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행 ‘실험인간지대’ 대상 영예

    문화 / 시민일보 / 2005-09-06 18:5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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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회 부천만화스토리 공모전서
    매년 10월 열리는 부천국제만화축제에 맞춰 올해 처음 제정된 제1회 ‘부천만화스토리공모전’의 수상작이 선정됐다.

    6일 부천국제만화축제 운영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공모전은 지난 7월18일부터 30일까지 접수된 132편의 작품을 대상으로 2개월간의 심사를 거쳐 대상 1편, 우수상 1편을 선정했으며 시상은 대상에 부천만화정보센터이사장상과 상금 1000만원, 우수상에 부천만화정보센터이사장상과 상금 각 500만원씩이 수여된다.

    김형배 심사위원장은 심사평에서 “처음 실시된 공모전 치고는 많은 작품이 접수되어 심사위원들로서는 높은 관심과 기대치에 심리적 부담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며 “그러나 작품 전체 수준이 참신하고 개성 넘치는 다양한 작품들을 고대했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는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공모전에 참가한 작품들은 크게 세 부류로 나눠 볼 수 있는데 첫 번째로 가장 많이 응모된 작품류는 시대의 유행조류에 따른 ‘르귄’이나 ‘톨킨’, 혹은 ‘조앤 롤링’류의 매직 판타지가 주류였고 두 번째로는 ‘오시이 마모루’나 ‘오토모 가스히로’류의 SF, 세 번째로는 ‘와타야 리사’ 등의 영향권 안에 드는 하이틴 로맨스 내지 괴담, 성장통 등을 소재로 다룬 것들이었다.

    간혹은 팩트와 픽션을 접목한 어설픈 픽션류의 작품도 몇 편 섞여 있었으나 그 경계 또한 모호한 멀티 픽션으로 장르를 구분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판타지를 비롯해 응모된 작품 전반이 원작의 리믹스나 팬픽션(fan+fiction)의 냄새를 풍겨 한편의 작품으로는 드라마가 잘 구성됐음에도 불구하고 신선함이 결여됐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었다.

    제1회 ‘부천만화스토리공모전’의 대상으로 선정된 김정행의 ‘실험인간지대’는 “복제인간과 생명윤리라는 조금은 진부한 소재적 측면에 치우진 점은 있지만 서사구조의 완벽성과 자칫 SF에서 놓치기 쉬운 캐릭터의 성격묘사가 분명해서 좋았다”라는 평을 받았다.

    우수작인 송태욱의 ‘수면관리를 해 드립니다’는 전혀 관계없는 여섯명의 인물이 잠을 매개로 해서 하룻밤 사이에 연계되면서 현실에 대한 비현실의 역설이 돋보이는 특이한 소재로, 단편소설의 형식을 유지하면서도 만화적인 재미를 잃지 않은 작가의 재치가 돋보였다는 평을 얻었다.

    또 하나의 우수작인 신정희의 ‘응급의료센터’는 발로 뛴 작가의 노력이 돋보이는 작품. 종합병원 응급실 내에서 24시간 사이에 일어나는 절박하고도 잡다한 풍경을 현장감 있는 스케치와 주인공인 동시에 화자인 남자 간호사 최성식으로 하여금 상황상황마다 감정배제와 이입의 거리를 적절히 유지한 이야기꾼으로서의 재능이 높이 평가됐다.

    한편 제8회 부천국제만화축제는 오는 30일부터 10월3일까지 사흘간 부천시 복사골문화센터, 부천시청 일원에서 펼쳐지며 제1회 ‘부천만화스토리공모전’의 시상식은 30일 열리는 개막식에서 있을 예정이다.

    /부천=신재호 기자 sjh@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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