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반 김종인 연대’ 세력화 가능성

    정당/국회 / 이영란 기자 / 2020-06-10 13:4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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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본소득'- '보수 이념 탈피' 등에 불만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미래통합당 내에서 '반 김종인 연대' 움직임이 조직화되고 있는 가운데 김종인 비대위원장에 대한 성토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전망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10일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노선에 반대하는 이들 사이의 '전략적 제휴'가 있을 수 있다"며 "'반 김종인' 목소리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앞서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은 전날 21대 국회 개원 기념으로 특별강연을 주최했다. 


    해당 포럼 대표는 연일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향해 쓴소리를 쏟아내는 미래통합당 장제원 의원이다. 


    장 의원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대통령 후보는 당 권력자 눈에 들어서 배출되는 것이 아니다, 누가 점지해서 되는 것도 아니다"라며 "본인의 피와 땀과 눈물의 노력과 권력 의지 그리고 국민의 검증에 의해서 탄생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장 의원 발언은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겨냥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렸다. 


    연사로 나선 원희룡 제주도지사 역시 "대한민국 보수의 이름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우리의 유전자"라며 "용병에 의한 승리가 아니라 바로 우리에 의한 승리가 필요하다"라고 주장, 김 위원장을 향한 공세 수위를 더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원 지사는 장 의원의 '김종인 비토 발언'과 관련해서도 "요즘 그 포효의 목소리, 그 심정 너무나 절절히 잘 느끼고 있다"며 "자다가 선잠이 깨면 내가 어떤 초현실 영화의 한 장면에 강제로 끌려와 있는 느낌"이라고 공감을 표했다. 


    특히 원 지사는 김 위원장을 용병에 빗대 "실력을 인정할 수 없는 상대방에게 4연속 참패를 당하고, 변화를 주도했던 우리의 자랑스러운 전통을 잃어버리고, 외부의 히딩크 감독에 의해 변화를 강요받아야 하는 현실"이라며 "무엇보다 중요한 건 그 승리가 용병에 의한 승리가 아니라 바로 우리에 의한 승리여야 한다"라고 노골적으로 편가르기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아류 진보의 이름이 아니라, 위기를 정면돌파하는 저력을 보였던 보수의 유전자를 회복해서 그 이름으로 이겨야 한다"며 "누구와 함께? 용병과 외국감독에 의해서? 아니다. 우리 동지들의 엔트리를 가지고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인 위원장이 주도해 최근 여야 핵심 의제로 떠오른 기본소득 논의에 대해서도 "우리가 준비가 안 되어 있기 때문에 미래세대 자산을 훔쳐다가, 빼앗아서 지금 나눠주는 포퓰리즘 선동에 국민 귀가 솔깃해 있다"며 "우리가 바로 잡아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원 지사의 이 같은 비판에 대해 정작 당사자인 김 위원장은 "그 사람이 이야기한 것에 대해서 내가 굳이 신경 쓸 게 뭐가 있겠느냐"라고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으로 일축했다. 


    당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비대위원장 임기를 시작한 직후 당내에선, 특히 3선 이상 중진들을 중심으로 한 비토 여론이 적지 않다"며 "특히 김 위원장이 내세우고 있는 '기본소득', '보수 이념 탈피' 등의 주장에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 당내 중진들을 중심으로 권성동·김태호·윤상현·홍준표 의원에 대한 복당 요구가 쏟아지고 있지만 김 위원장은 당내 복잡한 상황을 이유로 이들과의 만남조차 고려하고 있지 않고 있다"며 "이들을 중용하지 않으려는 김 위원장의 의중이 작용된 결과"라고 말했다. 


    실제 비대위 구성에서도 청년 3명, 여성 2명을 포함시키면서도 중진들을 배제했던 김 위원장은 당내 산하 위원회에서도 당내 중진들을 배제, 정강·정책 개편 TF(태스크포스)도 1970년대생과 1980년대생들 중심으로 꾸려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당 안팎에선 장제원, 조경태 의원 등 김종인 체제에 비판적인 중진 의원들과 무소속 4인방 등이 ‘반 김종인 연대’를 구성하고, 지속적인 비판 목소리를 낼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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