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구도와 색채로 이상 세계 빠져들어봐

    문화 / 시민일보 / 2006-06-18 19: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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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성식 개인전 25일까지 서울 관훈동 두아트 갤러리서 열려
    유채색과 무채색이 대비를 이루는 넓은 색면, 부감법과 다시점이 혼재된 구도로 독특한 작품 세계를 만들어 나가는 감각 있는 작가가 있다.

    지난 2005년과 2006년 대전시립미술관과 부산시립미술관에서 잇따라 주목할만한 신인작가로 선정됐던 민성식이 바로 그다.

    작품의 주된 이미지인 건물은 물론 민성식이 만들어낸 화면이 전체적으로 생경한 느낌을 주는 것은 독특한 구도와 색채에서 비롯된다. 아래에서 올려다본 또는 위에서 내려다본 시점의 구도를 통해 화면에 깊고 강력한 공간감과 원근감을 부여한다.

    민성식은 오래 전부터 극단적인 원근을 적용해 모서리를 드러내는 건물의 모습에 매력을 느꼈다고 한다. 여기에 작가는 우리 눈에 익숙한 수평선과 수직선 대신 상하좌우의 비스듬한 선들로 화면을 과감히 분할한다. 시원하게 화면을 가르는 비스듬한 직선들은 어느 한 곳에만 시선이 머무르게 하지 않고 화면 구석구석으로 시선을 유도한다.

    또 민성식의 화면은 무채색과 그것에 대비되는 파랑, 주황, 녹색의 큰 색 면들로 채워진다. 균일하게 처리된 색 면은 건물이 가지는 실제 공간감과 질감을 차단해 공간을 더욱 낯설게 만든다.

    민성식이 만들어낸 공간에서 사람의 흔적을 찾기는 어렵다. 그런데 작가는 건물 안, 또는 건물 밖 어느 예기치 못한 곳에 슬며시 리모컨과 책, 주머니칼과 자동차 모형, 술병 등 일상생활의 흔적을 집어넣어 어떤 정황을 만들고 그 상황이 무엇일지 추론하게 한다.

    작품 속 일상에 자주 뒤섞여 나오는 자동차, 보트, 텐트, 낚싯대는 작가가 실제로 좋아하고, 갖고 싶어 하고, 또 꿈꾸는 것들로 현실의 모습과 함께 이상을 대변하는 모티브라 할 수 있다.

    민성식 작품 속의 인물은 일상의 휴지기를 꿈꾸면서도 선뜻 떠나지 못하고 멈칫거리는 현대인의 모습을 반영한다. 밖에서는 푸른 하늘을 향해 날아오른 비행기가 손짓해도 지금 당장 우리의 안식처는 넓은 소파와 큰 텔레비전이다. 오는 25일까지 서울 관훈동 두아트 갤러리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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