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친숙한 일상과 마주하다

    문화 / 시민일보 / 2007-03-20 20: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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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팝 & 파퓰러-현대 대중문화의 우상들’展

    성태진등 5인작품 내달 19일까지 전시


    서울 충무갤러리에 작품을 걸어 놓은 현대 미술가 5인. 이들은 ‘일상’을 소재로 대중과 ‘소통’을 추구한다. 평범함과 익숙함 속에서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끄집어내면 관객들은 독특함, 친숙함과 마주하게 된다. 매스미디어의 이미지를 소재로 한 성태진, 신창용, 유영운, 전상옥, 조은영씨의 작품전 ‘팝 & 파퓰러-현대 대중문화의 우상들’이다. 이소룡, 엘비스 프레슬리, 슈퍼맨, 배트맨, 원더우먼과 태권V, 패션모델 등 영화배우, 대중스타와 영웅, 다양한 광고이미지들을 차용하고 모방한 전시다. 대중문화를 소재로 한 ‘팝아트’의 특징이기도 하다.

    성태진씨의 ‘나의 일그러진 영웅, 태권V’는 태권V 연작 시리즈 1부다. 목판이나 알루미늄 판을 이용해 화려하게 채색한 회화작품이다.

    더 이상 지구를 지킬 수 없게 된 지구의 영웅 태권V가 사회의 구성원이 되려하지만, 흡수되지 못한 채 소외돼 혼자 떠돌아다니는 일상을 그린다. 탐욕과 사회적 무관심 속에 버려진 현대인의 심리적 죽음을 암시한다.

    성씨는 태권V를 통해 현대사회의 이기적이며 냉소적 인간상을 비판한다.

    성씨는 “어느 날 문득 거울 앞에 비친 내 모습을 보고 태권V를 떠올렸다”며 “영웅에서 아웃사이더로 전락한 태권V를 통해 30,40대 샐러리맨의 비애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우리의 영웅 태권V가 결국에는 고통을 딛고 일어설 것”이라고 귀뜸했다. 2부 ‘새로운 희망’과 3부 ‘태권V의 귀환’을 통해서다.

    신창용씨의 ‘이소룡, 그 부활의 의미’는 어린시절부터 자신의 영웅이던 이소룡을 화폭에 담아 스스로의 삶에서 위안을 찾는다. 화폭에 이소룡과 자신의 모습을 동시에 그려 넣는 재치를 발휘하는 것이다.

    “육체가 이 세상에서 없어지는 날이 오더라도 그림 속에서 우리는 영원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 비롯된다.

    전상옥씨의 ‘오더 메이드 된 패션모델’은 패션지에 등장하는 모델들의 섬세한 재현을 통해 광고이미지가 범람하는 현대사회의 허황된 소비욕망을 드러낸다.

    전씨는 이를 통해 물신주의 시대에 파생된 미적 기준이 과연 올바른 것이냐는 물음을 던진다.

    유영운씨는 슈퍼맨, 배트맨, 원더우먼 등을 통해‘기호화된 매스미디어의 이미지’를 전한다. 영웅 캐릭터들은 머리와 몸통의 비례가 거의 같은 상태로 비수처럼 날렵하게 하늘을 가로지르던 모습은 온 데 간 데없고, 불안정하게 하늘을 날 듯 표현된다.

    스티로폼으로 형태를 만들고 그 위에 잡지와 사진을 자르고 접어 붙여 표정을 짓는 작업을 통해 매스미디어가 끊임없이 반복 생산되면서 이들 이미지가 인간의 감각을 어떻게 길들여 왔는지를 표현한다.
    조은영씨의 ‘한국적인 팝아트’는 악귀를 몰아내고 풍요로운 삶을 기원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민화와 현대 대중문화의 결합이다.

    궁중 한류 모란도’는 궁중 모란도와 한류스타를 결합, 서민적이면서도 유행에 민감한 속성을 갖는 작업이다.

    상서로운 기운과 풍성한 자태로 꽃 중의 왕으로 군림하는 모란처럼 한류스타들도 개인의 개성을 화려하게 펼치길 바라는 조씨의 마음이다.

    ‘일월오봉도-김기덕 감독님, 참! 잘했어요, 상(賞)’은 일월오봉도 위에 ‘김기덕 감독님’, ‘참 잘했어요’라는 글귀를 올려 자신이 좋아하는 김 감독과 한국영화의 번창을 기원한다.

    젊은 작가 5인의 작품전은 4월19일까지 계속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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