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연 ‘불출마’, 비주류 세력 일제히 지원사격 나서...왜?

    정당/국회 / 이영란 기자 / 2019-11-20 15:5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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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당 해체 요구 총선 패망 원하나...해당행위 징계해야"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고 바른정당 창당에 몸담았던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황교안 대표 퇴진을 퇴진을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침묵을 지키던 일부 비주류 세력들이 일제히 지원사격에 나서는 모습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당 관계자는 20일 "김세연 의원의 불출마는 황 대표 들러리로 전락할까 우려하는 유승민 의원을 위한 것도 있겠지만 2년 뒤 부산시장 출마 길을 미리 닦아두려는 노림수도 엿 보인다"며 "좀비정당이라고 한국당 해체를 요구하면서도 여의도연구원장직은 고수하겠다는 김 의원의 진짜 속내는 내년 총선에서 한국당 패망을 바라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당을 향해 그 따위 식으로 말하는 건 명백한 해당행위"라며 "지도부는 피아구분 없이 내부총질로 당을 어려움에 빠뜨리는 김세연 의원을 당장 파면하고 즉각 당 윤리위에 회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그동안 당 안팎에서 숨죽이고 있던 세력들이 일제히 들고 일어나 내부총질 중인 김 의원을 엄호하고 있다"며 "김 의원 배경에 유승민, 김무성, 오세훈, 이재오 등 당내 비주류 연대 세력이 직결돼 있다던데 아마도 사실인 모양"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유 의원은 한국당과 통합을 안 하면 사실상 내년 총선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면서 "김 의원은 한국당이 해체되고 제3지대에서 뭉치는 그림을 원하는 유 의원 구상과 정확히 일치한다"고 밝혔다. 


    정우택 의원은 김 세연 의원의 돌발 행동에 대해 유승민과의 연결가능성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보였다.


    정 의원은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심증일 뿐"이라고 전제하면서도 “변혁과의 관계가 아직도 있는 건지 의구심을 갖는 사람이 저 말고도 상당수 있다. 유승민 의원의 주장(낡은 집을 허물고 새집을 짓자)과 유사하다. 생각을 공유했는지 모르지만 맥은 통한다”고 밝혔다. 


    특히 정 의원은 "당을 해체한다고 하며 당직(여의도연구원장)을 유지하는 것은 자기모순"이라며 즉각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또 다른 한국당 한 재선 의원은 "당을 해체한 다음 새롭게 꾸리자는 김 의원의 주장은 유승민 의원의 제안과 유사하다"며 "보수진영 전체가 어떻게 새롭게 리모델링하고, 혁신해야 할지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도 굳이 이 같은 해석을 부인하지는 않는 모습이다. 


    그는 ‘보수통합 과정에서 역할이 필요하다고 하면 동참할 생각이 있나’라는 질문에 “총선 불출마와 당 해체를 촉구한 이유 중 하나도 당이 쇄신할 수 있는 기회(통합)가 무산되는 것 같았기 때문”이라며 “요청이 있고 제 역할이 있다면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김 의원은 “양측이 기본적 소통도 안 되는 지금 상황으론 통합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일부 보수매체를 중심으로 비주류 세력 주장이 부각되면서 반 황교안 연대 움직임이 정교하게 일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박근혜 대통령 탄핵 당시 맨처음 탈당했다 복당한 김용태 의원은 "김세연 의원을 욕할 게 아니라 공천관리위원회에 넣어서 혁신 공천을 해야 한다"며 "그게 자유한국당이 살길"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김 의원은 “한국당이 이대로라면 2016년 총선보다 나쁜 성적표를 받아든다. 시대ㆍ세대교체를 통해 물갈이가 아닌 판갈이, 리모델링이 아닌 재건축을 해야 한다”면서 이 같이 주장했다.


    이어 " 일단은 안에서 할 수 있는 노력을 최대한해야 한다. 인적 쇄신이 먼저"라면서 "그러고도 안 되면 다음 단계를 생각해야 한다. 이제 시작"이라고 의미심장한 멘트를 남겼다.


    이에 앞서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19일 페이스북을 통해 “밥상을 차려줘도 주린 배를 움켜쥐고 우왕좌왕하는 정당”이라고 한국당을 직격했다. 


    오 전 시장은 “사회주의 개헌을 저지하기 위해서도, 더 이상의 서민 고통을 막기 위해서도 통합과 혁신은 반드시 이뤄져야 할 전제조건”이라며 “한 전도양양한 젊은 정치인의 자기희생 결단으로 자유한국당에 기회가 왔다. 기회가 온 것이 눈에 보이지 않느냐"며 김 의원을 두둔했다. 


    같은 날 김병준 전 한국당 비대위원장도 cbs 라디오에 출연, "남았으면 싶은 사람은 나가고 또 나가야 될 사람은 안 나가고 있고"라면서 김세연 의원의 불출마를 안타까워했다. 


    황교안 대표의 성적에 대한 질문에는 "밖에서 혼자 들어가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그렇게 많지 않았을 것"이라면서도 "이제 상당한 기간이 지났으니까 지금부터 리더십을 잘 발휘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사회자가 '아직까지는 제대로 발휘를 못했냐'고 묻자 "지금까지는 준비기간 아니었나 싶다"고 에둘러 수긍하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 17일 불출마선을 하면서 "무너지는 나라를 지켜낼 수 없다. 존재 자체가 역사의 민폐다. 나라를 사랑하고 나라를 살리는 마음으로 우리 다 함께 물러나자"며 사실상 당 해체 수순을 촉구하고 나섰다. 


    김 의원은 새누리당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탈당, 바른정당에서 유승민 대선후보 선거대책본부장 등을 역임하는 등 유 의원의 핵심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사다. 바른정당 복당파 의원들 가운데서는 가장 뒤늦게 한국당에 복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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