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지원기금도 대형뮤지컬 편중될 전망
40만 관객몰이한 ‘루나틱’등 활발히 공연
창작콘텐츠 다양성·실험정신 인정받아야
봄 기운과 함께 창작 뮤지컬이 기지개를 펴고 있다. 순수 국내 시스템과 인력으로 탄생하는 작품이다.
화려한 무대와 탄탄한 작품성 등으로 관객을 유혹하는 브로드웨이, 웨스트엔드, 프랑스의 라이선스 뮤지컬 속에서도 창작뮤지컬은 약진을 거듭해왔다. 그럼에도 창작뮤지컬은 아직 한 구석으로 밀려 있다. 뮤지컬계의 시스템과 인식 탓이다.
한국뮤지컬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라이선스 뮤지컬의 62%가 500석 이상, 세계 투어 뮤지컬 중 3분의 2가 1000석 이상짜리 무대에서 공연됐다.
반면, 창작 뮤지컬은 80% 가까이가 500석 미만 공연장으로 몰렸다. 이 가운데 40%는 200석에도 못 미치는 소극장에서 단출하게 공연을 치렀다. 대형 공연장은 수입뮤지컬이 잠식하다시피 한 상황이다.
뮤지컬 인기는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다. 그러나 대형 공연장주가 라이선스 뮤지컬에 비해 위험부담이 큰 데다 큰 수익률도 기대할 수 없는 창작뮤지컬을 무대에 올리기란 쉽지 않다.
창작뮤지컬이 제 자리를 잡으려면 오픈 런, 즉 장기공연을 노려봄직하다. 장기공연은 해당 공연이 손익분기점을 넘길 가능성을 높인다. 동시에 끊임없는 반복 훈련을 통해 작품성도 제고할 수 있다.
뮤지컬평론가 원종원 교수(순천향대 신문방송학)는 “장기공연을 할 수 있는 뮤지컬 전용극장 건립이 시급하다. 전용극장 건립은 곧 창작뮤지컬이 발전할 수 있는 길”이라고 지적했다.
에이콤의 윤호진 대표가 1991년 제작한 ‘명성황후’는 최근 국내 뮤지컬 사상 최초로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100만명 이상을 끌어모으며 12년 간 공연을 지속해올 수 있었던 데는 역사 재연과 고유 문화 강조가 한 몫 했다. 그러나 이면에서 수정·보완을 거듭해 작품성을 업그레이드한 것이 가장 큰 성공 요인으로 손꼽히고 있다.
최근 한국뮤지컬협회는 ‘창작뮤지컬 활성화 방안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 지난해 12월부터 운영되고 있는 ‘창작뮤지컬 활성화 전략팀’의 정책 방향과 공연투자조합, 무대할당제, 아카데미 지원 등의 과제, 활성화를 위한 전반적 문제점, 개선책 등을 논의했다.
수렴된 제안들은 4월 중 ‘창작뮤지컬 활성화 중기발전계획’을 통해 발표, 본격 시행에 들어간다. 역시 4월께 정부가 자금을 지원해 뮤지컬 등에 투자하는 펀드도 출범한다. 100억원 규모의 ‘공연예술투자조합’이다.
문화관광부는 금년도 업무계획에서 국내 공연시장 활성화를 위해 100억원 규모의 공연전문투자조합 설립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청 지원금 40억원과 투자운용사인 IMM인베스트먼트가 기관투자자 등으로부터 조성한 60억원을 뮤지컬, 콘서트, 연극 등 공연예술 분야에 투입한다는 내용이다.
공연예술 전반에 투자한다고는 하나, 정부 지원기금은 수익성 보장이 힘든 창작뮤지컬보다는 해외 대형 라이선스 뮤지컬 쪽으로 흘러갈 개연성이 크다. 창작뮤지컬에서 독창성과 발전성을 찾기보다는 위험부담이 상대적으로 덜 한 라이선스 뮤지컬이나 수입뮤지컬로 편중될 전망이다.
갓 탄생한 창작뮤지컬이 수년에서 수십년간 공연되며 발전해온 라이선스 작품을 당장 뛰어넘을 수는 없다. 그렇다고 새롭고 신선한 소재를 앞세운 토종 뮤지컬에 기대를 걸지 않을 수는 없다.
올해는 ‘창작뮤지컬의 해’이기도 하다. CJ는 2005년부터 창작물의 새로운 소재 발굴, 워크숍을 통한 작품 개발 및 교육, 쇼케이스를 통한 발표로 크리에이터가 제작자나 투자자와 직접 만나 자신의 작품을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창작뮤지컬 쇼케이스를 개최하고 있다.
다양한 창작뮤지컬을 제작하고 관객에게 선보이는 작업도 계속되고 있다. 한적한 바다 마을을 배경으로 이뤄지지 못한 첫사랑에 대한 아련한 추억을 이야기하는 멜로 뮤지컬 ‘첫사랑’, 문근영 주연의 동명 영화를 뮤지컬화 한 ‘댄서의 순정’, 창작뮤지컬 쇼케이스를 통해 발굴된 ‘컨츄리보이 스캣’, 동명 만화를 뮤지컬로 옮긴 ‘위대한 캣츠비’, 이탈리아 영화 ‘길’의 극중 인물 젤소미나를 주인공으로 한 창작물 ‘젤소미나’ 등이 관객을 맞을 채비를 하거나 활발하게 공연 중이다. 개그맨 백재현의 재치와 뚝심으로 40만 관객을 모은 ‘루나틱’과 ‘페이스 오프’도 수정과 보완을 거치며 사랑을 받고 있다.
창작 뮤지컬은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했다. 창작 콘텐츠의 다양성과 실험정신이 우수 콘텐츠로 인정받는 순간, 뮤지컬 공연 시장은 외연을 더욱 확장할 수 있다.
