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사실상 사실상 분당사태에 빠져있는 바른미래당, 특히 유승민 의원에 대한 공개 구애에 나선 가운데 이명박 정부 당시 정무수석 출신인 박형준 전 의원이 중도보수 세 규합을 강조하고 나서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야권개편이 본격화 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특히 나 원내대표가 당내 통합논의와 관련해 황교안 대표의 기존 입장에 반하는 독자적 발언으로 이목을 끌면서 이 같은 관측에 무게가 실리는 모양새다.
정치권 관계자는 11일 “나 원내대표가 유 의원 구애에 나선 배경은 12월 초 원내대표 임기종료를 앞두고 임기 연장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복당파 지지를 얻으려는 속내와 무관하지 않지만 결과적으로 황교안 대표의 보수통합 구상을 거스른 상황이 됐다" 며 "특히 지지율 저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황대표에 대한 '하극상' 행태로 비쳐지면서 당내 '반 황교안' 기류에 동승한 게 아니냐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고 있다.
나 원내대표는 지난 7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유 의원과 통합 안 하면 한국당 미래는 없다”며 “유 의원이 서울에 (한국당으로) 출마하면 얼마나 좋겠나. 유 의원과의 통합에 역할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통합의 시점에 대해선 ‘손학규 대표가 바른미래당에서 나가고 유승민 대표가 당을 이끄는 시점’이라고 못 박았다.
이에 대해 유승민 의원이 “나 원내대표를 만난 적도, 통화한 적도 없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냈지만, 나 원내대표만 특정하면서 한국당 측과 교감이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의 여지를 남겼다.
특히 나 원내대표의 발언이 지난 6월 취임 100일 기념 토크 콘서트에서 황 대표가 “시간이 걸리겠지만 중도에 있는 분들과 함께할 수 있는 기회가 올 것”이라며 밝힌 보수통합 취지와는 결이 다르다는 지적도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황 대표는 지난 7일 <서울경제>와 인터뷰에서도 "많이 아픈 상황에서 장기간 구속된 것에 대해 국민들이 걱정을 많이 한다. 국민의 뜻에 맞는 결정이 필요하다”고 박 전 대통령 사면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이를 고리로 우리공화당의 통합에 우선순위를 두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은 바 있다.
한국당 관계자는 “황 대표와 나 원대표가 보수통합을 놓고 논의하고 있는 상황도 아닌 것 같다”며 “투톱이 통합의 방향을 결정하지 못해 중구난방 하는 모습”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최근 들어 부쩍 늘고 있는 나 원내대표의 독자 행보가 황교안 대표 흔들기에 나선 당내 일각의 움직임과 관계가 있다면 상황이 더 복잡해질 수 있다"며 "정치적 속셈에 따라 사분오열의 끝은 결국 공망 뿐이라는 현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이런 가운데 이명박 정부에서 정무수석을 지낸 박형준 전 의원이 중도·보수 세력 재편을 위한 원탁회의 구성을 강조하고 나서 눈길을 끌었다.
박 전 의원은 전날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총선에서 중도 보수 진영이 문재인 정권 견제 세력으로서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면 나라가 정말 위험해질 수 있다"며 "황교안·안철수·유승민 세 사람이 작은 차이를 극복하고 단일대오를 구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세 사람 모두 추석을 전후해 통합 추진에 대한 결단을 내리고 올 연말까지 통합의 결과물을 만들어내야 한다"면서 "원희룡 제주지사 등 중도보수를 지향하는 전·현직 광역단체장들도 참여한 가운데 정당 외부에서 중도보수 세력 재편을 추동할 기구를 만들어 세 사람에게 통합을 설득하고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도 보수적 성격의) 야권 재편을 위해 오는 20일과 27일 토론회를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 전의원은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불거진 앙금이 여전히 크다는 지적에 대해 " 보수 진영이 탄핵에 이르게 된 과정에 대한 자기 반성은 필요하다"면서도 "국회에서 탄핵 의결에 이르는 과정에서 정치적으로 분열한 것과, 그에 따른 결과에 대해서는 평가를 유예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그 문제를 당장 정리하고 가자면 통합은 영원히 안 된다"면서 "보수 진영이 새로운 대안적 질서 만들 때까지는 유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앞서 우리공화당 홍문종 공동대표는 나 원내대표의 보수통합 방향에 대해 “탄핵 찬성파들이 ‘바른한국당’을 만들고 싶다는 속내를 커밍아웃했다”고 맹비난했다.
홍 대표는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뒤틀린 공범의식 때문에 스스로는 물론 동료의원들까지 사지로 몰아넣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 탓”이라며 “박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 ‘배신자’ 대열에 동참했더라도 지난 과오를 뉘우치고 용서를 구하면 애국시민들이 기회를 주실 거라고, 그토록 간곡하게 설득했건만 너무도 명확히 드러난 진실을 외면하고 불구덩이를 선택한 그 협량한 이기심이 분노를 넘어 측은지심을 부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음 총선에서 바른한국당을 상대로 진짜 보수 논쟁을 벌이는 상황은 만들고 싶지 않았는데 운명이라면 죽을 각오로 맞서 싸울 것”이라고 결기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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