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민석 “이대로면 당 깨질 수 있다는 우려들 많아 "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의원이 찬반 논란에도 불구하고 오는 8월 전당대회 출마 의지를 굳힌 것으로 알려지면서 '분당'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당내에서 공식적으로 분출되는 모습이어서 주목된다.
친명(친 이재명)계 좌장 격인 정성호 의원은 28일 “핵심 당원들은 국회의원이라는 자들이 아무런 비전이나 가치도 제시하지 않은 채 ‘내가 안 할 테니 너도 하지 말라, 네가 하지 않으면 나도 안 하겠다, 누구는 책임 있으니 나오지 말라’는 행태에 분노하고 있다”며 지난 23,24일 당 워크숍 현장에서 이 의원의 전대출마를 반대한 의원들을 겨냥했다.
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의 내일을 이끌 지도자감이 안 보인다고들 하신다. 정치인들이 좀 더 당당하게 깃발을 들고 자신이 대안임을 주장하는 자신 있고 정직한 모습을 보이라고 한다”고 주말 동안 자신이 직접 청취한 민심을 전하면서 이 같이 날을 세웠다.
그러나 이 의원의 전대 출마를 반대하는 당내 여론도 만만치 않다.
실제 당권 도전을 시사한 3선의 김민석 의원은 28일 "민주당에 지금 제일 필요한 것은 패배를 극복하고 대안정당으로 다시 서는 것인데 현재의 상황은 과거에 얽혀있는 계파싸움 길로 접어들고 있다"며 "이대로 가다가 깨질 수 있겠구나, 그렇게 당의 분열이나 쪼개짐(으로) 해석하시는 경우를 제가 많이 봤다"고 지적했다.
이날 CBS라디오 방송에 출연한 김 의원은 "(당 워크숍에서) 성찰과 평가에 기초한 건강한 경쟁 국면이 아니라 과거를 지목하고 책임을 묻고 계속 과거 싸움으로 가는 공방이 불가피하게 재현되겠구나 하는 종합적인 판단을 하게 됐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진행자가 '예전에 그렇게 나뉘어지다가 결국 당이 쪼개지는 그때가 떠오르신 거냐'고 묻자 김 의원은 "'대선 경선 당시 '명낙 대전'이라고 했던 그 연장선에서 과거 형식의 계파 싸움 내지는 책임공방의 재현으로 갈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이 의원이 전대에 출마하면) 당이 굉장히 혼란스럽고 분당 가능성이 있지 않느냐. 걱정이 많다”면서 “대선과 지방선거의 책임자로서 스스로 성찰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이 의원의 전대 출마를 반대했다.
전날 광주에서 열린 사단법인 북방경제문화원 포럼에 참석한 박 전 장관은 “대선에서 받은 1600만표는 대한민국 진보와 민주화 세력이 가야 할 방향에 표를 던진 것이지 후보 특정에 던진 것이 아니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특히 그는 이 의원이 선대위원장으로 나섰던 6·1 지방선거 당시 민주당 핵심 지지기반인 광주의 최저 투표율을 언급하면서 “집요한 정치 기술자 이미지 보다는 가슴으로 정치하고 미래를 이야기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이 의원을 겨냥하기도 했다.
5선 중진 이상민 의원도 "성찰을 하고 자중해야 할 때”라며 “전당대회에 나가기 위한 포석으로 (지지자들과 소통이) 활용되면 비판의 강도가 더 세질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전대 불출마에 힘을 실었다.
전날 BBS 라디오에 출연한 이 의원은 “이(재명) 고문 본인이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고 쇄신의 대상인데, 쇄신의 주체로서 주도적 위치에 나서겠다고 하면 설득력이 있겠느냐"며 “이 고문은 리스크적 측면을 깊게 바라보고 당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점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재선의 박용진 의원 역시 YTN 라디오 방송에서 “본인이 선택하실 문제”라면서도 “만일 조언을 해 달라고 한다면 단타 매매로 자꾸 소비돼서는 안 된다고 하겠다”고 말했다.
야권 원로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도 "(대선) 개표하던 날 '민주당은 잘못이 없습니다', '오롯이 내 책임입니다'(고 승복했던 이 의원 모습에) 상당히 감동했다"면서도 "그러면 당분간 성찰의 시간을 갖는 게 좋은데 또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갈 때도 모양 빠지게 갔다"고 비판하면서 이중성을 지적했다.
이날 SBSTV에 출연한 유 전 총장은 "그냥 맨날 변방에서 비주류로만 살다가 빨리 당권을 좀 잡아서 뭘 하겠다는 건데 이미 이재명 의원은 민주당의 최대 주주가 되어 있다"며 "이번에 (전대에) 나오면 대표가 되겠지만 과연 령(令)이 설지 참 걱정스럽다"고 우려했다.
특히 그는 "대선은 5년 후다. 그런데 왜 저렇게 서두르는지"라며 "요새 왜 저러냐고 그랬더니 가까운 사람들이 (이 의원은) 남의 말을 안 듣는다(고 하는데) 국회의원이 됐으니까 남의 말 좀 듣는 정치인으로 성장해 갔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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