주당의 입법폭주에 국민적 심판이 있었음에도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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