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구구 한국영화 `스톰프 더 야드` 봐라

    문화 / 시민일보 / 2007-01-17 19:3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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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저한 사전마케팅이 흥행 성공 이끌어

    우리나라는 타깃관객층 자료조차 없어


    뮤지컬영화 ‘스톰프 더 야드’가 1월 둘째 주 미국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철저한 사전마케팅의 성과라는 평가다.

    영화에 대한 평은 참혹한 수준이었다. 영화정보 사이트 IMDB 평점은 고작 3.1에 불과했다. 비평사이트 라튼토마토에서는 단지 25%의 비평가들만 지지를 보냈다.

    하지만 영화는 개봉 첫 주 12일에서 14일까지 2200만달러를 벌어들였다. 3주간 1위를 달린 ‘박물관이 살아있다’를 제치는 이변을 낳았다. 이에 대한 분석이 인상적이다. 첫 주 관객의 65%가 흑인이었다. 여성이 59%였고, 18세 이상 관객이 62%였다.

    흑인청소년 사이에 주류문화로 떠오른 ‘스톰프’를 소재로 한 영화가 타깃 관객층을 집중시킨 것이다. 영화는 흑인 인권수호에 앞장선 마틴 루터 킹 연휴기간으로 개봉시기를 조율했다. 축적된 자료들을 바탕으로 한 철저한 사전조사가 영화의 첫 주 흥행을 이끈 셈이다.

    이처럼 현대 영화산업에서는 표본조사를 통한 산업적 토대 자료가 중요하다. 그러나 한국 영화산업은 이 부분이 취약하기 짝이 없다.

    대중문화평론가 이문원씨는 “단적으로 한국영화 최고 흥행작 ‘괴물’을 과연 어떤 관객층이 관람했는지, 어떻게 연령층이 확대되었는지 알 길이 없다. 성비율과 지역별 선호도도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왕의 남자’도 같은 경우다. 한 동안 이준기의 여성 팬들이 반복 관람해 1000만 관객 돌파가 가능했다는 얘기가 돌았다. 그러나 중복관람객에 대한 조사도 없었다. 그저 ‘그런 것 같다’는 어림짐작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씨는 “애초에 모든 산업적 자료의 토대가 되는 극장전산망조차 완벽치 못해 흥행성적을 놓고 혼란이 분분할 정도”라며 “프로덕션의 근간이 되는 산업적 자료가 미비한 상황에서 초대형 제작비, 해외 로케이션, 호화 특수효과 등 산업적 덩치만 키워 대박흥행을 노리는 것은 ‘눈 가리고 수박 깨기’ 게임과 같다”고 주장했다.

    결국 한국 영화산업이 ‘허약체질 비만아’가 되는 것을 막으려면 ‘산업적 베이스’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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