40만 관객몰이한 ‘루나틱’등 활발히 공연
창작콘텐츠 다양성·실험정신 인정받아야
봄 기운과 함께 창작 뮤지컬이 기지개를 펴고 있다. 순수 국내 시스템과 인력으로 탄생하는 작품이다.
화려한 무대와 탄탄한 작품성 등으로 관객을 유혹하는 브로드웨이, 웨스트엔드, 프랑스의 라이선스 뮤지컬 속에서도 창작뮤지컬은 약진을 거듭해왔다. 그럼에도 창작뮤지컬은 아직 한 구석으로 밀려 있다. 뮤지컬계의 시스템과 인식 탓이다.
한국뮤지컬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라이선스 뮤지컬의 62%가 500석 이상, 세계 투어 뮤지컬 중 3분의 2가 1000석 이상짜리 무대에서 공연됐다.
반면, 창작 뮤지컬은 80% 가까이가 500석 미만 공연장으로 몰렸다. 이 가운데 40%는 200석에도 못 미치는 소극장에서 단출하게 공연을 치렀다. 대형 공연장은 수입뮤지컬이 잠식하다시피 한 상황이다.
뮤지컬 인기는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다. 그러나 대형 공연장주가 라이선스 뮤지컬에 비해 위험부담이 큰 데다 큰 수익률도 기대할 수 없는 창작뮤지컬을 무대에 올리기란 쉽지 않다.
창작뮤지컬이 제 자리를 잡으려면 오픈 런, 즉 장기공연을 노려봄직하다. 장기공연은 해당 공연이 손익분기점을 넘길 가능성을 높인다. 동시에 끊임없는 반복 훈련을 통해 작품성도 제고할 수 있다.
뮤지컬평론가 원종원 교수(순천향대 신문방송학)는 “장기공연을 할 수 있는 뮤지컬 전용극장 건립이 시급하다. 전용극장 건립은 곧 창작뮤지컬이 발전할 수 있는 길”이라고 지적했다.
에이콤의 윤호진 대표가 1991년 제작한 ‘명성황후’는 최근 국내 뮤지컬 사상 최초로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100만명 이상을 끌어모으며 12년 간 공연을 지속해올 수 있었던 데는 역사 재연과 고유 문화 강조가 한 몫 했다. 그러나 이면에서 수정·보완을 거듭해 작품성을 업그레이드한 것이 가장 큰 성공 요인으로 손꼽히고 있다.
최근 한국뮤지컬협회는 ‘창작뮤지컬 활성화 방안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 지난해 12월부터 운영되고 있는 ‘창작뮤지컬 활성화 전략팀’의 정책 방향과 공연투자조합, 무대할당제, 아카데미 지원 등의 과제, 활성화를 위한 전반적 문제점, 개선책 등을 논의했다.
수렴된 제안들은 4월 중 ‘창작뮤지컬 활성화 중기발전계획’을 통해 발표, 본격 시행에 들어간다. 역시 4월께 정부가 자금을 지원해 뮤지컬 등에 투자하는 펀드도 출범한다. 100억원 규모의 ‘공연예술투자조합’이다.
문화관광부는 금년도 업무계획에서 국내 공연시장 활성화를 위해 100억원 규모의 공연전문투자조합 설립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청 지원금 40억원과 투자운용사인 IMM인베스트먼트가 기관투자자 등으로부터 조성한 60억원을 뮤지컬, 콘서트, 연극 등 공연예술 분야에 투입한다는 내용이다.
공연예술 전반에 투자한다고는 하나, 정부 지원기금은 수익성 보장이 힘든 창작뮤지컬보다는 해외 대형 라이선스 뮤지컬 쪽으로 흘러갈 개연성이 크다. 창작뮤지컬에서 독창성과 발전성을 찾기보다는 위험부담이 상대적으로 덜 한 라이선스 뮤지컬이나 수입뮤지컬로 편중될 전망이다.
갓 탄생한 창작뮤지컬이 수년에서 수십년간 공연되며 발전해온 라이선스 작품을 당장 뛰어넘을 수는 없다. 그렇다고 새롭고 신선한 소재를 앞세운 토종 뮤지컬에 기대를 걸지 않을 수는 없다.
올해는 ‘창작뮤지컬의 해’이기도 하다. CJ는 2005년부터 창작물의 새로운 소재 발굴, 워크숍을 통한 작품 개발 및 교육, 쇼케이스를 통한 발표로 크리에이터가 제작자나 투자자와 직접 만나 자신의 작품을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창작뮤지컬 쇼케이스를 개최하고 있다.
다양한 창작뮤지컬을 제작하고 관객에게 선보이는 작업도 계속되고 있다. 한적한 바다 마을을 배경으로 이뤄지지 못한 첫사랑에 대한 아련한 추억을 이야기하는 멜로 뮤지컬 ‘첫사랑’, 문근영 주연의 동명 영화를 뮤지컬화 한 ‘댄서의 순정’, 창작뮤지컬 쇼케이스를 통해 발굴된 ‘컨츄리보이 스캣’, 동명 만화를 뮤지컬로 옮긴 ‘위대한 캣츠비’, 이탈리아 영화 ‘길’의 극중 인물 젤소미나를 주인공으로 한 창작물 ‘젤소미나’ 등이 관객을 맞을 채비를 하거나 활발하게 공연 중이다. 개그맨 백재현의 재치와 뚝심으로 40만 관객을 모은 ‘루나틱’과 ‘페이스 오프’도 수정과 보완을 거치며 사랑을 받고 있다.
창작 뮤지컬은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했다. 창작 콘텐츠의 다양성과 실험정신이 우수 콘텐츠로 인정받는 순간, 뮤지컬 공연 시장은 외연을 더욱 확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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