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마흔도 안 된 젊은 감독에게 무슨 성찰이 있을까.”
자신의 세 번째 영화 ‘가을로’를 이야기 하면서 김대승(39) 감독은 내내 조심스러워 했다. 엄한 스승이었던 임권택 감독에 관해 말할 때 그랬고, 영화의 모티브가 된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를 기억할 때는 더욱 그랬다.
알려졌다시피 김 감독은 한국의 거장 임권택 감독의 조감독 생활을 오래 하며 엄한 영화수업을 받았다. ‘태백산맥’ 때 처음 임 감독을 만나 8년 간 5편의 영화를 함께 했다. ‘번지점프를 하다’로 드디어 독립, ‘혈의 누’에 이어 ‘가을로’를 만들었다.
그래도 김 감독은 당당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과거 ‘번지점프를 하다’에서 “동성애 영화”라고 자신있게 말하지 못한 것이 아직도 마음에 걸린다는 것이다. “영화 홍보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었지만, 상처를 받았다는 내용의 편지를 실제 동성애자에게 받고 많은 생각을 했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후회를 많이 했고, 지금은 뭐든 솔직하게 내 주장을 말하고 싶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최근 유지태가 주장, 논란이 된 “현재 고급아파트가 들어서 있는 백화점 자리에 위령탑을 세우자”는 발언에 대해서도 “못할 말 한 것 아니다”고 두둔했다.
당시 사고에 대해서도 “단순한 건물 하나 무너진 것이 아니다. 한국 사회가 썩은 것이 폭발한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어떤 사건이 일어날지 모르는 아슬아슬한 사회에서 과연 우리는 행복한가”라고 반문했다.
이런 김 감독에게 영화 속에서 백화점 붕괴장면을 표현해야 하는 것은 가장 큰 숙제였다 “그것을 단순한 볼거리, 재미로 보여주면 안 된다”는 판단에서다. “염치의 문제다”라고까지 했다. 연출 회의 때 두 가지 원칙을 강조했다고 한다. “장황하지 말고 리얼리티를 버리지도 말자”고 주문했다. 설명하자면 “전 국민이 다 아는 사건을 얼렁뚱땅 표현해서는 안 되지만 그 상처를 상업적으로 후벼 파서는 더욱 안 된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가을로’는 상업영화 답지 않는 상업영화, 멜로영화 답지 않은 멜로영화가 됐다. “제작사 측에서야 관객을 맘껏 울려주기를 바랐겠지만 꼭 그렇게 할 수는 없었다”는 게 감독 생각이다. 그래서 ‘가을로’만의 미학이 더 크게 느껴지는 것일 수도 있다.
‘가을로’라는 제목을 불러보면 마치 여행 같은 따뜻함이 느껴진다. 김 감독의 깊은 고민은 영화를 의미 있게 형상화시킨다. 수많은 사람들 상처의 원인이 된 사고에 대해 분노하게 된다. 이를 또 따뜻하게 감싸 안아준다. 영화는 상처를 치유하는 마법 같은 힘을 담고 있다.
영화를 만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26일 개봉이다. 결코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될 영화다.
자신의 세 번째 영화 ‘가을로’를 이야기 하면서 김대승(39) 감독은 내내 조심스러워 했다. 엄한 스승이었던 임권택 감독에 관해 말할 때 그랬고, 영화의 모티브가 된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를 기억할 때는 더욱 그랬다.
알려졌다시피 김 감독은 한국의 거장 임권택 감독의 조감독 생활을 오래 하며 엄한 영화수업을 받았다. ‘태백산맥’ 때 처음 임 감독을 만나 8년 간 5편의 영화를 함께 했다. ‘번지점프를 하다’로 드디어 독립, ‘혈의 누’에 이어 ‘가을로’를 만들었다.
그래도 김 감독은 당당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과거 ‘번지점프를 하다’에서 “동성애 영화”라고 자신있게 말하지 못한 것이 아직도 마음에 걸린다는 것이다. “영화 홍보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었지만, 상처를 받았다는 내용의 편지를 실제 동성애자에게 받고 많은 생각을 했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후회를 많이 했고, 지금은 뭐든 솔직하게 내 주장을 말하고 싶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최근 유지태가 주장, 논란이 된 “현재 고급아파트가 들어서 있는 백화점 자리에 위령탑을 세우자”는 발언에 대해서도 “못할 말 한 것 아니다”고 두둔했다.
당시 사고에 대해서도 “단순한 건물 하나 무너진 것이 아니다. 한국 사회가 썩은 것이 폭발한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어떤 사건이 일어날지 모르는 아슬아슬한 사회에서 과연 우리는 행복한가”라고 반문했다.
이런 김 감독에게 영화 속에서 백화점 붕괴장면을 표현해야 하는 것은 가장 큰 숙제였다 “그것을 단순한 볼거리, 재미로 보여주면 안 된다”는 판단에서다. “염치의 문제다”라고까지 했다. 연출 회의 때 두 가지 원칙을 강조했다고 한다. “장황하지 말고 리얼리티를 버리지도 말자”고 주문했다. 설명하자면 “전 국민이 다 아는 사건을 얼렁뚱땅 표현해서는 안 되지만 그 상처를 상업적으로 후벼 파서는 더욱 안 된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가을로’는 상업영화 답지 않는 상업영화, 멜로영화 답지 않은 멜로영화가 됐다. “제작사 측에서야 관객을 맘껏 울려주기를 바랐겠지만 꼭 그렇게 할 수는 없었다”는 게 감독 생각이다. 그래서 ‘가을로’만의 미학이 더 크게 느껴지는 것일 수도 있다.
‘가을로’라는 제목을 불러보면 마치 여행 같은 따뜻함이 느껴진다. 김 감독의 깊은 고민은 영화를 의미 있게 형상화시킨다. 수많은 사람들 상처의 원인이 된 사고에 대해 분노하게 된다. 이를 또 따뜻하게 감싸 안아준다. 영화는 상처를 치유하는 마법 같은 힘을 담고 있다.
영화를 만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26일 개봉이다. 결코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될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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