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문화인물’성리학자 김종직

    문화 / 시민일보 / 2005-06-07 19: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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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관광부가 6월의 문화인물로 조선 초기 문인 겸 성리학자이자 정치가였던 점필재 김종직(金宗直) 선생을 선정하고 각종 추모 기념사업을 전개키로 했다.

    이에 문화부는 오는 10일 오전 10시 경남 밀양시 예림서원에서 전국한시백일장을, 21일 오후 2시 밀양시청 대강당에서 ‘점필재 김종직의 사상과 학문의 계승·발전’을 주제로 추모 학술회의를 열 계획이다.

    김종직은 우리 나라의 유가적 문화전통을 형성한 선구자로 알려져 있다.

    그는 정몽주, 길 재 등이 수립한 학문 모범을 계승, 일상생활 범절과 처신에서부터 국가 경륜에 이르기까지 유자로서의 사상 이념을 발전시켜 수많은 후학을 양성함으로써 조선조 도학의 학풍을 넓히고 사림의 종사(宗師)로 추앙됐다.

    김종직이 사림의 종사로 추앙된 가장 큰 이유는 유학의 이념에 입각한 예의 범절의 실천과 교육에 솔선했다는 점이다.

    그는 고려 말~조선 초 불사이군의 절의를 지킨 명망 높은 학자 야은 길 재(吉再)의 영향과 아버지 강호 김숙자의 훈도를 받아, 학도들을 교육할 때 일상 생활의 마음가짐과 언어 행동에서부터 도덕을 수양하고 실천토록 강조했다. 이러한 기풍은 젊은 학도들에게 널리 파급돼 한 시대의 새로운 기풍을 이루기도 했다.

    김종직은 또 향토애와 민생을 주제로 한 전아하고 건실하며 서정적인 시풍을 구축, 조선 전기 제일의 시인으로 꼽힌다.

    그의 시문에는 유학자로서 성리 도덕의 학문을 바탕으로 한 깊은 내면 성찰과 민생이 유족하고 인륜의 기강이 바로 잡힌 문명사회에 대한 염원, 향토의 풍속과 물산과 인정에 대한 세심한 관찰과 짙은 애정이 담겨 있다.

    무엇보다 그의 시는 자연의 이치와 사회의 현실에 대한 치밀한 관찰과 철저한 사실성에 기반해 논리가 세심하고 글이 잘 다듬어져 있으며, 학문 수양에서 우러나온 온화하고 차분한 성정과 엄중한 법도가 깊이 함축돼 있다.

    김종직은 지방관으로 부임하면 그 지방의 사회 문화를 토대로 풍속을 개선하고 문명의 기풍을 진작하는 일에 가장 큰 힘을 쏟았다.

    그는 가는 고을마다 향사례(鄕射禮), 향음례(鄕飮禮), 양로례(養老禮) 등을 정기적으로 거행, 어른을 공경하고 덕성을 존중하며 서로 사양하고 존중하는 예절의 모범을 보임으로써 인간관계의 미덕을 존중하는 기풍을 진작코자 했다.

    그는 이처럼 우리 나라의 선량하고 후덕한 풍속과 토속문화를 문학 소재로 취해 각 지방 풍물을 매우 자상하고 정감있게 묘사함으로써 우리 국토의 풍정을 친밀하고 아름답게 인식시켜주고 고유문화에 대한 자각을 일깨웠으며 문명국가로서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김종직은 또 인류의 공존을 해치는 불의, 특히 권력을 장악하기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패도(覇道)를 미워했다.

    그의 시 가운데는 권력의 남용과 횡포로 인간관계의 믿음이 무너지고 사회 평화가 파괴되는 비극을 비판하는 내용이 많이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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