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이영란 기자]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등 야당이 22일 김포공항 직원에 대한 갑질 의혹으로 뉴스메이커가 된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맹폭에 나섰다.

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민주당 김정호 의원은 지난 20일 오후 9시 쯤 김포공항에서 김해공항으로 떠나는 항공기에 탑승하면서 신분증과 탑승권을 공항 직원에게 보여줬다.

이 과정에서 '지갑에서 신분증을 꺼내 보여달라'는 직원의 요구를 김의원이 거부했고 해당 직원의 재차 요구가 이어지자 이에 발끈한 김 의원이 "책임자가 누구냐" "공항 사장에 연락하라" 등 언성을 높이며 갑질을 했다는 지적이다.

윤영석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이유가 가관"이라며 "신분증을 지갑에서 꺼내 보여달라는 요청에 해당 직원들의 얼굴 사진을 찍으며 위협하고, 그 자리에서 공사 사장까지 찾았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특히 "(김 의원은) 이후 기자에게 오히려 본인이 ‘무례한 갑질’을 당했다고까지 했다"며 "김 의원에게 경고하는데 국민과 항공사 직원에게 무지한 갑질을 하는 건 국회의원의 특권은 결코 아니다"라고 질책했다.

그러면서 "한국공항공사의 '항공기표준운영절차' 매뉴얼에 따르면 신분증 위·변조 등의 문제로 직원이 직접 신분증을 두 손으로 받아 확인하게 돼있다고 한다"며 "이런 규정은 보안과 안전이 중요한 항공의 특성상 당연한 절차"라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 김점화 대변인도 "국회의원의 배지는 국민 위에 군림하라고 준 것이 아니다"라며 "국민들이 하는 만큼의 상식에서 룰을 지키는 국회의원이 돼라"고 쓴 소리했다.

이어 "누가 김 의원에게 신분증을 제시하지 않을 권한을 주었는가. 상식이 통하지 않는 국회의원의 위엄이 그저 놀랍다"며 "얼마나 특권의식에 젖어 있으면 저런 반응이 나오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더불어 "김 의원은 '현직 국회의원 신분을 밝혔고 배지도 달고 있었는데, 규정을 얘기하면서 신분증을 (지갑에서) 빼 달라고 하기에 (시민을) 대표해서 항의한 것'이라고 하는데 함부로 시민을 대표해서 항의했다는 헛소리는 하지 마라"면서 " "자격 미달이다. 국회의원 배지를 달고 국토위 의원인데 신분증을 추가로 요구해서 화가 났다는 편이 솔직하겠다"고 지적했다.

문정선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김정호 의원은 자칭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호위무사였다"면서 "특권 갑질로 노무현 이름에 먹칠한 김정호 의원, 반칙왕 등극을 축하한다”고 꼬집었다.

이날 문 대변인은 “국회의원 얼굴을 모르면 갑질이 되는가. 국회의원 김정호에게 신분증을 요구하면 갑질이 되는가”라며 "모든 비행기 탑승자들은 항공권과 신분증을 제시하는 룰을 지키고 있다"며 "김정호 의원의 공항 갑질은 일종의 실패한 특권행사”라고 질책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 측은 "욕설은 절대 하지 않았다"며 "국토위 위원 신분을 얘기한 것은 '내가 모르고 물어보는 게 아니다'라는 취지에서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그날따라 공항 직원이 고압적으로 신분증을 꺼내라고 요구했다"며 "다른 승객들에게 불편을 떠넘기는 것 같아 언성이 높아진 것"이라고 설명였다.

한편 김 의원은 농업법인 '봉하마을' 대표이사를 지낸 인물로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김경수 경남지사의 지방선거 출마로 공석이 된 김해을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초선 의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