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선은 지도부 비판 “불출마”...중진은 '선명 친문' 변신 "출마"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내년 4월 총선을 6개월가량 앞두고 '조국일가 비리의혹' 등 대형악재로 각자도생에 나선 더불어민주당이 초선은 당의 무기력을 비판하며 불출마선언을 하는 반면, 중진 의원들은 오히려 ‘친문 선명성’을 내세워 총선 재도전 의지를 다지고 있어 주목된다.
27일 현재 민주당 현역 의원 2명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표창원(경기 용인정) 의원은 지난 24일 "사상 최악의 20대 국회에 책임을 지겠다"며 "내년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비례대표 초선인 이철희 의원은 지난 15일 '이해찬 대표 책임론'을 공개적으로 제기하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 의원은 "조국 정국 이후 당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가고 있다"며 "이렇게 민주당이 무기력해진 책임의 상당 부분이 이해찬 당대표에게 있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당이 노쇠하고 낡았다"며 "조국 정국을 거치면서 가장 답답했던 것은 당이 대통령 뒤에 숨는 것이다. 너무 비겁하다"고 비판했다.
불출마를 선언하지 않은 민주당 초선 의원들도 조 전 장관 사태와 관련해 민주당 지도부의 안일한 대응을 비판하며 변화를 요구했다.
조응천(경기 남양주갑) 의원은 지난 25일 의원총회에서 "조국 사태로 인해 많은 의원이 괴로워했고 지옥을 맛봤다"며 "(당 지도부가 현 정국을) 너무 '핑크빛'으로만 본다"고 비판했다.
이들 초선의원들의 연이은 불출마 선언으로 한동안 불씨를 키워가던 ‘중진 용퇴론’이 사그라드는 분위기다.
실제 지난 9월, 5선의 원혜영(경기 부천오정) 의원 등이 불출마를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불출마 의사를 밝힌 중진 의원은 없다.
오히려 일부 중진 의원의 경우, 강력한 출마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6선의 이석현 의원(경기 안양동안갑)은 지난 23일 지역구인 경기 안양시청 기자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출마 의지는 물론 국회의장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내년 총선에) 당선되면 민주당 내 최다선 의원이 된다"며 "국회의장이 돼 문재인 정부 후반기에 개혁이 완수될 수 있도록 뒷받침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조국 정국에서도 조 전 장관 일가 방어에 적극적이었다.
그는 조 전 장관의 아내 정경심 씨가 구속된 지난 24일, 페이스북에서 "변호인단은 구속적부심을 신청하라. 특히 정 교수 건강문제에 구체적인 자료 보완이 필요하다"며 "우울하지만 지치지 말고 힘내자"라고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5선 중진 이종걸 의원(경기 안양만안) 의원도 조국 정국 때 조 전 장관 지지자들이 주최한 서울 서초동 촛불집회 무대에 올라 지지연설을 하기도 했다.
지난달 28일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는 "(과거) 문재인 대통령을 그리(반대)했던가. 여러분께 사과드린다"며 그 동안 당내에서 친노·친문 진영과 거리를 뒀던 자신의 행적을 사과하기도 했다.
중진 의원들이 '친문 선명성' 경쟁을 벌이는 배경에는 민주당의 총선 공천룰과 관련 있다는 말이 나온다.
민주당은 내년 총선 공천에서 현역 의원에 대해서는 '경선을 통한 공천'을 원칙으로 정했다.
직무수행 평가를 통해 전체 의원 '하위 20%'에게 감점을 주고 정치 신인에게 가산점도 주기로 했다. 이런 상황에서 권리당원을 많이 확보하지 않으면 현역 의원이라고 해서 공천을 안심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때문에 다선 중진 의원들이 친문 성향 권리당원 확보를 위해 조국 전 장관 이슈에서 선명성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민주당에서는 통상 다선(多選) 중진 의원들이 용퇴하던 과거 관행과 달리 초선 의원들이 불출마를 잇따라 선언하고 있다”며 "민주당의 물갈이 흐름이 기존 정치 관습과 반대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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